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풀 라인업·현장형 경영, 3D 충진기·글로벌 R&D로 승부
CNO코스메틱 조재봉 대표
김유진 기자 pic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19 06:00   수정 2025.08.19 06:01

 

경기 안산 시화공단에서 지난 13일 만난 CNO코스메틱 조재봉 대표는  회사를 ‘글로벌 종합 화장품 제조사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뷰티누리

“해외 시장에서 K뷰티가 주목받는 지금, 우리는 색조·기초·헤어 전 품목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과 30년 경력 연구진으로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경기 안산 시화공단 CNO코스메틱 대표이사실에서 지난 13일 만난 조재봉 대표는 차분한 어조로 화장품 제조업의 현실과 자신의 경영 철학을 들려줬다. 연구소 시절부터 30여년 한 길을 걸어온 그는 지금도 신제품 개발 현장을 직접 챙기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현장형 CEO’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1990년대 초반 화장품 연구소에 입사해 펌제와 염색약 개발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종합 화장품 회사에서 색조 제품 개발에 참여하며 기초·헤어·색조 전반의 제조 경험을 확보했다. 창업 후에는 남동공단에서 OEM 사업을 시작해 헤어와 색조를 동시에 개발·생산하는 드문 제조사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시화공단으로 이전하며 설비와 연구 인력을 확충했고, 현재는 OEM·ODM 전문 제조사로 연간 300여종 이상의 품목을 생산한다. 매출의 70~80%를 수출이 차지한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풀 라인업 전략

CNO코스메틱은 ISO 22716 인증을 보유한 품질·안전 보증 기업이다. 립스틱·블러셔·하이라이터 같은 포인트 메이크업뿐 아니라 쿠션팩트·BB크림 등 베이스 제품까지 색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색조에 그치지 않고 기초·헤어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유화 기술과 안정적인 품질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자체 구축한 3D 충진 설비로 입자가 살아있는 ‘3D 캡슐크림’을 개발한 것은 업계에서도 주목받는 성과다. 알갱이 하나하나를 유지한 채 충진하는 제형 기술은 특허 수준의 차별성을 갖는다. 이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다수의 개발 문의를 받았으며, 최근 대형 유통채널 다이소로부터 공급 제안도 받았다. 그러나 조 대표는 “기존 거래처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격과 물량 등 조건 조율을 신중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는 확고하다. 미국에선 글로벌 뷰티기업 ‘키스(KISS)’에 새치 커버 왁스류를 공급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필리핀 왓슨스 매장에는 헤어·색조 제품을 주 1~2대 컨테이너 규모로 출고한다. 일본·동남아 등지서도 맞춤형 제품으로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해외 바이어는 단가뿐 아니라 품질 인증, 생산 설비, 기술 대응 속도를 종합적으로 본다”며 “그래서 기초·색조·헤어 전 품목을 대응할 수 있는 풀 라인업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설비 혁신으로 미래 시장 선점

R&D 비중도 높다. 타사 대비 기초, 메이크업, 유화 메이크업 등 세 분야에서 20~30년 경력의 연구원이 핵심 포뮬러와 생산 레시피를 관리한다. 

그는 “바이어가 요구하는 제형을 만들지 못하면 기회는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면서 "장비, 원료, 기술력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시설 확장을 통해 생산 능력을 키웠고, 이를 기반으로 ESG 규제나 원료 가격 변동 같은 글로벌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업계 네트워크 관리도 철저하다. 원료사·용기업체·유통사 대표 등이 모이는 모임 3곳에 참여하며 시장 동향과 협력 기회를 공유한다. 그는 “이런 네트워크는 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안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색조 시장 전망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본다. 그는 “국내는 기초 화장품이 강세지만, 해외에선 한국 색조에 대한 신뢰가 크다"며 "멀티유즈, 비건 색조 같은 트렌드에도 이미 대응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종합 화장품 제조사’다. 

“30년 넘게 한 길을 걸어왔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습니다. 기술과 품질로 신뢰를 얻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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