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머크 다발성 경화증제 EU 허가권고 “No”
러시아‧호주서 이미 승인 감안할 때 예상밖 결정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0-09-25 15:40   

독일 머크 KGaA社는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자사에 의해 경구용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허가가 신청되었던 클라드리빈( cladribine)에 대해 허가를 권고치 않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클라드리빈이 지난 7월 러시아에서 ‘모벡트로’(Movectro)라는 이름의 경구용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첫 허가를 취득한 바 있음을 상기할 때 당초 예상을 벗어난 것이어서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고 있다.

특히 ‘모벡트로’는 러시아에서 경구용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허가를 취득했었다. ‘모벡트로’는 그 후 호주에서도 승인을 얻어낸 바 있다.

클라드리빈은 장차 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드럭으로 발돋움하면서 머크 KGaA社의 핵심품목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던 유망신약이다.

미국시장의 경우 지난해 말 한차례 허가신청서가 반려된 후 올해 6월 FDA에 재 제출되어 다음달 접수된 상태이며, 오는 4/4분기 중으로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 약물사용자문위는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결과 클라드리빈 복용에 따른 효용성이 위험성을 크게 상회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허가권고 반려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즉,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험자들 가운데 4건의 암과 여러 건의 림프구 감소증이 발생한 사례들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머크 KGaA社 제약사업부인 머크-세로노社의 엘마르 슈니 사장은 “클라드리빈 복용과 암 발생의 상관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것이 못될 뿐 아니라 여러 임상시험 사례들 가운데 한건에서 관찰된 림프구 감소증 발생사례들 또한 임상적으로 의미를 부여할만한 것은 못된다”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최근들어 비단 유럽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신약허가 주무부처들이 부작용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번의 허가권고 반려는 놀라움이 앞서게 하는 결정이라는 것.

따라서 약물사용자문위측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추후 재평가를 요청하는 등 가능한 모든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차후의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슈니 사장은 언급했다.

영국 런던의학‧치과대학 교수이자 클라드리빈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가빈 지오바노니 교수도 “다발성 경화증은 이질적인(heterogeneous) 질병의 하나여서 현재 발매 중인 치료제들로는 환자들의 의학적 니즈(needs)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클라드리빈이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기를 요망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토록 요구받을 경우 허가신청서를 재차 제출할 수 있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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