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型 체형 여성, 폭식장애 발생 위험성 높다
공복감ㆍ포만감 체내 신호전달 기전 변화 때문 추정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11-26 16:09   


지방이 몸통과 복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이른바 ‘사과형 체형’에 속하는 여성들의 경우 자제력 상실로 인해 폭식증이 나타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처럼 지방이 몸 중앙 부분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여성들은 자신의 체형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이것이 다시 폭식증을 부추기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드렉셀대학 심리학과의 로라 A. 버너 박사 연구팀은 미국 영양학회(ASN)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미국 임상영양학誌’(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0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신체 중심 부분의 지방분포가 식이 제어력 상실을 유도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지 관찰한 연구’이다.

체내의 지방 분포도와 체형 이미지 장애, 그리고 폭식증 사이의 상관관계를 면밀하게 평가한 연구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는 버너 박사는 “식이장애가 초기에 진단되면 성공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물학적인 요인들에 근거를 두고 폭식행동이 나타날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동안 밝혀진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다행히 이번 연구 덕분에 몸통과 복부에 지방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체형이 폭식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임을 알아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 버너 박사는 “이제 심리요법을 진행해 폭식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미리 선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고 피력했다.

버너 박사팀은 총 300명에 가까운 신입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신장(身長), 체중, 체지방 비율 및 체지방 분포도 등을 연구 착수시점과 6개월, 24개월째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측정하면서 체지방 분포와 체형에 대한 불만족도, 폭식증 발생과의 상관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추적조사를 2년여에 걸쳐 진행했었다.

조사대상 여대생들 가운데 연구 착수시점에서 푝식증을 나타낸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체질량 지수(BMI)나 우울증 정도와 무관하게 몸통이나 복부에 지방이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여성들에게서 폭식증 발생률 및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아울러 몸통 부위에 체지방이 집중적으로 분포된 여성들의 경우 체중이나 우울증 정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불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2년여의 추적조사 기간 동안 복부 부위의 체지방 분포량이 한 단위(unit) 증가할 때마다 폭식증이 발생할 위험성은 53% 증가하는 상관관계가 도출됐다.

반면 총 체지방률 자체는 폭식증 발생을 예상할 수 있게 해 주는 요인에 포함시킬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버너 박사는 “절제력의 상실이 신경성 과식증이나 폭식장애, 신경성 식욕부진 및 거식증 등 다양한 유형의 폭식증으로 귀결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폭식증 발생을 예상할 수 있는 생물학적 특성을 알아내고자 했던 연구목표가 상당부분 충족된 셈”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 버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상관관계를 가능케 한 구체적인 메커니즘 등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다만 몇가지 추론 가능한 부분들을 버너 박사는 끝으로 언급했다. 예를 들면 공복감과 포만감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체내의 신호전달 기전에 변화가 수반되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이로 인해 폭식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

이론상으로 보면 몸통과 복부 부위에 축적된 지방이 공복감 및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신호전달 기전을 변화시켜 식이조절력을 잃게 만든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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