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파이어파워' 무려 2000조원…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계속 도전해야"
전 세계적으로 내부 R&D 한계 넘어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전환 고착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24 15:49   수정 2025.10.24 16:27
SV Health Investors 서정혜 박사가 24일 ‘오송 바이오 2025 국제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투자 중심이 자체 연구개발에서 외부 도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 SV Health Investors 서정혜 박사는 24일 ‘오송 바이오 2025 국제콘퍼런스’의 부대행사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인베스트먼트 포럼’에 연사로 나서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이 보유한 인수합병 등의 자금, ‘파이어파워(Firepower)’ 규모가 약 1조5000억 달러(약 2100조원)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러한 막대한 자금은 빅파마가 외부 기업으로부터 혁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파이어파워는 글로벌 빅파마가 인수합병이나 기술이전(라이선스 인)에 투입할 수 있는 가용 자본 규모, 즉 외부 혁신을 확보할 재무적 실행력을 의미한다.

서 박사는 “이제 대형 제약사들은 내부 연구개발만으로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혁신의 원천이 대학과 바이오벤처, 플랫폼 기술 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구조가 폐쇄형 R&D에서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완전히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과학 혁신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치료 기술의 방법은 다변화되고 있으며, 환자의 미충족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빅파마로 하여금 외부 혁신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 박사는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플랫폼 기술과 임상 전환 역량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협력의 기회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국내 바이오텍의 글로벌 기술이전과 사업 확장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최근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과 약 9억91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다.

서 박사는 이러한 흐름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의 파트너십 우선순위에 오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명확한 과학적 스토리텔링, 데이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신뢰할 수 있는 협업 태도가 결국 딜의 완성도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서 박사는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영국의 골든트라이앵글(런던·옥스퍼드·캠브리지)을 세계 3대 바이오 허브이자 가장 활발한 투자 유치 지역으로 추천했다. 이들 지역은 과학, 산업, 자본이 긴밀히 융합된 대표적 혁신 생태계이자, 세계 10대 생명과학 대학 중 8곳이 집중된 곳으로 평가된다.

2024년 기준, 이 세 지역에서 집행된 벤처캐피털 바이오 투자액만 합쳐도 보스턴 80억 달러(약 11조4900억원), 샌프란시스코 120억 달러(약 17조2400억원), 영국 골든트라이앵글 약 30억 파운드(약 5조7461억원)에 달한다.

SV Health Investors 서정혜 박사.©약업신문=권혁진 기자
SV Health Investors 서정혜 박사.©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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