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CGT 날개 단다㊦ 엑소좀으로 난임 치료 가능성 입증…일본서 상용화 돌입
한기원 사장 "도쿄 시험관 시술 클리닉서 엑소좀 시술 상용화…아시아로 확장"
차바이오 엑소좀 치료 후, 생리 회복·난포 성장·호르몬 수치 긍정적 변화 입증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13 08:00   수정 2025.07.13 09:21
11일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CGB-CIC Pre Open Event'에서 차바이오텍 한기원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

차바이오텍이 엑소좀을 활용한 난임 치료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기 난소 기능 부전(POI) 및 난소 반응 저하(POR)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 사례를 확보한 데 이어, 도쿄 현지의 IVF(시험관 시술) 전문 클리닉을 인수하고 엑소좀 병합 시술을 상용화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차바이오텍 한기원 사장은 지난 11일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CGB-CIC Pre Open Event'에서 "일본은 의료법상 엑소좀을 직접 치료제로 투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일본 정부가 인정한 난임 치료 수요와 'CHA IVF'의 임상 데이터를 접목해 치료 혁신을 시도할 적기"라고 밝혔다.

핵심은 의료용 엑소좀을 차세대 CGT 치료 전략과 연계해 실증하고, 글로벌 임상 거점을 확보하는 데 있다. 차바이오그룹 엑소좀 전략은 기존 바이오기업들과는 접근 방식에서 차별화된다. 엑소좀을 단순한 미용 또는 기능성 원료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난치성 생식 질환 치료의 실질적인 수단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지름 30~150nm 크기의 세포외소포로, 단백질·지질·mRNA·miRNA 등 다양한 생체분자를 포함하고 있어 세포 간 신호 전달과 물질 운반에 관여한다. 원래 세포의 특성을 반영하는 정보가 담겨 있어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활용된다. 특히 면역 조절·조직 재생·표적 전달 기능을 바탕으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엑소좀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2021년 117억7400만 달러(약 15조9949억원)에서 2026년 316억9200만 달러(약 43조535억원) 규모로 연평균 21.9%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은 차바이오그룹의 엑소좀 치료 사업 첫 해외 진출지다. 일본은 출산율 저하와 더불어 난임 환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일본 내 난임 부부 비율은 약 25%에 달하지만, IVF 시술 성공률은 약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차병원이 보유한 CHA IVF의 시술 성공률은 약 55%다. 일본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 차바이오그룹은 이러한 임상적 우위를 바탕으로 도쿄 소재 'Tokyo HART Clinic'을 인수하고, 엑소좀 병합 IVF 시술을 정식으로 상용화했다. 이는 세계 최초 사례다.

이번 치료에 활용되는 엑소좀은 차바이오그룹이 자체 보유한 고품질 줄기세포 유래 물질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는 정맥 주사가 기본 투여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난소 내 직접 주입 방식도 병행해 치료 효율을 더욱 높이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치료 대상은 조기 난소 기능 부전 또는 난포 반응 저하 진단을 받은 여성이며, 차바이오그룹은 해당 적응증을 중심으로 시술을 제공하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지속해서 축적 중이다.

한 사장은 "엑소좀은 단순히 피부 미용이나 항노화 목적의 기능성 성분에 머무는 물질이 아니다"라며 "생식 기능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치료제로서, 엑소좀(세포외소포)의 의학적 효능이 점차 임상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 한기원 사장.©약업신문

엑소좀을 활용한 난임 치료 가능성은 실제 임상 사례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임상을 주도한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김지향 교수팀은 조기 난소 기능 부전 또는 난포 반응 저하 진단을 받은 난임 여성 6명을 대상으로 고품질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정맥에 1회 투여한 후, 생리 회복 여부, 난포 성장, 호르몬 수치 변화 등을 모니터링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28세 여성 환자다. 해당 환자는 6년 이상 무월경 상태였고, 난포 자극 호르몬(FSH)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높았으며, 에스트라디올(E2) 수치는 매우 낮은 상태였다. 그러나 엑소좀을 정맥에 투여한 지 약 18주가 지난 시점에서 자연적으로 생리가 시작됐다. FSH 수치는 감소했으며 E2 수치도 정상 수준 범위로 돌아왔다. 이는 엑소좀이 난소 기능 회복을 촉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사례는 36세 여성 환자로, 4년간 무배란 상태가 지속됐다. 이 환자는 엑소좀 치료 후 24주 만에 초음파를 통해 다수의 성숙 난포가 형성된 것이 확인됐다. E2 수치 역시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난포 발달이 멈춰 있던 상태에서 단 1회의 엑소좀 투여만으로 난소 기능이 다시 활성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 사장은 "6명의 환자 중 2명이 단 1회의 엑소좀 정맥 주사만으로 18~24주 이내에 생리 재개 또는 난포 성장이라는 임상적 회복 반응을 보였다"며 "이는 엑소좀이 생식 기능 회복에 직접 작용할 수 있는 치료 물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김지향 교수팀의 줄기세포 엑소좀 기반 조기 난소 기능 부전 또는 난포 반응 저하 대상 임상 결과.©차바이오텍, 약업신문

차바이오그룹은 이러한 초기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본 현지에서도 같은 프로토콜을 적용한 실증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도쿄의 Tokyo HART 클리닉에서는 조기 난소 기능 저하 환자를 중심으로 엑소좀 병합 IVF 프로그램의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엑소좀 기반 난임 치료는 현재 국내에서는 직접적인 적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본과 같이 규제가 비교적 유연한 국가를 거점으로 실증 사례가 축적될 경우, 향후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 개선과 함께 치료제 등록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사장은 "엑소좀은 비교적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보된 모달리티로 평가받는다"면서 "이번 임상 사례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기반 난임 치료 전략의 현실성과 상업적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한 첫 실증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엑소좀 병합 난임 치료는 차바이오그룹이 추진하는 CGT 전주기 연구개발 및 생산 전략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다. 현재 차바이오그룹은 경기도 판교에 CGB(Cell Gene Biobank)를 조성 중이다. 이곳에는 그룹 산하 CDMO 전문기업 마티카바이오랩스(MaticaBiolabs)의 대규모 생산 설비를 포함, 엑소좀 전용 생산 라인과 세포뱅킹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고 있다. 특히 4층에는 AI 기반으로 운영되는 초저온 콜드체인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으로, 정제된 엑소좀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세포치료제 제품을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운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지하 공간에는 줄기세포, 제대혈, NK세포, 생식세포 등 인간 유래 세포를 장기 보관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고도화된 시설이 들어서며, 향후 맞춤형 CGT 치료 기반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차바이오그룹은 이 같은 CGB 복합 인프라를 중심으로 △엑소좀 생산 △임상 적용 △실제 치료 △글로벌 확산에 이르는 전주기 치료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에서 시작된 엑소좀 병합 IVF 모델은 아시아 시장 전반으로의 확장이 진행 중이다. 차바이오그룹은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등, 난임 치료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고 규제 체계가 유연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전개할 방침이다. 

한 사장은 "엑소좀은 차세대 CGT 전략 연결되는 핵심 물질이며, 일본 도쿄에서 시작된 난임 치료는 그 진입점이자 실증 무대"라며 "엑소좀 병합 IVF 모델을 단순히 기술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IVF 및 CGT 노하우를 접목한 글로벌 표준 치료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라고 전했다.

CGB-CIC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소개.©차바이오텍, 약업신문
'CGB-CIC Pre Open Event' 현장.©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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