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혈관·섬유화·세포치료" 신장병 극복 K-바이오 4색 전략
압타바이오, NOX 경로 차단 통해 산화 스트레스·염증 연쇄 반응 제어
큐라클, 혈관 내피 기능 안정화·투과성 조절로 단백뇨 감소 유도
오스코텍, NUAK-YAP 신호 억제 통해 신장 섬유화 전사 프로그램 차단
파미셀, 줄기세포 주변분비 효과 활용해 조직 환경 회복 동시 타깃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04 06:00   수정 2026.02.04 06:13
©Gemini

글로벌 만성신장질환(CKD) 시장이 100조원 규모를 향해 급팽창하고 있다.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은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염증과 섬유화 등을 직접 타깃하는 근본적 치료제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다.

CKD는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장 손상 또는 신기능이 저하된 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노폐물 배설과 체액·전해질 항상성 유지에 문제가 발생한다. CKD 주요 원인 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의 유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CKD 환자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루츠 애널리시스(Roots Analysis)는 글로벌 CKD 치료제 시장 규모를 2024년 약 389억 달러로 추산했다. 2035년에는 약 67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치료제에 더해 투석과 진단, 관련 의료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CKD 시장은 2025년 약 626억4000만 달러 규모로 평가된다. 2035년에는 약 10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도 예측된다.

CKD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오랜 기간 표준 치료로 활용돼 온 약물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등 RAAS 억제제다. 이들 약물은 혈압 조절 효과와 함께 단백뇨 감소, 사구체 내 압력 조절을 통해 신기능 보호 효과를 입증해 왔다. 최근에는 SGLT-2 억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피네레논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신장 보호 효과를 확인하며 치료 옵션을 넓혔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진행 지연에 집중돼 있다. 이미 형성된 사구체 손상이나 만성 염증·섬유화 반응을 임상적으로 확립된 수준에서 되돌리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는 CKD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염증과 섬유화를 직접적으로 타깃하고, 질병 활성도를 바이오마커로 추적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압타바이오, NOX 경로 차단 통해 산화 스트레스·염증 연쇄 반응 제어

CKD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산화 스트레스의 주요 발생원으로 알려진 NOX(NADPH oxidase) 경로를 표적으로, 만성 및 급성 신장 질환을 겨냥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NOX 억제를 통해 신장 손상에 공통으로 관여하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의 연쇄 반응을 상위 단계에서 조절한다는 전략이다.

당뇨병성 신증(DKD)과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CI-AKI) 적응증에서 개발 중인 ‘아이수지낙시브(Isuzinaxib)’는 여러 NOX 동질효소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pan-NOX 저해 기전이다.

아이수지낙시브는 DKD 타깃 유럽 임상 2상에서 초기 효능 신호가 확인됐다. 12주 투약 결과, 신기능이 더 저하된 중증 환자군에서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위약 대비 약 50%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해당 임상은 현재 186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26년 하반기 중간 데이터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CI-AKI)은 관상동맥중재술(PCI) 등에서 조영제 노출 이후 급성 신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재 승인된 약물 치료제가 없는 대표적인 미충족 의료 수요 영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미국신장학회(ASN)에서 발표된 CI-AKI 임상 2상 센티넬 코호트(Sentinel Cohort) 분석에서는 아이수지낙시브 투여 후 조영제 노출 이후 나타나는 산화 스트레스 및 염증 관련 지표를 탐색적으로 평가했다. 아이수지낙시브는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 안전하게 투여 가능했으며, 예상치 못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확장 코호트 임상이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2026년 초에서 상반기 사이 공개될 전망이다. 압타바이오는 만성 신장질환에서는 질병 진행과 연관된 신호를, 급성 신손상 영역에서는 예방 가능성을 각각 검증해 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를 모색한다는 목표다.

큐라클, 혈관 내피 기능 안정화·투과성 조절로 단백뇨 감소 유도

큐라클은 혈관 투과성 조절과 혈관 내피 기능 안정화를 기반으로 DKD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KD 치료제 ‘CU01-1001’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사용해 온 ‘디메틸푸마르산염(DMF)’ 성분을 신장 질환으로 확장한 약물 재창출 파이프라인이다. 큐라클은 이미 품목허가 경험이 있는 성분의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는 점을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CU01-1001은 Nrf2 경로 활성화와 TGF-β 신호 억제를 주요 기전으로 한다. Nrf2는 항산화 방어계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전사 인자로, 신장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 환경에 대응하는 데 관여한다. TGF-β는 신장 섬유화 경로의 핵심으로 알려졌으며, CU01-1001은 해당 신호를 조절함으로써 항염증·항산화 및 항섬유화 효과를 목표로 한다.

지난 1월 큐라클이 공개한 국내 DKD 임상 2b상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CU01-1001은 1차 평가지표인 uACR 변화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확인했다. FAS 분석 기준 24주 시점 uACR 변화는 저용량군 21.45%, 고용량군 22.21% 개선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차 평가지표인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에서는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CU01-1001 투여군에서는 24주 동안 eGFR이 기저치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회사 측은 단백뇨 개선 지표와 함께 신기능 관련 임상적 의미를 후속 연구에서 추가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큐라클은 이번 임상 결과를 토대로 후속 임상 개발과 글로벌 파트너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uACR 개선 결과가 염증·섬유화 축을 겨냥한 기전적 접근을 임상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오스코텍, NUAK-YAP 신호 억제 통해 신장 섬유화 전사 프로그램 차단

오스코텍은 CKD 진행 과정에서 핵심 병리로 작용하는 신장 섬유화를 겨냥한 치료제 ‘OCT-648’을 개발하고 있다. CKD가 악화돼 말기 신부전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섬유화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 전략이다.

OCT-648은 NUAK1(NUAK family kinase 1)을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오스코텍은 NUAK1/2 매개 YAP 활성화가 손상 유발 섬유화를 촉진한다는 기전을 바탕으로, NUAK1 신호를 조절해 YAP 활성화 축을 낮추고 섬유화 관련 전사 프로그램의 발동을 억제하는 것을 신약개발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임상 단계에서 신장 섬유화 동물 모델을 통해 개념검증(PoC)을 확보했다. OCT-648 투여 시 섬유화 관련 지표가 감소했으며, 용량이 증가할수록 항섬유화 효과가 강화되는 경향도 관찰됐다.

오스코텍은 2026년 전임상 개발에 본격 착수한 뒤, 2027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파미셀, 줄기세포 주변분비 효과 활용해 조직 환경 회복 동시 타깃

파미셀은 동종세포 유래 CKD 줄기세포 치료제 ‘셀그램-씨케이디(Cellgram-CKD)’를 기성품(Off-the-shelf)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 

파미셀은 지난 2024년 해당 치료제의 임상 1상을 마쳤다. 해당 임상은 중증 CKD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정맥 내 3회 투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시험약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치료의 핵심 기전은 투여된 세포가 주변 세포에 치료 신호를 전달하는 이른바 주변분비(Paracrine Effect) 효과다. 셀그램-씨케이디는 투여 후 신장 조직으로 이동하거나 혈류 내에서 다양한 사이토카인과 성장인자를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물질은 신장 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신세뇨관 세포를 보호하며, 손상된 신장의 미세혈관 네트워크 재건과 혈류 개선에 기여한다. 이를 통해 eGFR의 급격한 저하를 억제하고 신장 조직의 산소 공급을 돕는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유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됐다. 파미셀에 따르면, 셀그램-씨케이디 투여 이후 eGFR 감소 속도가 둔화하면서 신기능 저하가 지연되는 양상이 확인됐다. 신생혈관 형성과 신장 섬유증 감소 등 구조적 회복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안에 따라, 파미셀은 임상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추가로 확인한 뒤 치료 현장에 보다 신속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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