'전문경영인 체제' 두고 쪼개진 한미 4자 연합… 다가오는 주총 '전운' 최고조
'간판 신약' 로수젯 원료까지 건드렸다… 전문경영인 vs 대주주 폭로전 격화
"특정 개인이 전권 쥘 수 없어" 송영숙 회장의 경고… 사실상 와해된 '4자 연합'
다가오는 3월 주총, 한미 지배구조 명운 가를 이사회 장악 '최후의 진검승부'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06 06:00   수정 2026.03.06 06:01
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내홍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내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진실 공방이 지배구조 권력 투쟁으로 비화하면서, 그룹 경영권 안정을 명분으로 결성됐던 이른바 '4자 연합'에 심각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대주주의 권한 행사와 전문경영인의 독립성을 둘러싼 시각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가 한미 지배구조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성비위 비호 논란에 '로수젯 중국산 원료 변경' 지시까지… 경영 간섭 공방 격화

사태의 발단은 작년 말 불거진 한미약품 팔탄공장 임원의 성추행 사건 징계 과정에서 시작됐으나, 본질은 대주주의 '선 넘은 경영 간섭' 여부다.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이 징계 전 가해자에게 조사 사실을 누설하고 비호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박 대표는 한미약품의 블록버스터 신약인 '로수젯'의 원료를 미검증된 중국산으로 변경하려 한 대주주의 개입을 폭로하며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을 향해 "로수젯 원료를 중국산으로 바꾸면 정말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느냐"고 공개 질의하며, "이미 의료 현장에서 처방을 지속해도 되는지에 대한 우려와 문의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품질 경영' 철학마저 무리한 원가 절감 압박과 대주주의 간섭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징계 절차에 관여한 바 없으며, 박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청탁하러 온 자리에서 나눈 대화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은 "대주주가 전체 이익을 위해 전문경영인의 잘못을 잡아주는 것은 정당한 역할이자 견제"라고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등판한 송영숙 회장 "임성기 정신 훼손 안 돼… 특정 1인이 전권 쥘 수 없다"

갈등이 격화되자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직접 등판하며 4자 연합 내부의 노선 차이는 수면 위로 완전히 노출됐다.

송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사건 피해자와 피켓 시위를 이어가는 임직원들에게 깊은 사과와 참담한 심정을 전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인 경영 간섭 논란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끄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길"이라며 "창업주 임성기 선대 회장도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지원하는 지배구조를 여러 차례 강조하셨다"고 짚었다.

특히 회장은 "한미는 특정 개인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없는 기업"이라고 박았다. 이는 사실상 박재현 대표의 경영 독립성에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회장의 최근 행보를 ' 넘은 개입'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제동을 것으로 풀이된다. '4 연합'이라는 이름 아래 봉합됐던 대주주 간의 아슬아슬한 동거가 사실상 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분 매입과 합종연횡… 결전의 주총 '폭풍전야'

균열이 가시화된 가운데, 신 회장이 최근 임종윤 사장 측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441만여 주)를 추가 취득한 점은 시장의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신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며 연합은 유지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업계는 이를 송 회장과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사회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독자 세력화 및 '새 판 짜기'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쪼개진 연합과 지배구조 갈등의 최종 심판대는 이달 열릴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다.

박재현 대표를 포함해 이사회 구성원 10 절반인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이사진 재편을 둘러싸고 회장 중심의 대주주 측과 회장· 경영진 간의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창업주의 유훈인 '선진 지배구조' 확립을 앞두고, 한미약품그룹은 거센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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