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 분석] 1Q HLB그룹 실적②…벤처기업보다도 못한 R&D 투자
HLB 포함 그룹 상장사 10곳 연구개발비 모두 합한 총액 201억원에 불과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29 08:23   
©픽사베이

HLB그룹 상장사의 연구개발(R&D) 전략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25년 1분기에도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사업을 내세운 HLB그룹 상장사들이 R&D에 나섰다고는 하나, 실제 투자 규모는 업계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간판을 내세우기엔, 비상장 초기 바이오텍보다도 못한 R&D 투자 수준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약업신문이 28일 HLB그룹 상장사 10곳(코스피·코스닥)의 2025년 1분기 연구개발비(연결기준)를 분석했다. HLB는 올해 1분기 동안 1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97억원) 대비 증가한 수치다.

각 그룹사별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HLB글로벌 0.3억원 △HLB바이오스텝 3억원 △HLB생명과학 13억원 △HLB이노베이션 2억원 △HLB제넥스 18억원 △HLB제약 6억원 △HLB파나진 12억원 △HLB펩 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7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던 HLB테라퓨틱스는 올해 동일 기간 연구개발비 집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R&D 활동이 중단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사업을 하는 그룹사들의 연구개발 투자 수준이 비상장 초기 바이오텍보다도 낮다는 점이다.

다수의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자회사·관계회사 형태로 거느리며, 실질적으로 그룹의 중심 콘트롤 역할을 하는 HLB 1분기 연구개발비는 고작 144억원이다. HLB를 포함 그룹 상장사 10곳의 연구개발비를 모두 합한 총액도 201억원에 불과했다.

각 그룹사가 개별적으로 연구개발비를 집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각 그룹사 연구개발비는 산업 평균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약업신문 기업 실적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2025년 1분기 평균 연구개발비는 약 176억원이다. 특히 신약개발 및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에만 1073억원 △셀트리온 1031억원 △대웅제약 605억원 △한미약품 553억원 △유한양행 517억원 △SK바이오팜 420억원 △종근당 388억원 △GC녹십자 375억원 △동아에스티 318억원 △JW중외제약 25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이들과 비교하면, HLB그룹 상장사 10곳의 연구개발비 총합이 201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 격차를 여실히 드러낸다. 

매출과 시가총액 규모를 떠나,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 나아가 신약개발 기업을 자처하면서도 이 정도의 R&D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스닥 상장사들과 비교해도 HLB그룹 상장사의 연구개발비 규모는 마찬가지로 처참한 수준이다.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 2025년 1분기 평균 연구개발비는 약 29억원이다.

실제 성과를 도출하고 있는 주요 코스닥 기업의 투자 규모를 보면, △HK이노엔 185억원 △메디톡스 103억원 △휴온스 99억원 △파마리서치 90억원 △동국제약 78억원 △에스티팜 55억원 △제테마 51억원 △안국약품 43억원 △동구바이오제약 41억원 △이수앱지스 38억원 등으로, HLB그룹 상장사 평균치를 크게 웃돈다.

국내 비상장 신약개발 바이오텍의 R&D 투자 규모는 기업 단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나, 초기 바이오텍은 연간 40억~100억원, 전임상 진입 기업은 100억~300억원, 시리즈 B~C 단계 플랫폼 기업은 300억~500억원, 시리즈 C 이상 후기 단계 기업은 연간 500억원 이상을 집행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코스닥 상장 항암 신약개발 관계자는 "R&D는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생존 전략"이라며 "부족한 연구개발 투자는 단순한 재무 이슈를 넘어, 파이프라인 개발의 기술적 가능성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신약 후보물질, 새로운 바이오 원료 하나를 발굴해 비임상 독성시험, 약물동태시험, 효능 검증까지 진행하려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까지 소요된다"며 "이처럼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는 과정에서 제한적인 R&D 투자는 제대로된 연구개발을 추진하기조차 어렵고, 이는 과학적 산업적 관점에서도 해당 기업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1Q HLB그룹 상품매출·해외매출 큰 이변 없어

1분기 HLB그룹 상장사 상품매출(연결기준)은 △HLB 14억원 △HLB글로벌 10억원 △HLB바이오스텝 45억원 △HLB생명과학 210억원 △HLB제약 38억원 △HLB테라퓨틱스 56억원 △HLB파나진 4억원 △HLB펩 0.3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HLB그룹 상장사 해외매출/수출(연결기준)은 △HLB 41억원 △HLB글로벌 5억원 △HLB바이오스텝 0.1억원 △HLB생명과학 7억원 △HLB이노베이션 36억원 △HLB제넥스 53억원 △HLB테라퓨틱스 3억원 △HLB파나진 14억원 △HLB펩 1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세한 실적은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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