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7월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에 따르면, 7월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265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했다. 6월 –2.3% 역성장에서 한 달 만에 반등한 수치다. 같은 달 전체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은 3조8780억 위안으로 3.7% 늘었다.
로이터가 전망한 7월 중국 소매판매의 시장 성장률은 4.6%였으나, 실제 증가율은 3.7%에 그쳐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번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판매 증가율 하락은 폭염 및 홍수와 함께, 일부 지역의 이구환신(以舊換新) 보조금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미디어 자오바오(联合早报)에 따르면 중국 광시성은 ‘6월 20일 금요일부터 기존 소비재 새상품 교환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내놓았으며, 구체적인 재개 시점은 추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충칭·장쑤 지역에서도 시스템 업그레이드나 자금 소진으로 보조금 지급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 중국의 7월 소비재 총 소매 판매 데이터. 화장품 판매는 전년비 4.5% 증가한 265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1~7월 누적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256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1~6월 누적 증가율이 2.9%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개선된 흐름이다. 같은 기간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은 28조4238억 위안으로 4.8% 증가했다. 화장품 누적 판매 성장률은 여전히 평균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상반기 둔화 국면에서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는 식료품이 8.6% 늘며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갔고 금·은·보석은 8.2%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는 –1.5%로 부진했고 석유·석유제품은 –8.3%로 주요 품목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가전제품은 28.7% 늘었지만 6월(+32.4%)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고, 가구 역시 20.6%로 전월(+28.7%)보다 둔화됐다. 이구환신 보조금 공백기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도시 소매판매액이 3조3620억 위안으로 3.6% 늘었고 농촌은 5160억 위안으로 3.9% 증가해 농촌의 증가율이 소폭 앞섰다. 소비 유형별로는 상품 소매가 4.0% 증가한 반면 외식은 1.1% 증가에 그쳤다.
온라인 소매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1~7월 실물상품 온라인 소매액은 7조79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전체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의 24.9%를 차지했다. 온라인에선 식품이 14.7%로 가장 크게 늘었고 생활용품은 5.8%, 의류는 1.7% 증가했다. 화장품은 생활용품 범주에 포함돼 온라인 판매에서도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졌다.
현지 증권사들은 화장품과 금·은·보석을 전월 대비 성장속도가 개선된 제품군으로 꼽았다. 화장품은 6월 역성장에서 7월 반등에 성공하면서 개선 흐름이 뚜렷해졌고, 금·은·보석 역시 상승세를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가전과 의류는 전월보다 증가율이 둔화됐다. 카이위안증권은 국산 화장품 브랜드 중 마오거핑, 프로야, 상메이, 쥐쯔바이오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카이위안증권은 타오바오 플래시세일 데이터를 인용해, 7월 이후 전국 127개 도시에서 야간 주문량과 중소상점 주문이 모두 전달보다 10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즉시소매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일부 분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업태별로는 편의점이 7.0%, 슈퍼마켓이 5.2% 늘며 안정세를 보였으나, 백화점은 1.1%, 브랜드 전용매장은 1.9% 증가에 그쳤다. 전문점은 5.8%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 성장 폭은 줄었다. 주요 업태의 성장률 둔화 속에 온라인과 즉시소매의 확대가 전통 유통망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