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임상시험 디지털 혁신 중…"韓, 언제까지 보고만?"
화이자·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DCT 도입으로 성공 발판 마련…빅파마 디지털화 주목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1-14 06:00   수정 2022.11.27 19:39
의약품 효능 개선과 신약개발 성공을 위해선 마지막 관문인 임상시험에 디지털을 접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임상시험에 디지털이 접목되면 임상시험 참여율과 유지율이 증가하고, 전체적인 비용 절감과 특히 고품질의 데이터 수집을 기반으로 보다 진보된 의약품 연구개발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과 김민석 제이앤피메디 이사는 지난 11일 제이엔피메디가 개최한 새로운 임상시험 패러다임 콘퍼런스에 참석해, 국내 임상시험 디지털화(DCT)의 필요성과 신속한 도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임상시험 중 대표적인 분산형 임상시험(DCT, Decentralized Clinical Trials)은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부터 참여 동의, 데이터 수집, 모니터링, 처방까지 임상시험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뜻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분산형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뤄지며, 임상시험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참여자 모집과 고품질 데이터 확보를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DCT가 사용됐다.

배병준 이사장은 “글로벌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임상시험도 디지털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지난해 미국의 디지털헬스 시장 규모는 290억 달러(38조2,000억 원) 규모였고, 이는 2020년 149억 달러(19조6,000억 원) 규모에서 불과 1년 만에 두 배 가량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임상시험 분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분산형 임상시험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며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때, 분산형 임상시험을 활용해,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3만여 명에 달하는 인롤먼트(임상시험 참여 등록)를 구축했고, 이는 엄청난 성공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의 장점으로 △신속한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임상시험 참여 유지율 증가 △비용 절감 △고품질 데이터 확보를 들고 있다.

또한 배 이사장은 “한국은 현재 분산형, 디지털 임상시험 도입을 위한 모든 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 및 약사법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은 사이트(병원) 중심에서 홈베이스(재택) 방향으로, 또 하이브리드 형태의 환자가 중심이 되는 임상시험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국내도 규제 완화와 탄력적인 규제 기반의 임상시험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이사는 “최근 임상시험 분야에 '디지털화', '환자중심', '초연결'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0년간 이뤄질 디지털화가 1년 반 만에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고, 실제 글로벌 빅파마들은 디지털화 키워드에 맞춰 클라우드, 인공지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임상시험에서 환자중심이라는 키워드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시간과 공간과 더불어 많은 요소가 제한된 시험보다 참여자가 실제 일상생활을 하면서 수집되는 데이터가 의약품 개발에 정확한 데이터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김민석 제이엔피메디 이사 발표자료 일부 발췌.

또한 그는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24시간 신체를 감지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등장하면서 수집되는 데이터와 임상시험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도 시작됐다”며 “기존 제한된 임상시험의 데이터가 빙산의 일각이었다면, 이제는 빙산 아래 거대한 데이터까지 연구개발에 활용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제약의료 영역은 디지털 혁신의 변곡점에 있다”며 “더 고품질의 임상시험과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디지털 임상시험 도입을 통해 국내 제약의료 산업에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진곤 제이엔피메디 이사가 제이엔피메디의 메이븐 임상 클라우드 서비스(Maven Clinical Cloud services)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편 제이앤피메디는 ‘메이븐 CDMS(Maven Clinical Data Management System)’ 솔루션을 통해 임상시험 등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 모니터링하고 분석 결과를 도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제이앤피메디는 현재 제약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대학병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등 생명과학 분야의 다양한 전문 기관들과 제약, 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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