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제제 또는 경구 표적치료제 치료를 받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56.5%가 치료 시작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관해’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를 앓는 환자들은 질병 활성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21.5%가 여전히 불편한 통증(10점 만점 중 4점 이상)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하는 2021 대한류마티스학회 연례 학술대회가 지난 21일부터 3일간 진행된 가운데, ‘생물학적제제 등록사업(Korean College of Rheumatology Biologics and Targeted Therapy, KOBIO)’ 데이터를 기반으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관해 달성율을 분석한 연구가 포스터로 발표됐다.
올해 발표된 연구 초록은 ‘통증’이라는 미충족 수요 해소를 위해 임상현장에서 보다 중점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KOBIO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산하 임상연구위원회가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한 전구 규모의 치료제 등록사업으로, 작년에 이어 생물학적제제 및 경구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건선관절염 환자들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수집됐다.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 생물학적제제 또는 경구 표적치료제 치료 시작 후 1회 이상 내원한 환자 1,805명의 치료 12개월 차 DAS28-CRP과 DAS28-ESR(Disease Activity Score 28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기준 관해 달성율이 56%와 36.2%로 나타난 것과 달리 CDAI(Clinical Disease Activity Index)와 SDAI(Simplified Disease Activity Index)기준 관해율은 각각 10.4%와 12.7%, Boolean의 경우 12.9%로 급격히 감소했다.
게다가 연속해서 2년 이상 관해를 유지한 상태를 의미하는 ‘지속적인 관해(Sustained Remission)’ 달성 환자 비율도 DAS28-CRP 지표가 약 62%로 비교적 높고, DAS28-ESR도 40%로 나타난 것에 비해 CDAI, SDAI, Boolean은 각각 8%, 11%, 13%로 매우 낮은 비율을 보였다. 어떤 기준이냐에 따라 ‘지속적 관해’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 주목되고 있는 점은 환자의 판단이 포함된 여부이다.
▲환자보고방식 CDAI·SDAI·Boolean, 환자 '통증' 지표 포함…실질적 통증 치료에 주력해야
지난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질병 활성도 평가 지표인 DAS28-CRP(Disease Activity Score 28 C-reactive protein)를 기준으로 관해 달성율을 분석했지만 이번 연구 초록은 DAS28-CRP를 포함한 다섯 가지 지표(DAS28-CRP, DAS28-ESR, CDAI, SDAI, Boolean)를 모두 지표로 활용해 진단에 새로운 기준이 추가됐다.
이번 KOBIO 통해 다양한 관해 지표 데이터 확보되면서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한 고려와 활용으로 환자의 실질 통증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 현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DAS28-CRP’ 기준 대비 까다로운 관해 도달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CDAI, SDAI, Boolean 지표들의 경우 더욱 눈여겨 봐야 하는 점은 관해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들의 상당 부분에 환자들이 자신들의 몸 상태나 통증 상태가 어떠한지를 따져보고 치료 결과를 직접 평가하는 ‘환자 보고 지표(Patient Reported Outcome, PRO)’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원래 DAS28(Disease Activity Score 28)은 ▲28개 관절 중 압통 관절수(tender joint count, TJC) ▲부종 관절수(swelling joint count, SJC) ▲VAS(시각아날로그척도)에 의한 환자 자신의 통증 평가 지표(patient’s assessment of pain)가 적용된 지표로써 미국류마티스학회(ACR)와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DAS28 기준 시 2.6 미만을 임상적 관해 달성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단기간 염증반응을 반영하는 C-반응성 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지수가 포함된 것이 DAS28-CRP이다. CDAI(clinical disease activity index)와 SDAI(simplified disease activity index)는 DAS28의 복잡한 수식을 보완하여 제안된 지표다. 이 중 SDAI는DAS28과 연관성이 높으면서도 CRP 지표도 수식에 반영된다.
CDAI, SDAI와 함께 최근 ACR/EULAR가 주요 관해 지표로 제시되는 것이 Boolean 지표인데 여기에는 글로벌 기준의 환자의 질병 활성도 종합 평가(patient's global assessment of disease activity, PtGA)가 포함된다. 이에 따라 관해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하는 환자일수록 실제 통증 측면에서 환자가 겪는 어려움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KOBIO 데이터를 활용한 지난 해 및 올해 결과를 종합하면, 새로운 치료 전략에는 DAS28 지표 외 환자의 통증이 보다 주요하게 고려되는 CDAI, SDAI, Boolean 지표 기준을 두고 관해율와 더불어 통증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DAS28-CPR, CDAI, SDAI, Boolean 지표 모두에서 주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아달리무맙 대비 개선된 관해 달성율을 나타낸 치료제로는 지난 해 6월 국내 허가된 경구 표적치료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이 있다.
SELECT-COMPARE 임상에 따르면, 유파다시티닙+MTX 병용요법은 치료 26주차에 아달리무맙+MTX, 위약+MTX 대비 개선된 CDAI, SDAI, Boolean 기준 관해 달성율이 나타났다. 아달리무맙+MTX 병용군은 각각 14%, 14%, 10%의 관해 달성율이 확인된 반면, 유파다시티닙+MTX 병용군에서는 23%, 24%, 18%의 관해 달성율이 나타났다. 치료 48주차 평가에서도 유파다시티닙+MTX 병용군은 아달리무맙+MTX 대비 더 높은 관해 도달율을 보였다(CDAI≤2.8, 25% 대 17%; SDAI≤3.3, 25% 대 17%; Boolean Remission, 21% 대 15%).
릴리의 올루미언트도 올루미언트(4mg) 단독요법및올루미언트(4mg)+MTX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는MTX 단독요법 치료군 대비 24주차,52주차 시점에 높은 비율의 관해 및 낮은 질병 활성도(SDAI, CDAI, DAS28)를 보였다.
올루미언트 단독 치료군의CDAI(≤2.8) 기준 달성율은 24주차와 52주차가 각각 21%, 25%,올루미언트+MTX는 22%, 28%로 MTX 단독요법의 11%, 16%보다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올루미언트 단독 치료군의 SDAI(≤3.3) 기준 달성율은 24주차와 52주차가 각각 22%, 25%,올루미언트+MTX는 23%, 30%로 MTX 단독요법의 10%, 13%보다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있어서 조기 진단, 치료 지침의 개선, 다양한 기전의 약제들의 개발로 많은 발전이 이뤄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남아 있다. 환자들은 DAS28 점수가 2.6 이하가 되더라도 여전히 통증, 피로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EULAR, ACR 등의 주요 국제 학회들은 DAS28뿐 아니라 환자들의 통증, 피로 등의 지표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는 SDAI, CDAI, Boolean 지표 등 더욱 까다로운 관해 지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정의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