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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확장증은 감기·폐렴과 달리 수개월~수년 지속되는 기침·가래와 반복성 폐렴이 특징인 만성 폐질환이다.
진단은 임상 증상과 흉부 CT에서 늘어난 기관지 소견으로 이뤄지며, 증상 유무와 정도가 치료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치료의 목표는 기관지 손상을 되돌리기보다 기도 염증을 조절하고 증상 악화(Exacerbation)를 막아 장기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다.
최하영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예전의 가래 배출 위주 대증치료에서 나아가, 평소 기도 염증을 낮추는 치료가 악화를 줄이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마크롤라이드를 비롯한 약물과 기도 청결법·규칙적 운동이 기본 관리로 권고된다. 이와 함께 호중구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신약이 등장·개발되며 치료 옵션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최하영 교수는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에서 △결핵 및 호흡기 감염 △기관지확장증 △폐암을 전문 진료한다. 기관지확장증 연구회 운영위원·진료지침 간사로 활동 중이며, 교육부 글로컬 R&D 지원사업(2025~2028)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약업닷컴은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서 최 교수를 직접 만나 기관지확장증의 진단 기준, 치료 패러다임 변화, 생활 수칙, 신약 개발 동향, 협진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최하영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기관지확장증은 어떤 질환이며, 감기·폐렴과 어떻게 구별합니까?
만성 폐질환입니다. 임상적으로 기침·가래·반복되는 폐렴 같은 호흡기 증상이 있고, 흉부 CT에서 늘어난 기관지가 확인되면 진단합니다. 감기·폐렴은 단기간에 생겼다가 호전되지만, 기관지확장증은 수개월·수년 증상이 지속되는 점이 다릅니다. 건강검진 CT에서 우연히 발견돼 내원하기도 하는데, 증상이 없고 병변이 경미하면 적극 치료 대상은 아닐 수 있습니다. 증상이 중요합니다.
Q. 주된 원인과 고령층·환절기 악화의 이유는?
젊을 때의 폐렴·백일해·결핵 같은 호흡기 감염의 후유증이 흔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천식 등 동반질환에 의해 생기기도 하고, 이런 질환이 많은 노인에서 더 흔합니다. 환절기 악화는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요인으로 보이며, 마스크 착용·외출 감소가 있었던 코로나 시기에는 악화가 줄어든 경험도 있습니다.
Q. 치료의 핵심 목표는? ‘완치’가 가능한가요?
늘어난 기관지를 원상복구하는 의미의 완치는 어렵습니다. 대신 증상 조절과 악화 빈도 감소, 일상생활에 제한이 적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고혈압·당뇨처럼 장기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Q. 과거와 달리 ‘염증 조절’ 치료가 강조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예전엔 가래를 묽게 하거나 배출을 돕는 대증치료가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기도 염증을 낮추는 치료를 평소에 시행해 악화의 문턱을 넘지 않도록 합니다. 악화가 오면 항생제로 치료하고, 평소에는 염증 조절로 악화 자체를 줄이는 전략입니다.
Q. 마크롤라이드와 신약(브렌소카팁 등) 기전·특징은? 임상 진행 상황은?
마크롤라이드는 오래된 약이지만 악화 위험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확인돼 현재 널리 씁니다. 다만 소화기 부작용이나 장기 사용 독성으로 못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근 기관지확장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염증 표적 신약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브렌소카팁은 호중구가 과활성화돼 단백질 분해 효소를 과다 분비해 폐 손상을 유발하는 경로를 상위 단계(DPP1 억제 등)에서 조절해 악화를 줄이는 효과가 좋습니다. 이와 유사 기전의 후보군(해외 제약사 개발 약물, 국내 포함 3상 준비)도 있고, 중국계 파이프라인도 2상 결과가 좋게 발표됐습니다. 과거 연구가 많았던 흡입 항생제는 악화 약 20% 감소 등 성과가 들쭉날쭉했지만, 염증 조절 약물군은 절반 가까운 악화 감소를 보이며 기대가 큽니다. 다만 현재 국내 일상 진료에서 처방 가능한 약은 여전히 마크롤라이드이고, 신약은 국가별 허가·급여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Q. 국내 도입·접근성에 대한 우려도 있나요?
해외는 상대적으로 신약 접근성이 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가·급여 과정이 관건이라, 환자 접근성이 걱정됩니다. 이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기관지확장증 ‘진료지침’을 처음으로 제정하고 있으며, 효과 근거를 지침에 반영하면 급여 논의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년 중순 공개를 목표로 작업 중입니다.
Q. 생활 속 관리법이나 꼭 실천해야 할 핵심 수칙은?
1순위는 기도 청결법입니다. 기관지는 원래 미세섬모가 에스컬레이터처럼 가래·먼지를 밀어내는데, 기관지확장증은 넓어져 배출이 안 되는 상태입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가래 배출 훈련을 해야 세균 증식을 막고 염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걷기 등 규칙적 운동도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음식은 특정 금기보다는 영양소가 고른 식사가 권고됩니다. 특히 저체중은 비결핵항산균(NTM) 폐질환의 위험과 관련이 알려져 있어, 체중이 과도하게 빠지지 않도록 권합니다.
Q. 동반질환과의 연관성, 언제 CT를 고려해야 하나요?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등) 환자에서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기침이 오래가거나 누런 가래가 나오면 CT(일반 또는 고해상도)를 권합니다. 1차 의료에서 천식으로 치료받다 뒤늦게 기관지확장증임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진료 시스템의 강점과 사례는?
이비인후과와의 협진을 활발히 운영합니다. 환자의 부비동염·만성 비염을 함께 조절해야 하기도 해, 상기도-하기도 연계 치료가 중요합니다. 자주 악화되던 환자가 마크롤라이드 등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작한 뒤 증상이 호전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Q. 환자·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 그리고 향후 연구 계획은?
오랫동안 ‘치료법이 없다’고 인식됐지만, 최근 연구가 급증하면서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음이 분명해졌고 새로운 약도 나오고 있습니다. 꾸준한 전문 진료, 기도 청결법, 적절한 약물치료로 폐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연구는 국내 협진 체계를 연구로 확장하고, 영국 James Chalmers 교수팀 등과의 국제 공동연구로 환자별 ‘내재형(endotype)’을 규명해 정밀의학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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