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은 이제 단순히 신장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까지 동반하는 전신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성인 10명 중 1명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며 국제질병부담연구(2021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6억7천만명이 이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WHO는 2025년 세계보건총회에서 신장질환을 비감염성 질환의 우선 과제로 지정하며‘신장 건강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이는 만성콩팥병이 이제 전 세계적 공중보건 우선 과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 수는 2020년 약 26만명에서 2024년 35만명 가까이로 30% 이상 급증하였다. 같은 기간 혈액투석 환자도 7만5천명에서 9만명 가까이로 늘어났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증가 속도중 하나이다. 특히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신부전 환자는 인구 백만명당 10명꼴로 늘어 세계 1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말기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62%로 주요 암 환자의 5년 생존율(72.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편 만성콩팥병은 무증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인지율조차 10%에 불과하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신기능이 크게 손상된 경우가 많아 투석이나 이식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1차 진료 현장에서 만성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에 직결된다.
최근 SGLT2 억제제 등의 신규 약제 임상 연구들이 신기능 저하 속도를 실제로 정상 노화 과정에 근접한 수준으로 완화되는 결과가 보고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그림 1). 이는 만성콩팥병 진행 억제를 넘어 발생 예방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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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 속에서 2024년 개정된 KDIGO(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지침은 ▲정확한 사구체여과율 평가를 위한 시스타틴 C 적극 활용 ▲검증된 위험 예측 도구(validated risk tools)를 통한 개별화된 예후 예측 ▲신약(SGLT2 억제제,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근거 반영 등을 제시하며 만성콩팥병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KDIGO 2024 지침을 중심으로 만성콩팥병의 진단과 치료에 관한 최신 지견을 정리하고 1차 진료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만성콩팥병의 평가
1) 만성콩팥병의 정의
만성콩팥병은 원인과 관계없이 신장 손상 또는 신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이다. 신기능 저하는 사구체여과율이 60 mL/min/1.73㎡ 미만으로 감소한 상태이다. 또한 신장 손상은 사구체여과율에 관계없이 소변검사의 이상(단백뇨, 알부민뇨, 지속적인 혈뇨, 적혈구, 백혈구 원주 등의 소변 침전물), 영상학적 이상, 신장 조직검사에서의 구조적 변화(사구체, 세뇨관-간질, 혈관의 병리 소견), 신장 이식 상태 등과 같은 기능적, 구조적 이상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2) 만성콩팥병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만성콩팥병은 무증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검사는 혈액검사를 통한 사구체여과율 평가와 소변검사를 통한 알부민뇨 측정이 기본이다. 이때 단순히 혈청 표지자의 농도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계산된 사구체여과율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조기 선별이 필요한 고위험군으로는 고혈압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과거 급성 신손상 병력, 구조적 신장 질환, 재발성 요로결석, 신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예: NSAIDs, 항암제 등) 복용력, 그리고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이나 Alport 증후군과 같은 가족성, 유전성 질환 환자가 포함된다. 또한 중금속이나 농약과 같은 환경적 노출, HIV 감염이나 전신홍반루푸스(SLE)와 같은 전신질환, 임신성 고혈압 질환(예: 전자간증)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결과에서 알부민뇨, 혈뇨, 혹은 낮은 사구체여과율이 발견된 경우에는 재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는 운동, 감염, 생리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위양성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 검사로 이상 소견이 지속될 때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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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체계적인 조기 검진은 무증상 단계에서 만성콩팥병을 발견할 수 있게 하며 심혈관질환과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늦추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3) 만성콩팥병에서 만성(chronicity)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만성콩팥병에서 만성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장 손상 또는 신기능 저하”로 규정된다.
만성을 입증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과거 사구체여과율 추정치나 직접 측정치의 추이 확인
- 이전 뇨검사 소견, 특히 현미경적 혈뇨, 단백뇨·알부민뇨 수치 분석
- 영상검사에서 확인되는 섬유화, 위축, 신장 크기 감소, 피질 두께 감소 등 구조적 이상
- 환자의 의무기록과 병력, 특히 신질환 관련 기저질환의 존재 여부
- 필요할 경우 3개월 이상 경과 후 재검을 통한 추적 확인
이처럼 단일 시점에서 측정된 추정 사구체여과율 감소나 알부민뇨 상승만으로는 만성콩팥병을 확정할 수 없다.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급성 신손상 때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위험군(예: 당뇨병, 고혈압, 가족력 등)에서는 만성콩팥병 가능성이 높으므로 만성 여부가 완전히 입증되기 전이라도 치료와 관리 전략을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권고된다.
4) 만성콩팥병의 원인 평가
만성콩팥병의 치료와 예후 관리는 단순히 신기능 저하를 측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의 최대 25%에서 원인이 “불명(unknown etiology)”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는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제약이 된다.
우선적으로는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가 기본이 된다. 환자의 고혈압, 당뇨병, 약물 사용(특히 신독성 약물), 전신질환(자가면역질환, 감염, 종양 등)과 같은 위험 인자를 확인하여야 한다. 또한 가족력과 사회·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 독성 노출 가능성까지 평가해야 한다.
기본 평가는 뇨검사(뇨침사, 단백뇨, 알부민뇨 측정), 혈액검사(혈청 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 전해질, 면역, 혈청학적 검사), 영상검사(신장 초음파 등)를 포함한다. 이러한 기초검사만으로 진단이나 예후 판정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생검 시행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신장내과 의뢰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증후군 수준의 단백뇨, 원인 불명의 급성 신기능 저하, 혈뇨·단백뇨의 비정형적 양상 등이 관찰되면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하여 신생검을 검토하여야 한다.
5) 사구체여과율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사구체여과율은 만성콩팥병의 정의와 분류, 예후 예측, 치료 방침 결정에 필수적인 지표이다. 임상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을 기반으로 한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cr)을 주로 활용하며 최근 권고되는 표준은 CKD-EPI 2021 공식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대부분 자동 계산되어 보고되지만 필요시 대한신장학회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계산기(https://ksn.or.kr/eGFRcalc)를 활용하여 간편하게 산출할 수 있다.
다만 크레아티닌은 근육량, 연령, 영양 상태 등에 영향을 받아 실제 신기능을 과대 혹은 과소평가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시스타틴 C 기반 공식이나 크레아티닌과 시스타틴 C를 결합한 병합 추정 공식(eGFRcr-cys)을 사용한다. 크레아티닌–시스타틴 C 병합 추정 공식은 임상적 예후와 위험도 예측에서 더 우수한 예측력을 보여 특히 고위험군 환자나 신기능 판정이 모호한 경우에 유용하다.
이처럼 일차적으로는 CKD-EPI 2021 크레아티닌 기반 공식을 활용하되 근육량이 적거나 영양 상태가 불량한 환자, 혹은 정확한 위험 평가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크레아티닌–시스타틴 C 병합 추정 공식을 적용하는 것을 권고한다.
실제 정리된 공식을 표로 제시하였다<표 1>.
<표1> 만성콩팥병 진료에 활용되는 추정 사구체여과율 추정 공식
공식 | 수식 | 주요 특징 및 설명 |
2021 CKD-EPI creatinine (eGFRcr) | 142 × min(Scr/κ, 1)^α × max(Scr/κ, 1)^–1.200 × 0.9938^Age × (여성: 1.012) | 인종 보정 항목 삭제, 크레아티닌 기반 표준 공식. 임상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 |
2012 CKD-EPI cystatin C (eGFRcys) | 133 × min(Scys/0.8, 1)^–0.499 × max(Scys/0.8, 1)^–1.328 × 0.996^Age × (여성: 0.932) | 근육량·영양 상태 영향을 덜 받음. 고위험군에서 정확도 향상. |
2021 CKD-EPI creatinine–cystatin C (eGFRcr-cys) | 135 × min(Scr/κ, 1)^α × max(Scr/κ, 1)^–0.544 × min(Scys/0.8, 1)^–0.323 × max(Scys/0.8, 1)^–0.778 × 0.9961^Age × (여성: 0.963) | 임상적 예후 및 위험도 예측에서 가장 우수. KDIGO 2024가 고위험군, 크레아티닌 부정확한 경우에 권고. |
6) 알부민뇨 평가
알부민뇨는 만성콩팥병의 조기 발견과 예후 예측,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에 있어 중요한 표지자이다. 단순한 사구체여과율 저하보다 더 민감하게 신장 손상과 진행 위험을 반영한다. KDIGO 2012 지침에서 이미 단백뇨보다 알부민뇨 중심 평가를 권고하였으며 2024 개정판에서 그 원칙을 더욱 강조하였다.
초기 평가는 뇨 알부민/크레아티닌 비(uACR, urine albumin-to-creatinine ratio) 측정이 가장 권장된다. 무작위 소변에서 uACR ≥30 mg/g으로 확인되면, 일중 변동과 생리적 요인을 줄이기 위해 첫 아침 중간뇨로 재확인이 권장된다.
뇨 알부민/크레아티닌 비 측정에는 여러 변이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격렬한 운동, 월경, 혈뇨, 요로감염 등은 일시적으로 수치를 상승시킬 수 있으며, 고단백 식사, 체중, 성별, 크레아티닌 배설량 차이에 따라 과대 또는 과소 평가가 일어날 수 있다.
대한의학회 2021년 만성콩팥병 임상진료지침에서는 뇨 알부민/크레아티닌 비(uACR), 뇨 단백/크레아티닌 비(uPCR), 뇨 시험지봉 검사(dipstick test) 중 하나로 단백뇨 평가를 권고한다. 다만, 뇨 시험지봉 검사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아 조기 선별용으로만 사용 가능하며, 양성일 경우 정량 검사(uACR 또는 uPCR) 로 확인해야 한다.
2. 만성콩팥병 환자의 위험 평가 및 예측
1)만성콩팥병의 단계 분류
만성콩팥병은 CGA 체계(Cause: 원인, GFR: 사구체여과율, Albuminuria: 알부민뇨)에 따라 분류하며 이 세 가지 요소를 종합해 질환의 단계와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 중 사구체여과율 단계(G1–G5)와 알부민뇨 단계(A1–A3)를 결합한 위험도 지도(heat map)는 환자의 사망, 신부전, 급성 신손상,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위험도 지도는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하고 알부민뇨가 증가할수록 위험 수준이 녹색(낮음) → 노란색(중등도) → 주황색(높음) → 빨간색(매우 높음)으로 상승한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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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단계, 특히 G3a A1 (경도 GFR 저하 + 정상 알부민뇨) 환자군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서는 “실제로 위험한 집단인가?”라는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 2,700만 명 이상을 포함한 대규모 코호트 자료와 크레아티닌–시스타틴 C 병합 추정 공식(eGFRcr-cys)을 적용한 분석에서 G3a A1 환자군 역시 신부전, 심혈관 사건,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기존의 단계 구분이 임상적으로도 타당하다는 근거를 강화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분류 체계는 단순히 진단과 위험도 평가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사망 위험 및 콩팥질환 진행 예측에 따른 맞춤형 관리 계획 수립에 도움을 준다. 또한 1차 진료 현장에서 의사가 만성콩팥병을 평가하고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해야 할 시점, 보다 정밀한 검사나 치료적 중재가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는 기준을 제시한다. 나아가 장기적인 자연 경과와 예후 판단에도 유용한 도구가 되어, 환자 관리 전반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2)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진행 위험 평가와 모니터링
만성콩팥병 관리의 중요한 과제는 질환의 진행 속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식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구체여과율과 알부민뇨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된다.
예를 들어,
- 사구체여과율이 20% 이상 감소한 경우
- 혈역학적 영향을 미치는 약제(예: RAS 억제제, SGLT2 억제제) 투여 후 사구체여과율이 30% 이상 감소한 경우
- 뇨 알부민/크레아티닌 비가 두 배 이상 증가하거나 50% 이상 감소한 경우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생리적 변동을 넘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신호일 수 있어, 후속 평가와 조치가 필요하다. KDIGO 2024 지침은 만성콩팥병 사구체여과율과 알부민뇨 정도에 따라 추적 관찰 주기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표 2>에 정리하였다.
<표 2> 만성콩팥병 사구체여과율 및 알부민뇨에 따른 추적관찰 권장 주기
A1 (<30 mg/g) | A2 (30–299 mg/g) | A3 (≥300 mg/g) | |
G1 (≥90) | 매년 | 매년 | 4개월 |
G2 (60–89) | 매년 | 매년 | 4개월 |
G3a (45–59) | 매년 | 6개월 | 4개월 |
G3b (30–44) | 6개월 | 4개월 | 4개월 |
G4 (15–29) | 4개월 | 4개월 | 1–3개월 |
G5 (<15) | 1–3개월 | 1–3개월 | 1–3개월 |
3) 예측 모델의 활용
2012년 KDIGO 지침은 주로 CGA 체계(원인, 사구체여과율, 알부민뇨)를 중심으로 환자의 위험을 구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적 분류만으로는 환자의 개별적 예후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었으며 이에 따라 KDIGO 2024 지침은 검증된 위험 예측 도구(validated risk tools)와 심혈관 위험 예측 모델의 적극적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만성콩팥병 G3–G5 단계 환자에서 향후 신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치화하는데 Kidney Failure Risk Equation(KFRE)가 유용하다. KFRE는 나이, 성별,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알부민뇨(uACR)를 변수로 하여 2년 및 5년 내 투석 또는 이식 가능성을 예측하는 도구로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도 검증되어 보고된 바 있어 적용할 수 있겠다.
실제 진료에서는 온라인 계산기(https://www.kidneyfailurerisk.com/)를 활용하여 지역 선택에서 “Non-North America를 지정하고 4가지 변수를 입력하면 간편하게 KFRE 값을 산출한다.
KDIGO 2024는 KFRE를 활용한 임상 적용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5년 내 신부전 위험 3–5% 이상: 신장내과 진료 의뢰 고려
-2년 내 신부전 위험 10% 이상: 약사·영양사·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진료 개시
-2년 내 신부전 위험 40% 이상: 투석 준비 및 이식 상담 시작
3. 만성콩팥병 진행 억제를 위한 약물 치료 전략
만성콩팥병의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다양한 약물 요법이 병행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최근 20여 년간 축적된 무작위 대조시험(RCT)과 메타분석 근거를 바탕으로, 신장보호 및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입증된 네 가지 주요 계열의 약제가 만성콩팥병 치료의 축을 형성한다.
1)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ACEi)와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는 만성콩팥병 치료에서 가장 오래되고 확고한 근거를 가진 표준 약제이다. KDIGO 2024 지침은 당뇨병이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심한 알부민뇨(G1–G4, A3; ≥300 mg/g)가 동반된 경우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중간 수준의 근거를 제시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단백뇨 감소뿐 아니라 신기능 보존 및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등도 알부민뇨(A2: 30–300 mg/g)가 있는 비당뇨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근거가 제한적이므로 권고 강도는 낮다. 반면,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A2–A3 알부민뇨(≥30 mg/g)가 있을 경우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 사용은 강하게 권고되며 이는 IDNT 및 RENAAL 연구에서 당뇨병성 신증 환자에게서의 신보호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ACEi),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직접 레닌 억제제(DRI)를 서로 병용하는 치료는 피할 것을 권고한다. 단백뇨 감소 효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신장, 심혈관 보호 이득은 없고 오히려 고칼륨혈증 및 급성 신손상 위험만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에서는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가능한 한 최대 내약 용량까지 증량하여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치료 초기 2주 이내 혈압, 혈청 크레아티닌, 칼륨을 확인해야 한다. 혈청 크레아티닌이 30% 이상 상승할 경우 급성 신손상 원인, 동반 약물, 체액 상태를 재평가한 뒤 필요 시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한다. 다만, 이 30%라는 기준은 절대적 근거라기보다는 관행적으로 사용되어 온 임계치로, 환자군에 따라 개별화가 필수적이다는 지적도 있다. 고칼륨혈증 발생 시에도 약제를 즉각 중단하기보다는, 이뇨제, 중탄산염, 칼륨 결합제 투여와 같은 교정 전략을 우선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대로 사구체여과율이 30 mL/min/1.73㎡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자동으로 중단할 필요는 없다. STOP-ACEi trial(NEJM 2022)에서는 중단이 신기능 보존에 유의한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결과가 제시되었고 지속 사용 시 심혈관 보호 효과가 보고되었다. 이에 따라,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한 말기 단계에서도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저혈압이나 교정되지 않는 고칼륨혈증, 혹은 말기신부전에서 요독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감량이나 중단을 고려한다.
2) SGLT2 억제제
SGLT2 억제제는 만성콩팥병 치료에서 새로운 치료 표준으로 자리잡은 약제로 신기능 악화 지연 뿐만 아니라 심혈관 사망과 심부전 발생을 유의하게 줄이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당초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혈관 안전성 연구(EMPA-REG, CANVAS, DECLARE, VERTIS CV, SCORED)에서 신장 보호 효과가 시사되었고 이후 당뇨병성 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CREDENCE 연구, 단백뇨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DAPA-CKD 연구, 그리고 단백뇨 유무와 관계없이 만성콩팥병 환자를 포함한 EMPA-KIDNEY 연구로 확장되면서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신장 및 심혈관 보호 효과가 확립되었다.
Staplin 등이 발표한 13개 무작위 대조시험, 90,413명을 대상으로 한 SMART-C 메타분석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는 위약 대비 신장질환 진행 위험을 37% 감소시키고 급성 신손상 위험을 23% 낮추었으며 당뇨병 유무와 무관하게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 위험을 23% 줄였다.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KDIGO 2024 지침은 당뇨병이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까지 적응증을 확대하였다.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며 사구체여과율이 20 mL/min/1.73㎡ 이상인 환자, 또는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사구체여과율이 ≥ 20 mL/min/1.73㎡이면서 알부민뇨(uACR ≥ 200 mg/g) 또는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를 임상적으로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표 3> SGLT2 억제제의 적응증과 실무적 포인트 (KDIGO 2024)
적응증 | 실무적 포인트 |
• 제2형 당뇨병 + 만성콩팥병 (eGFR ≥20) | • 초기 eGFR 감소는 가역적일 수 있음 • eGFR <20 이어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면 지속 가능 • 탈수/수술 시 일시 중단 후 재개 |
• 비당뇨 만성콩팥병 (eGFR ≥20 + uACR ≥200mg/g) 또는 심부전 동반 | |
• 비당뇨 만성콩팥병 (eGFR 20–45 + uACR <200mg/g) ‡ |
‡: 근거 수준이 낮아 ‘제안(suggestion)’을 의미한다
한편, 사구체여과율이 20–45 mL/min/1.73㎡ 범위에서는 알부민뇨가 없거나 200 mg/g 미만인 경미한 경우에도 비당뇨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는 EMPA-KIDNEY 연구에서 단백뇨가 없는 환자도 포함되었고 이들에게서 사구체여과율 기울기 개선이 관찰된 데 근거한다.
우리나라에서 SGLT2 억제제는 보험 적용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초기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 실패 시 병용요법에 한정되었으나 이후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으로 적응증이 확대되었고 최근에는 알부민뇨를 동반한 만성콩팥병(eGFR 25–75 mL/min/1.73㎡, uACR ≥200 mg/g 이상)에서도 급여가 인정되었다(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102호). 단,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최대 내약 용량으로 안정적으로 투여 중이어야 하며 다른 표준 치료와 병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요로, 생식기 감염, 체액 결핍, 드물게는 정상혈당 케톤산증과 같은 이상반응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환자에게 체액 손실 상황(장시간 금식, 구토, 설사, 수술 전후 등)에서는 약제를 일시 중단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점은 급성기 회복 후 이러한 약제들을 적절한 시점에 재개하도록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환자 및 의료진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다. 실제로 투약 중단 후 재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흔히 보고되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환자 교육 시‘언제 중단할지’뿐만 아니라‘언제 다시 시작할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SGLT2 억제제는 투여 초기에는 시작 후 일시적인 사구체여과율 감소가 흔히 관찰되나 이는 가역적이며 치료 중단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또한 투여 도중 사구체여과율이 20 mL/min/1.73㎡ 미만으로 떨어지더라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고 신대체요법이 시작되지 않는 한 지속하는 것이 권장된다.
3)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nsMRA)
KDIGO 2024 지침은 사구체여과율이 ≥ 25 mL/min/1.73㎡이고, 혈중 칼륨이 정상이며 지속적인 알부민뇨(>30 mg/g)가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이미 최대 허용 용량의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MRA 투여를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실무 지침에서 신장 또는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우선 선택하라고 권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러한 효과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된 비스테로이드성 MRA는 finerenone 뿐이다.
투여 시에는 혈청 칼륨이 정상 범위여야 하며 치료 중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중 칼륨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치료 중 칼륨이 5.5mEq/L 이상 상승하면 일시 중단하고 교정 후 재투여를 고려한다.
한편 전통적 스테로이드성 MRA(spironolactone, eplerenone)는 심부전이나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는 여전히 유용할 수 있으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24년 2월부터 보험 적용되었으며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를 최대 허용 용량으로 4주 이상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부민뇨(uACR > 300 mg/g 또는 요 시험지봉 검사에서 1+이상)가 지속되며 사구체여과율이 25–75 mL/min/1.73㎡ 범위에 해당하는 제2형 당뇨 환자에서 추가 치료제로 사용한다. 다만, 투여 도중 사구체여과율이 15 mL/min/1.73㎡ 미만으로 감소하면 중단해야 한다.
4)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원래 혈당 조절 목적으로 사용되던 약제이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심혈관 보호와 신장 보호 효과까지 확인되면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DIGO 2024 지침에서는 제2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에서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를 사용했음에도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거나 해당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장시간 작용형 GLP-1 RA 사용을 권고한다. 특히 심혈관 이득이 입증된 약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강조된다.
최근 발표된 FLOW 연구(NEJM 2024)는 semaglutide가 제2형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을 동시에 가진 환자에서 신기능 악화 속도를 늦추고 신장 관련 사건과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 효과를 입증하였다. 이로써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단순한 혈당 강하제를 넘어 신장 보호제로도 의미가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국내에서는 현재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적으로 보험 적용되고 있으며 Metformin과 Sulfonylurea 병용에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 중 BMI 25 이상 이거나 인슐린 요법이 어려운 경우에 인정된다. 만성콩팥병 자체를 적응증으로 한 보험 적용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나 FLOW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향후 신장 보호 목적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만성콩팥병 진행 지연을 위한 비약물 관리 전략
1)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생활습관과 식이 관리 전략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뿐 아니라 포괄적인 생활습관 및 식이 관리도 중요하다. KDIGO 2024 지침에서도 생활습관 개선을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관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단순한 생활습관 교정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중재가 만성콩팥병 환자의 장기 예후 개선에 유의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가. 신체 활동과 체중 관리
만성콩팥병 환자는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도 강도의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혈압 조절, 심혈관 건강, 체중 관리에 모두 도움이 되며 연령, 동반 질환, 낙상 위험 등 개별 상황에 맞추어 운동 강도와 종류를 조절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만 환자에게는 체중 감량이 적극적으로 권장되며 모든 연령에서 과도한 좌식생활 및 스크린 타임을 줄이는 것도 권장된다.
나. 금연 및 기타 생활습관
흡연은 신기능 저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모든 환자에서 금연이 권장된다. 또한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 전반이 예후 개선에 기여한다.
다. 식이 요법
① 단백질 섭취
성인 만성콩팥병 G3–G5 환자에서 단백질 섭취는 0.8 g/kg/day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일반 성인의 권장량과 동일하다.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1.3 g/kg/day를 넘지 않도록 하고 일부에서는 케토산 보충제를 병행한 초저단백식이(0.3–0.4 g/kg/day)도 고려한다. 그러나 노쇠하거나 근감소증이 동반된 고령 환자에서는 오히려 단백질과 열량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② 식단 구성
초가공식품을 피하고, 동물성 단백질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하는 식단이 권장된다. 나트륨, 인, 칼륨 등 전해질 섭취는 환자의 임상 상태와 동반질환을 고려하여 개별화된 지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신장 전문 영양사의 참여가 강조된다.
③ 염분 제한
성인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나트륨 섭취를 하루 2 g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권장된다. 최근 SSaSS 연구(NEJM 2022)는 나트륨을 칼륨으로 치환하는 전략이 뇌졸중과 주요 심혈관사건, 사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주었으며 따라서 가급적 가공식품을 줄이고 저염식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혈압 조절 목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혈압 관리의 목표는 신기능 보호와 심혈관질환 예방이다. 성인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고혈압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 측정 방법을 전제로 수축기 혈압(systolic blood pressure, SBP)을 120 mmHg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심혈관 위험 감소에 대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권고이나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환자의 내약성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허약(frailty), 낙상 위험이 높거나, 기대여명이 제한적이거나, 증상이 동반된 기립성 저혈압 환자에서는 보다 덜 엄격한 혈압 목표가 적절하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위험 요인을 고려한 개별화된 접근을 해야 한다.
5.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 의뢰
만성콩팥병은 적절한 시점에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를 좌우한다. 국내외 지침(KDIGO 2024, 대한신장학회 권고안 등)은 말기 신부전 직전에 의뢰하기보다 보다 이른 단계에서 전문적 평가와 치료 개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뢰가 권장되는 주요 상황은 다음과 같다.
1) 원인 감별이 필요한 경우
신기능 저하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가족성·유전성 신장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반복성 신석증 등이 있을 때는 신장내과 전문의의 평가가 요구된다.
2) 신기능 저하 또는 빠른 진행
사구체여과율(eGFR)이 <30 mL/min/1.73㎡(CKD G4 이상)으로 저하된 경우, 또는 연간 5 mL/min 이상, 혹은 20% 이상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에는 전문의 진료가 권장된다. 특히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RASi), SGLT2 억제제와 같이 혈역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약제 사용 후 사구체여과율이 30%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우에도 신장내과 전문의의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
KDIGO 2024는 이와 함께 KFRE(Kidney Failure Risk Equation)로 5년 내 신부전 위험이 3~5% 이상인 경우도 조기 의뢰를 고려할 것을 제시한다.
3) 알부민뇨 및 현미경적 혈뇨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300 mg/g 이상(A3), 혹은 uPCR ≥500 mg/g에 해당하는 지속적 단백뇨와 현미경적 혈뇨가 동반된 경우는 의뢰를 고려한다. 또한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700 mg/g 이상 혹은PCR ≥1000 mg/g에 해당하는 지속적 단백뇨의 경우에도 의뢰해야 한다. 알부민뇨가 2배 이상 증가하거나 지속적인 현미경적 혈뇨와 함께 적혈구 원주가 관찰되는 경우, 원인 감별과 관리 목적에서 신장내과 진료가 권장된다.
4) 기타 합병증 조절 실패
저항성 고혈압(3제 이상 항고혈압제를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 반복적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 빈혈, 골·미네랄 대사 이상, 영양실조 등 만성콩팥병 합병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도 신장내과 의뢰가 필요하다.
5) 투석 및 이식 준비
사구체여과율이 <15 mL/min/1.73㎡이거나 증상성 요독증이 있는 경우에는 투석 준비가 필수적이다. 또한, 조기 이식 상담은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미리 전문의 진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권고를 종합한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 의뢰 기준은 <표 4>에 정리하였다.
<표 4>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신장내과 전문의 진료 의뢰가 권장되는 상황
(KDIGO 2024, 대한신장학회 권고안 종합)
구분 | 권고 의뢰 상황 |
1. 원인 감별 필요 | - 신기능 저하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 |
2. 신기능 저하 또는 빠른 진행 | - 사구체여과율 <30 mL/min/1.73㎡ (CKD G4 이상) |
3. 알부민뇨 및 현미경적 혈뇨 | - 지속적 uACR ≥300 mg/g 또는 uPCR ≥500 mg/g + 현미경적 혈뇨 |
4. 만성콩팥병 합병증 조절 실패 | - 저항성 고혈압 (항고혈압제 ≥3제 사용에도 조절 불가) |
5. 투석 및 이식 준비 | - 사구체여과율 <15 mL/min/1.73㎡ 또는 증상성 요독증 |
적절한 조기 의뢰를 통해 합병증 관리, 투석 접근로 준비, 이식 상담, 영양 및 사회적 지원 등 다학제적 접근 등이 가능해지며 환자의 심혈관 사건, 입원,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1차 진료 현장에서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임상적 위험 신호를 조기에 인식하고, 필요한 경우 신장내과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만성콩팥병은 더 이상 국소적인 신장 질환이 아니라 전신 질환으로서의 성격이 분명해지고 있으며 그 부담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일련의 임상 연구들은 신기능 저하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수준을 넘어 질환 발생 자체를 예방한다는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새로운 약제군은 심혈관질환과 신부전 위험을 동시에 줄이는 의미 있는 개선을 보여 주었다. 이는 단순히 투석을 지연시키는 수준을 넘어 환자의 장기 생존과 삶의 질 향상까지 목표로 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열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원고에서는 이러한 최신 연구 동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특히 위험 예측 도구의 활용, 조기 발견과 고위험군 선별, 약제 사용의 적절한 시점과 관리 전략 등은 일차 진료에서부터 신장내과 전문 진료에 이르기까지 환자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
결국 만성콩팥병 관리의 핵심은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그리고 다학제적 협력을 통해 환자의 예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다
<필자 프로필>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면역학 연수
현)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대한신장학회 평의원
대한이식학회 정회원
미국신장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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