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의 통합에서 임상응용까지”…대한약학회, 기조·오당상 강연서 조명
Guido F. Pauli 교수, “기초약학 통합 통해 의약품 무결성 확보해야”
Patrick Mehlen 교수, ‘의존수용체’ 기반 항암치료 패러다임 소개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27 06:00   수정 2025.10.27 06:01
(왼쪽부터) Guido F. Pauli·Patrick Mehlen 교수가 기자간담회에서 강연 주제와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의약품의 진정성과 암 치료의 혁신을 향한 학문적 통찰이 대한약학회 학술대회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2025년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는 둘째 날인 23일 LEWEST Hall A에서 진행된 기조강연과 오당상 수상강연을 통해 ‘기초과학의 융합’과 ‘의존수용체 항암 패러다임’이 제약과 약학의 미래 방향으로 제시됐다.

대한약학회는 매년 오당상 수상강연과 기조강연을 통해 약학의 근본과 산업의 접점을 잇는 대표적 학문 교류의 장을 마련해왔다. 올해 강연 역시 ‘기초연구의 통합’과 ‘임상응용의 확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약학의 학문적 정체성과 산업적 실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과학적 무결성이 곧 제약산업의 경쟁력”…파울리 교수 기조강연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교 약학대학의 귀도 파울리(Guido F. Pauli) 교수는 ‘융복합과학을 통한 의약품의 완전무결성 제고(Integrative Science Advances Pharmaceutical Integrity)’를 주제로 강연하며, 과학적 무결성(integrity)을 약학 연구의 근본 가치로 제시했다.

파울리 교수는 “의약품의 완전성은 단순한 품질 개념이 아닌, 산업의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본질적 기준”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체 생산 과정의 재현성과 추적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생물학적·화학적 성능 분석을 전 단계에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약학, 의약화학, 약품분석학, 약리학, 독성학 등 기초약학의 다학제적 융합연구(multidisciplinary research)를 통해 약물의 임상적 효용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제약산업 발전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파울리 교수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Integrity란 약학 연구의 모든 세부 분야에서 얻어진 신뢰 가능한 증거를 융합해 완전한 과학적 근거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학생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열정과 학문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각자의 전공에서 기초를 탄탄히 하되,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의존 수용체,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다”…멜렌 교수 오당상 수상강연

프랑스 리옹대학교의 패트릭 멜렌(Patrick Mehlen) 교수는 ‘Dependence Receptors: a new paradigm in cell signaling and cancer therapy’를 주제로 2025 오당상 수상강연을 펼쳤다.

멜렌 교수는 세포 생물학에서 ‘의존 수용체(Dependence Receptor)’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연구자로, “세포는 외부의 생존 신호가 없을 때 스스로 죽음을 유도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세포가 이 신호체계를 교란시켜 세포사멸(apoptosis)을 회피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를 차단하는 것이 암 치료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anti-Netrin-1 항체 ‘NP137’은 암세포가 과도하게 분비하는 생존 단백질 Netrin-1을 억제해, 암세포의 자살 경로를 회복시키는 약물이다. 현재 임상 1a/2상 시험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항암효과를 보이며, 폐암·유방암·자궁내막암 등에서 유망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멜렌 교수는 기자간담회에서 “의존수용체는 성장인자가 없을 때 오히려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독특한 수용체”라며 “이 개념을 기초연구에서 출발해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NETRIS사를 통해 NP137 항체의 임상시험을 직접 주도하고 있으며, “췌장암에서는 표준항암요법보다 우월한 효과가 확인됐다”며 “NP137은 향후 5년 이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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