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말과 고객이 듣고 싶어하는 말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K-뷰티 브랜드 운영에 있어 콘셉트와 진정성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진심만으로는 고객에 효율적으로 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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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플랫폼 기업 플렉스(flex)와 ‘틱톡(TikTok)’이 27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삼성점에서 개최한 워크숍 ‘K-뷰티, 판을 키우는 법’에선 브랜드 철학을 시장 전략으로 바꾸고, 새로운 유통 환경에 맞는 마케팅 실행 방안을 구축한 실제 사례들이 공유됐다.
최근 K-뷰티 시장의 확장은 제품력이나 스토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유통 환경과 소비자의 언어에 어떻게 적응하고, 팀 전체가 목표에 얼마나 몰입하는가 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소비자 언어로 바꾼 브랜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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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뷰티 브랜드 온그리디언츠(ongredients)는 최근 40개국으로 진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그리디언츠 운영사인 파워플레이어의 김영호 이사(CSO)는 브랜드의 강점을 신속한 전략 변화에서 찾았다. 잘못된 점을 바르게 파악하고, 빠르게 전환하는 실행력이 브랜딩의 비결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먼저 ‘진정성의 함정’을 꼬집었다. 온그리디언츠는 초창기에 무라벨 용기, 친환경 스킨케어, 진정성 있는 스토리 등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맥락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브랜드 가치 역시 명확하게 전달되지 못했다. 이들은 간극을 좁히기 위해 ‘철학을 버리지 않되 소비자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전략을 택했다.
브랜딩은 기능을 강조하는 히어로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소비자에게 ‘뾰족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재정비했다. ‘화잘먹(화장이 잘 먹는)’ ‘청담동 샵 루틴’ 같은 직관적 키워드를 사용해 소비자에 다가갔다.
유통은 판매가 아니라 브랜딩의 시작
플랫폼 활용도 중요하다. 온그리디언츠는 먼저 온라인 플랫폼에 집중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와디즈, 무신사, 올리브영을 순차적으로 활용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고, 이후 글로벌 플랫폼인 큐텐·티몰·아마존·예스스타일 등으로도 채널을 확장했다.
김 이사는 온그리디언츠가 플랫폼을 단순한 판매 경로가 아닌 ‘브랜드 노출의 창구’로 보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브랜드 초기에는 단기 성과라도 급급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점차 장기적 협력이 가능한 바이어와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면서 구조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현지 소비자와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연 20회 이상의 오프라인 행사, 인플루언서 대상 마스터 클래스, 바이어와의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제품의 매출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향상도 겨냥한 활동이다. 김 이사는 “유통은 곧 브랜딩의 연장”이라며 “깃발을 꽂는 것보다 뿌리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안에서 일어나는 소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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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현재 K-뷰티 글로벌 확장의 가장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 중 하나로 부상했다. 틱톡코리아 신규사업개발 박중혁 총괄은 플랫폼 내 소비 구조 자체가 기존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보면 바로 구매까지 연결될 수 있는, ‘발견이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다. 기존처럼 외부 링크를 타고 사이트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는 복잡한 절차 없이, 콘텐츠와 구매가 같은 공간 안에서 이뤄진다.
틱톡 내 K-뷰티 해시태그를 사용한 콘텐츠의 조회수는 2023년 6월 기준 6500만에서 2025년 3월엔 5억7300만ㅋ건까지 급증했다. 단기간 내에 약 9배가 늘었다. 박 총괄은 대표적인 브랜드로 티르티르, 코스알엑스, 메디필 등을 꼽았다. 현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으로 틱톡 내 팬덤을 형성했고, 틱톡 숍과 연계해 미국과 동남아 등지서 빠르게 매출 전환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콘텐츠는 많고 짧게
틱톡이 강조한 또 하나의 전략은 ‘크리에이티브의 다양성’이다. 박 총괄은 “잘 만든 하나의 콘텐츠로 승부하기보다, 다양한 포맷으로 반복 노출되는 콘텐츠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틱톡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틱톡 캠페인에서 매주 평균 5~7개의 소재를 활용한 경우 단일 소재 활용 시보다 최소 1.5배 이상의 수익률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소재를 현지 문화에 맞춰 기획하고 배포하는 방식이 높은 효율을 보임에 따라, 틱톡은 ‘틱톡원(TikTok One)’이라는 플랫폼 자체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TTCC(TikTok Creative Challenge)’ ‘TTCM(TikTok Creative Market place)’ 등이 통합된 서비스다.
생성형 AI ‘틱톡 심포니(TikTok Symphony)’를 활용하면 자동 영상 제작, 다국어 더빙, AR 시뮬레이션 등이 가능해 현지 맞춤형 콘텐츠를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다. K-뷰티 브랜드 입장에선 현지 마케팅을 위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행력은 시스템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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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아무리 정교해도, 구성원이 몰입하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렵다. 플렉스 HR 백한울안 파트너는 "실행 가능한 목표 구조와 팀 정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할 일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 각자가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전사 목표를 팀 단위로 구체화하고, 각 팀이 개별 목표를 설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역할과 책임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백 파트너는 “목표 달성 시 얻을 수 있는 조직 및 개인의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개개인이 목표에 몰입할 수 있다”는 부분을 힘주어 말했다.
핵심은 팀 간 목표와 역할이 서로 맞물리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디테일한 과정 관리, 구성원 성향에 따른 맞춤형 동기부여가 더해질 때, 목표는 선언이 아닌 실행이 된다.
강연자들은 공통적으로 ‘의지’보다는 ‘구조’를 강조했다. ‘넥스트 스텝’을 꿈꾸는 브랜드는 소비자 중심으로 말하고, 보여주며, 끝까지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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