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R&D⑧]산업통상부, 제약바이오 ‘제조 강국’으로 반도체 신화 정조준
연구 이후 단계 겨냥…제조·공정·실증 중심 성과 창출 목표
KEIT R&D 예산 4조1245억원, 제조기반·소재 부품 장비 집중
KIAT 예산 확대, 바이오 제조·CMC·현장 적용 강화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1-22 06:00   수정 2026.01.22 06:38

제약바이오 산업은 최근 정부의 일방적인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 여파로 현장 전반에 위축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수익 구조가 흔들리면서 연구개발(R&D)과 투자 여력까지 동반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이 직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정부는 R&D 예산을 확대하며 생명공학 기술과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기술 기반 기업과 연구 조직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와의 합리적인 약가 협의와 함께, 변화된 정책 환경을 냉정하게 해석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접근이다. 확대되는 연구개발 재원과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정교하게 연결한다면, 이번 위기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약업신문은 보건의료·제약바이오 산업이 선택지와 전략을 점검할 수 있도록 ‘2026 정부 R&D 사업 부처합동 설명회’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2026년 정부 R&D 사업 부처합동 설명회’ 현장.©약업신문=김홍식 기자

2026년 산업통상부 R&D 정책은 연구 성과 그 이후 단계를 겨냥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제조·공정·실증을 통해 산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예산 배분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역시 신약 후보물질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산업 적용 역량을 중심으로 지원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2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정부 R&D 사업 부처합동 설명회’를 통해 올해 R&D 예산 운용 기조와 주요 사업 구상을 공개했다. 산업부는 △AX(산업 인공지능 확산) △지역 중심 성장 △첨단주력산업 초격차 확보 △GX(탄소중립 공정 전환)  △공급망 안정  △인재 양성 및 글로벌 이노베이션 강화까지 6대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산업부는 연구 성과의 산업 파급효과와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예산 배분의 주요 기준으로 명확히 했다. 과제 기획부터 선정, 집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 성과 검증을 강화하는 성과 지향 R&D 지원체계를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는 제약바이오 분야에도 반영됐다. 산업부는 R&D 지원의 초점을 기초 연구나 후보 탐색에만 두기보다, 제조 인프라와 공급망 안정, 산업 실증으로 이어지는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산업통상부 산업기술정책과 조주원 사무관은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 R&D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바이오 제조 인프라와 공정 고도화, 실증까지 이어지는 산업적 성과 창출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서 "CMC 역량과 제조 공정 경쟁력을 산업 차원에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연구 성과가 실제 생산과 시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책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약바이오는 공급망 안정과 제조 경쟁력 확보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의약품 생산 기반을 갖추는 것은 국가 산업 전략 차원에서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이 산업부 R&D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단독 기술 경쟁력에 더해, 컨소시엄 구성과 제조·공정·데이터 혁신을 통한 산업적 문제 해결 역량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6년 산업통상부 R&D 예산 및 분야별 주요 사업 현황.©산업통상부 

KEIT 예산 증액, 제조기반 기술개발 및 소재·부품·장비 집중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올해 R&D 예산은 총 4조1245억원이다. 전년 대비 7814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약 23% 수준이다. 다만 증액분 상당 부분은 제조기반 기술개발(+2577억원), 스마트전자(+2029억원), 소재·부품·장비(+1515억원) 분야에 집중됐다.

반면 바이오헬스 분야 예산은 2791억원으로 절대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전체 예산 내 비중은 2025년 7.7%에서 2026년 6.8%로 소폭 하락했다. 예산 축소라기보다는 산업부 R&D 전체 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바이오 분야의 상대적 비중이 조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바이오산업기술개발이 139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국가신약개발사업 492억원, 범부처 첨단의료기기사업 200억원, 세포·유전자치료제 제조공정 고도화 관련 예산 64억원 수준이다. 

신약 후보물질 자체보다는 제조, 공정, 의료기기, 플랫폼 성격의 사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부 관점의 바이오 R&D 지향점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사업총괄실 신우영 실장은 "KEIT R&D 예산 증액은 제조 기반 기술과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통해 산업 전반의 체질을 바꾸려는 방향성에 맞춰 설계됐다”면서 “제약바이오 역시 연구 성과가 제조와 공급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IAT, 연구보다 현장 적용에 예산 배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올해 R&D 예산은 2조3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31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3% 수준이다. 예산 증액분은 소부장 산업육성, 산업기술혁신 기반 조성, 지역산업 육성, 산업 인재양성 등 정책 집행 성격이 강한 사업에 집중됐다.

제약바이오 분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대표 사업으로는 ‘혁신신약 연구개발 가속화 플랫폼 구축' 사업이 꼽힌다. 해당 사업의 예산은 7억원 규모다. 신약 후보 발굴보다는 비임상·임상 단계에서 요구되는 CMC 전 주기 역량을 산업 차원에서 강화하겠다는 정책적 메시지로 읽힌다.

이 외에도 Manufacturing-X 플랫폼 구축 및 실증에 약 52.5억원, 산업현장 문제해결형 AI 에이전트 기술개발에 약 60억원이 배정되는 등 대형 사업들이 추진된다. 해당 사업들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제조, 데이터, 공정 혁신을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 관점에서 제시해야 접근 가능한 구조다. 단독 기업 중심 과제보다는 컨소시엄 구성, 수요기업 연계, 지역 거점 참여가 중요한 요건으로 작동하고 있다.

산업기술진흥원 연구성과혁신실 한승석 실장은 "산업기술진흥원 사업은 현장 문제 해결형으로 제약바이오를 포함한 제조 산업 전반에서 실제 현장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제약바이오 기업도 공정, 품질,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 충분히 참여 가능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역 혁신 클러스터 육성 사업을 통해 바이오헬스, 미래차, 에너지 등 지역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실증과 시제품 제작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바이오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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