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치료제로는 비교적 신약에 속하는 리스페리돈(risperidone)이 재발률을 낮추는 효과에서 할로페리돌(haloperidol)에 비해 우수한 약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美 미주리州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워싱턴大 의대에 재직 중인 존 G. 세르난스키 박사는 3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신분열증의 재발은 환자는 물론 그의 가족과 치료를 맡은 전문인들에게도 무섭고 혼란스러운 결과를 초래하기 일쑤인 것이 현실이고 보면 눈길이 쏠리게 하는 대목이다.
오늘날 정신분열증은 전 세계인구의 1% 정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편이다. 주로 10대 후반의 청소년들과 20대 청년층에서 빈발하고 있다.
세르난스키 박사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에게서 재발을 예방한다는 것은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이고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리스페리돈이 할로페리돌에 비해 고가의 약물이기는 하지만, 재발로 인한 입원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정신분열증 재발로 입원하면 1일 500달러의 비용과 평균 2주일 정도의 입원기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흔히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1~2년마다 증상이 재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신분열증이 재발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형편이다.
세르난스키 박사팀은 리스페리돈과 할로페리돌의 효능을 비교하기 위해 재발률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리스페리돈은 최신 약물에 속하는 이형성 정신병 치료제의 일종으로 뇌내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수용체를 억제하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반면 할로페리돌은 좀 더 오랜기간 동안 사용되어 온 약물로 도파민 수용체만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전역의 40개 병원에서 최근 2년 이내에 정신분열증 재발을 경험했던 4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할로페리돌 투여群의 경우 1년이 경과했을 때 40%에서 증상이 재발한 반면 리스페리돈 투여群의 재발률은 절반 수준에 가까운 25%에 불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투약을 중단한 환자들의 비율도 리스페리돈 투여群은 44%에 머물러 할로페리돌 투여群의 58%에 비해 한결 낮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작용은 두 약물에서 모두 체중증가, 졸리움, 흥분 등의 증상이 수반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장기간 동안 신경계 약물을 복용할 때 동반하기 마련인 무의식적이고 갑작스럽게 과다한 활동을 보이는 증상도 관찰됐다.
다만, 이 같은 부작용 역시 리스페리돈 투여群에서 발생률이 낮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르난스키 박사는 "단기간 동안 두 약물을 복용시켰을 경우 나타난 결과를 근거로 처음부터 리스페리돈이 좀 더 우수한 효능을 보일 것은 예상했지만, 장기간 복용토록 했을 때 나타난 두 약물의 차이는 기대했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르난스키 박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정신분열증 증상이 처음 나타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두 약물의 효능을 비교평가하는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상이 처음 나타난 환자들의 경우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임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