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지형 변화 가시화…미국, 중국 누르고 1위
누적 수출 85억 달러…기초·색조·세정 품목 두 자릿수 증가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06 06:00   수정 2025.11.06 06:01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을 누르고 국내 화장품 최대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특정 정책이나 이슈로 인한 단기 하락이 아니라 국내 화장품 수출 지형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화한 결과다.

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누적 보건산업 수출 실적'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국을 5400만 달러 차로 앞섰지만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미국이 역전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난 85억 달러로 집계됐다.

2025년 1~3분기 화장품 수출 상위 국가 현황 ⓒ한국보건산업진흥원

3분기 누적 미국 수출액은 16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14억1400만 달러) 대비 18.1%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18.6%에서 19.7%로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수출은 지난해 1~3분기 17억8200만 달러에서 11.5%가 감소한 15억7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비중은 상반기 19.6%에서 3분기 18.6%로 1.0%p 줄었다. 상반기까지 1.0%p 앞서 있던 중국의 수출 비중은 3분기 들어 미국에 1.1%p 뒤처졌다. 수출액 차이는 9300만 달러다.

국내 화장품 수출이 본격화한 이후 전체 수출 순위에서 중국이 2위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기업 수출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 이미 미국이 1위를 차지했지만, 전체 수출에선 중국이 여전히 최대수출국이었다. 1년 만에 전체 수출 순위까지 미국이 중국을 앞질렀다.

일본은 3분기 누적 8억1900만 달러로 수출국 3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7억4200만 달러) 대비 10.4% 증가했으며, 수출 비중은 9.6%다. 상반기 대비 증가율과 비중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뒤로는 △홍콩 5억1300만 달러 (전년비 +31.4%, 비중 6.0%) △베트남 3억4800만 달러(-9.5%, 4.1%) △러시아 3억3600만 달러(+15.1%, 4.0%), 대만 2억4800만 달러(+20.5%, 2.9%) △폴란드 2억400만 달러(+106.9%, 2.4%) △아랍에미리트 1억 9000만 달러(+59.6%, 2.2%) △태국 1억8100만 달러(+8.5%, 2.1%) 순으로 수출됐다. 수출액 증감률이 소폭 오르내렸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미국·일본·동남아 등 대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중국 시장이 여러 이유로 축소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고 있어 당분간은 중국 비중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 1~3분기 화장품 수출 상위 품목 현황 ⓒ한국보건산업진흥원

3분기까지 가장 많이 수출된 품목은 기초화장용 제품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억1600만 달러에서 14.8% 늘어난 63억3200만 달러를 수출, K-뷰티의 근간이 스킨케어임을 분명히 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기초화장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74.5%로 상반기 74.6%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초화장품류는 보건산업 수출 상위 품목에서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2억1000만 달러, +14.7%), 홍콩(4억6000만 달러, +34.2%), 폴란드(1억5000만 달러, +107.6%)가 수출 증가를 주도했고, 중국은 12억 달러로 11.5% 감소했다.

기초화장품에 이어 색조화장품과 인체세정용 제품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색조화장품 수출은 11억5100만 달러로 17.9% 증가했다. 일본(2억7000만 달러, +26.7%), 미국(2억3000만 달러, +21.7%), 프랑스(4000만 달러, +94.7%)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성장했으나, 중국(1억8000만 달러, -24.1%)에선 부진했다.

인체세정용 제품류는 4억2200만 달러로 전년비 25.9% 늘었다. 중국(1억1000만 달러, +12.4%)과 미국(9000만 달러, +50.0%)이 성장을 이끌었다.

두발용 제품류 수출은 3억5100만 달러로 17.6% 증가했다. 방향용 제품류는 4100만 달러로 39.5% 늘었고, 손발톱용 제품류도 44.4% 증가해 24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눈화장용 제품류(1억4800만 달러, -0.6%)와 어린이용 제품류(2000만 달러, -39.7%), 목용룡 제품류(400만 달러, -0.9%), 체취방지용 제품류(200만 달러, -18.0%)는 전년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10개 품목 수출액은 84억9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기초·색조·세정·두발 등 주요 품목이 모두 동반 성장하며 전체 수출을 끌어올렸고, 품목별 편중도가 소폭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3분기 누적 기준 보건산업 전체 수출액은 20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의약품 수출은 78억8000만 달러로 15.1% 늘었고, 의료기기는 44억3000만 달러로 3.3% 증가했다. 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성장세를 이끌었고, 의료기기는 초음파 영상진단기 수출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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