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을 고려한다면…“나에게 맞는 폐암 신약이 있을까?”
서울아산 윤신교 교수, 신약 임상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라면 확인해야 할 주의사항과 정보 전달해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7-15 17:28   수정 2021.07.16 10:17
“아마 환자분이 임상을 권유 받았다면 종양내과 주치의는 상당한 고민을 거듭하고 내린 결정일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윤신교 교수는 지난 14일 대한혈액암협회가 주최한 폐암세미나를 통해 임상시험을 고려하는 폐암 환자들에게 임상 전 확인해야 할 주의사항과 폐암 아형별 표준치료 정보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신교 교수는 설명에 앞서 “임상시험에서 받는 신약이 기존 치료 대비해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고 부작용 문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진으로서 지금의 치료보다 더 낫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치료보다 더 나은 혜택이나 효과가 있어야 당국으로부터 임상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임상시험을 통해 현실적으로 표준치료 범위에서 얻기 힘든 임상시험의 장점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임상을 통해 신약, 검사비용의 대부분을 부담되지 않는 점과 더불어 표준치료에서 받는 보험급여보다 더 많은 혜택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신약 임상 과정에서는 신약의 부작용에 대해 민감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일반 진료환경 보다 의료진을 가깝게 두고 언제든 부작용에 대해 상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약군에 들어갈까 불안해요...”

윤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임상에 적용되는 위약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비관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때에 따라 기존약제 대비 신약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위약군을 대입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위약군이 표준치료보다 효과가 없는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위약군일지라도 대부분 질병 경과에 따라 재발이나 이상이 발견될 경우 맹검을 해지하고 환자에게 통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IRB(임상연구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 받는다”고 설명했다. 

윤신교 교수에 따르면 임상에 참여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 입원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초기 1,2개월 입원하고 외래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는 “임상에 따라 투약하는 약물에 따라 체혈을 자주할 수도 있고 주사 시간, 간격, 횟수도 달라지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병원에서 임상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준에 충족해야 하는데 기준은 적게는 20개 많게는 4~50가지나 된다. 의사가 환자에게 임상을 권한다면 대부분 환자를 오랫동안 진찰해 오면서 데이터를 미리 확인하고 임상조건에 부합한 경우다.

윤 교수는 대표적으로 임상에 제외되는 사례를 소개하며 “뇌전이의 경우 임상에서 많이 제외되는데 폐암환자의 20%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뇌전이 치료를 기다리면서까지 임상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임상을 포기하기도 한다. B, C형 간염의 경우 항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대부분 참여가 가능하지만, 보균자 자체로 탈락되기도 한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결핵을 앓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신교 교수는 “임상시험은 환자가 의료진에게 자신이 속한 폐암의 유형이 어디에 속하는지 물어보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치료 임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종양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약물의 내성 여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 후 4주 이내 환자라면...

보통의 유전자변이가 없는 2.3기 폐암환자라면 수술 이후에 보조항암치료를 마치고 임상시험을 시도할 수 있다. 임상에서는 추가적으로 면역항암치료를 받아 종양의 재발이 감소하는지 효과를 측정한다. 

만약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라면 가장 흔한 EGFR 변이를 예로 들어 보조항암주사를 기본으로 하여 방사선치료를 선택적으로 추가하며 이후 타그리소를 3년간 복용할 수 있다. 윤 교수는 “타그리소는 불과 3년 전 만해도 임상시험에서 볼 수 있는 신약이었지만 지금은 표준치료로 자리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소세포폐암 환자 중 항암 방사선 치료가 필요할 경우

윤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진단 시에 의료진이나 환자도 다급해진다. 소세포암은 약물 뿐만 아니라 항암 방사선 치료가 들어가는데 제한병기(1-3기)일 경우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표준치료)에 더해 면역항암치료를 병합해 재발율과 생존율을 관찰하는 임상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소세포폐암 환자 중 완화가 목적일 경우

이미 암세포 확장이 많이 진행된 확장병기(4기~)일 경우 티센트릭 (또는 임핀지)과 에토포시드(또는 카보플라틴)을 활용한 1차 표준치료로 질환을 완화시키고 추가적으로 신약을 병용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처음으로 재발 또는 4기를 진단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라면

비소세포폐암 중 편평상피세포암일 경우라면 임상을 통해 세포독성항암치료제(표준치료)+키트루다에 '신약'을 추가할 수 있다. 또는 면역항암제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신약 임상에 참여하고 싶다면 PD-L1수치가 높은 경우에만 해당한다. 

윤 교수는 “표준치료는 세포독성항암치료만 인정받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급여가 되지 않는 키트루다와 신약을 한번에 받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재발 또는 4기를 진단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유전자 변이 없음) 1차 치료 단계에서는 세포독성항암치료제(+_키트루다)에 ‘신약’을 추가하거나 PD-L1이 높다면 면역항암제에 또다른 면역항암제를 결합한 신약 임상이 설계될 수 있다. 2차 치료에서는 면역항암제(표준치료)와 다른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신약) 또는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조합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재발 또는 4기를 진단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변이가 발견된다면 이레사(또는 지오트립, 타세바)를 1차 표준치료로 활용하거나 비급여인 타그리소를 선택할 수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타그리소 대비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를 받아 볼 수 있다. 

만약 2차 표준치료로 넘어간다면 1차 표준치료를 유지하되 타그리소(T790M 변이가 양성)나 세포독성항암제(T790M 변이가 음성)를 급여로 받아 볼 수 있다. 만약 2차 임상시험에 참여한다면 이전 약물(이레사 등)에 내성을 보이는 T790M 변이가 음성일 경우에 한해 ▲뇌, 뇌막전이가 조절되지 않은 경우라면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MET(유전자변이) 증폭이 있는 경우 MET 억제제 ▲항체약물결합약제 ▲EGFR 표적치료제와 다른 '신약'을 적용해볼 수 있다. 

만약 1차 치료부터 타그리소를 사용하고 내성이 생긴 경우라면 조직검사를 통해 파악된 유전자 원인에 맞게 표적 항암제를 사용해 다음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윤신교 교수는 “이 경우 내성을 우려해 이레사와 같은 표준치료제로 돌아가는 것은 그렇게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신교 교수는 “본인이 비소세포례암 선암이라고 진단을 받았다면 가급적 유전자 검사(NGS)를 시행해 볼 것”을 권유했다. 그는 “폐암 치료는 ‘완치’라는 막연한 목표를 잡기 보다 나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체계적인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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