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 "GLP-1 비만치료제, 전쟁 승부처는 불순물(impurity)과 품질(quality)"
FDA·식약처 불순물 양보다 발생 원인·인체 영향 과학적 설명 요구 강화
위고비· 마운자로 제네릭, 공정 차이에 따른 불순물 관리 역량 핵심 부상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1-22 06:00   수정 2026.01.22 06:04
USP와 대정화금이 20일 서울 송파구 SKY31 컨벤션에서 ‘USP Workshop: GLP-1 & Peptide Therapies - Korea’ 세미나를 개최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GLP-1 계열 치료제를 둘러싼 경쟁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투여 간격 단축, 체중 감량 효과, 경구 제형 여부 등 임상적 차별성이 시장 표면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규제 당국과 제조 현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또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불순물(impurity)’과 ‘품질관리(quality control)’ 역량이다.

USP(United States Pharmacopeia, 미국약전위원회)와 대정화금이 20일 서울 송파구 SKY31 컨벤션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USP Workshop: GLP-1 & Peptide Therapies - Korea’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확인됐다.

USP 과학협력 수석 매니저(Senior Scientific Affairs Manager) 김민경 박사는 “GLP-1 제네릭과 후발 개발사의 가장 큰 허들은 더 강한 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순물을 규제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GLP-1 시장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수록, 규제 당국의 관심 역시 효능 경쟁을 넘어 품질과 불순물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의약품을 말한다.

USP는 의약품과 원료의약품(API),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해 식품·식이보충제 성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품질 기준을 제시하는 비영리 약전 기관이다. 공신력 있는 레퍼런스 스탠다드(Reference Standard), 시험법, 분석 가이던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의약품 품질관리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USP가 제정한 약전 기준과 표준품은 FDA의 의약품 심사·허가 과정에서 규격과 시험법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 규제 당국과 다국적 제약사, CDMO, 시험·분석 기관 전반에서도 폭넓게 참조되고 있다.

대정화금은 정밀화학·시약 전문 기업으로, 의약품 원료, 연구·분석용 시약, 표준물질 등을 공급하며,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과 품질관리 전반을 현장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폭발한 수요, 더 엄격해진 규제의 시선

GLP-1 계열 약물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 비만 치료 영역으로 확장되며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위고비),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삭센다) 등 GLP-1 단일 작용제에 이어,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마운자로)와 같은 GLP-1/GIP 이중 작용제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위조 의약품, 비허가 유통 제품,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GLP-1 계열 제품 확산 등 새로운 위험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GLP-1 계열 위조 의약품이 적발되며, FDA는 합성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과 제네릭에 대해 불순물 비교와 특성 규명에 대한 규제 기대치를 더 명확히 제시해 왔다. 특히 제네릭은 같은 성분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더는 허가받을 수 없어졌다.

김 박사 “예전에는 오리지널과 비슷하다는 접근이 통했지만, 지금은 얼마나 비슷한지, 또 왜 다른지까지 설명해야 하는 단계”라며 “규제 당국은 그 차이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묻고 있다”라고 전했다.

FDA가 2021년 제시한 합성 펩타이드 제네릭 가이드라인은 GLP-1 경쟁의 흐름 바꿨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GLP-1 완제의약품 또는 원료의약품에서 단일 불순물이 0.10% 이상 검출될 경우, 해당 불순물에 대한 구조적 식별과 특성 규명이 요구된다. 

특히 기준의약품(RLD)에 존재하지 않는 신규 불순물이 0.50%를 초과하면, ANDA(간소화 신약허가) 경로로의 허가 가능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추가 비임상 및 임상 자료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준은 단순한 시험 항목을 넘어 개발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신규 불순물 비율이 높아질수록 제네릭 개발은 NDA에 준하는 독성, 면역원성 평가 부담을 안게 되고, 이에 따라 개발 기간과 비용 역시 급격히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GLP-1 제네릭 경쟁력은 합성 기술 자체보다, 불순물을 얼마나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연구개발이 쉽고, 합성 접근이 가능한 GLP-1 계열 특성상, 국내에서도 다수 제네릭 및 개량신약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여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GLP-1 기반 비만치료제를 핵심 성장 파이프라인으로 설정하고 연구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식약처도 품목허가 심사 과정에서 불순물 기준 초과 여부뿐 아니라, 해당 불순물이 유효성·안전성·면역원성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함께 요구하는 추세다. 정량 기준 자체보다 불순물에 대한 설명과 위험 평가의 논리성을 중시하는 FDA의 규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즉, 국내 허가를 염두에 둔 기업이라 하더라도, 단순히 시험 결과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불순물의 발생 기전, 구조적 특성, 임상적 의미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와 전략을 사전에 갖추는 것이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미국 FDA가 2021년 제시한 합성 펩타이드 제네릭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 
신규 불순물 0.50% 초과 시 안전성·면역원성 평가 부담이 급격히 커지며, 단일 불순물 0.10% 이상 검출 시 구조 식별과 특성 규명이 필수 요건으로 명시돼 있다.©USP,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rDNA와 SPPS, 공정 차이가 만든 새 리스크

GLP-1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기업 대부분은 재조합 DNA(rDNA) 기반 생산 공정을 활용해 왔다. 반면, 후발 제네릭 개발사 상당수는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SPPS)을 선택한다. 문제는 생산 공정이 달라지면, 관리해야 할 불순물의 유형과 위험 프로파일도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점이다.

rDNA 공정에서는 숙주세포 단백질(HCP), 잔존 DNA 등 생물학적 불순물이 주요 관리 대상인 반면, SPPS 공정에서는 결손 서열(deletion sequence), 라세미화, 보호기 잔존물, 내부 절단 유래 종(fragment) 등 화학적 불순물이 핵심 리스크로 부상한다. 

특히 D/L 이성질체나 아스파티마이드(aspartimide) 유래 위치 이성질체는 주성분과 분자량이 같아 단순 질량분석만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이러한 미세한 구조 차이는 GLP-1 수용체 결합력과 생물학적 활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면역원성 위험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 당국이 불순물 관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 박사는 “SPPS 공정에서 문제가 되는 불순물은 양이 많아서가 아니라, 주성분과 구조가 지나치게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는 점”이라며 “규제 당국이 보는 것은 그 불순물이 환자 몸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개발사가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규제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면역원성

신규 불순물은 인체 면역계에 ‘외래(foreign)’ 항원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T세포 매개 면역 반응을 통해 항약물항체(ADA)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약효 저하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이상반응(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불순물 관리는 단순한 퍼센트 관리가 아니라, 절대량(mg/day) 기준과 면역원성 평가를 결합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빅파마들은 독성 기준, 투여 기간, 면역원성 위험을 종합해 불순물 허용 한계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USP의 역할이 부각된다. USP는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품질 속성(Critical Quality Attribute)과 이를 원료 단계부터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를 약전 및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특히 USP의 ARM(Analytical Reference Material)은 GLP-1 계열에서 문제가 되는 이성질체, 결손 서열 등을 실제 분석 현장에서 식별·정량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 이는 분석 편의성을 넘어, 불순물 프로파일링 결과를 규제 당국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박사는 “이제 GLP-1 경쟁은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강하게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불순물이 왜 생겼고, 그 차이가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개발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의약품의 품질관리 역량이 곧 시장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USP 권태훈 전략 고객 개발 수석 매니저(Strategic Customer Development Senior Manager)는 “USP는 표준을 만드는 기관에 그치지 않고, 산업과 규제 당국, 학계가 같은 기준 위에서 품질을 논의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며 “전 세계 환자들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과학과 규제 흐름을 반영한 공공 표준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USP 과학협력 수석 매니저 김민경 박사, 전략 고객 개발 권태훈 수석 매니저.©약업신문=권혁진 기자
 ‘USP Workshop: GLP-1 & Peptide Therapies - Korea’ 세미나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USP Workshop: GLP-1 & Peptide Therapies - Korea’ 세미나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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