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발표한 국산 SGLT-2 억제제 ‘엔블로’. 최근 지방간 개선 효과가 확인되며 적응증 확장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치료제 부재 상태인 지방간 질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은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장을 시도하거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지방간 개선 효과를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5 유럽비만학회(ECO)'에서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의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간 내 지방증 지표(FSI, HSI 등)와 간효소 수치가 개선됐다는 결과로, 엔블로가 지방간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해당 연구는 간접적 지표에 기반한 것이지만, 지방간 비약물 시장이 대부분 생활습관 개선에 머물러 있는 현실에서 의약품 기반 치료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지방간 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에 대해 직접적인 적응증을 보유한 치료제는 없다. 기존 제품 중에서는 종근당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아토르바스타틴)’가 지방간 치료에 간접 활용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주로 이상지질혈증과 간기능 이상이 동반된 환자군에서 병용되는 처방에 해당하며, 지방간 자체 적응증을 획득한 사례는 아니다.
후발주자들은 신약 개발과 기술도입을 통해 지방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및 글루카곤 이중작용 기반의 대사질환 치료제 ‘HM15136’을 개발 중이며, 이 후보물질은 비만과 당뇨는 물론 지방간염(NASH)까지 폭넓은 적응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유한양행도 GLP-1 기반 신약 후보 ‘YH25724’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사질환을 중심으로 초기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트릴리움사로부터 NASH 치료 후보물질을 기술도입해 국내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 국내 임상 진입을 위한 전략 검토가 진행 중으로, 조만간 전임상 또는 1상 착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과 그 진행형인 NASH는 아직까지 글로벌 기준에서도 치료제가 매우 제한적인 분야로, 미국에서 지난해 첫 신약이 승인되며 시장 개화가 예고된 상태다. 국내 제약사들 역시 치료제 확보를 위한 초기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선제적 임상 데이터 확보와 파이프라인 강화가 향후 경쟁력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