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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의 발전은 오랜 시간 동안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간암이 이제는 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10%대에 불과했던 5년 생존율은 40% 이상으로 크게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늦게 진단받아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치료 후 재발률이 70%에 달해 간암 치료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건강보험 지원이 부족해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의 폭도 제한된 상황이며 이는 간암과의 싸움을 더욱 힘겹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있다. 이에 따라 간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과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간학회 이사장을 맡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교수를 만나 간암 정복 시대를 열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과 개선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와 동 대학원(의학박사)을 졸업했다. 대한방사선색전술연구회 학술위원장을 거쳐 현재 대한간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편집자주>.
지난 30여년 이상 오랜기간 간암 정복을 위해 의료진의 노력이 계속돼 왔다. 그동안의 성취와 현재 상황에서의 아쉬운 점은 무었인지 .
30여년 전 처음 간암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많은 환자가 늦게 진단받아 간 기능이 이미 많이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간암 진단 후 3개월에서 6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간암이 발병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간암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됐다. 특히 5년 생존율이 40% 이상에 달하는 몇 안 되는 국가로, 이는 정말 놀라운 발전이다. 그동안 간암 치료를 위해 항암제는 물론 색전술, 방사선 색전술, 고주파열 치료, 수술, 간 이식 등 다양한 치료법이 발전해왔다. 덕분에 과거 10%대에 불과했던 5년 생존율이 40% 이상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동안 간 질환 예방과 치료에 앞장서면서 이러한 성과를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자 보람이다. 간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치료법과 희망을 제공할 수 있었던 점에 감사한 마음이다.
여전히 60%에 이르는 환자가 간암을 늦게 진단받거나, 간 기능이 나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도 흔하다. 간 질환 조기 진단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움이자 앞으로의 도전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지난해 7월 C형 간염 국민건강검진 도입이 통과되며 1차 예방 활동에 진척이 이뤄졌다.
또한 최근 지방간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지방간으로 인한 간암 발생률이 증가 추세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지방간 환자가 많이 늘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지방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간 건강과 간 질환 조기 진단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이 지속돼야 하는 상황이다.
간암치료를 위한 함암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간암 정복을 위해 세운 앞으로 계획은.
1차 예방과 환자 치료권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B형 C형 간염 백신 접종과 정기 검진을 활성화시켜 두 간염을 완전히 퇴치하고 간 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로 인한 지방간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는 활동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늦은 진단으로 치료와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 이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위해 건강보험 급여 등재 기준이 완화되길 희망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이어나갈 것이다.
최근 간암에 매우 효과적인 항암제들이 많이 개발됐다. 대표적으로 더발루맙(Durvalumab, 제품명 임핀지), 트레멜리무맙(Tremelimumab, 제품명 이뮤도), 니볼루맙(Nivolumab, 제품명 옵디보), 이필리무맙(Ipilimumab, 제품명 여보이) 등이 있다. 그러나 이 항암제 중 현재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약제는 티센트릭(성분명 Atezolizumab)과 아바스틴(성분명 Bevacizumab)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간암은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후 간암이 재발하면 사망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간암 재발 방지 효과와 관련해 티센트릭과 아바스틴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발표됐으나, 전 세계 의사들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ytokine-induced killer cell, CIK) 기반 면역세포 치료가 유일하게 간암 재발 방지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즉, 이 치료에 대해 보험 규제를 보완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최우선 목표다.
간암 치료에서 면역 기반 치료제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이유와 전망은.
지난 30여년간 간암 치료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는 면역을 활용한 치료제와 기존 국소적 치료인 색전술, 방사선 색전술, 고주파열치료, 수술을 결합한 복합적인 치료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주로 화학 항암 요법, 즉 세포독성 항암제 치료가 많이 시행됐다. 하지만 세포독성 항암제는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후 등장한 소라페닙(Sorafenib)과 렌바티닙(Lenvatinib) 같은 표적 항암제는 분명히 효과를 보였으나, 완치되는 환자는 극히 적었다.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환자도 많지 않았는데, 여러 가지 부작용 문제도 이어졌다.
최근 면역항암제와 혈관생성억제제를 결합한 치료법, 면역항암제를 조합한 2제, 3제 요법들이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 치료법들은 완치되는 환자 수를 많이 증가시켰으며, 객관적 반응(Objective Response)도 크게 높였다. 현재 이 치료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은 30%를 훌쩍 넘기며,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3~4개월밖에 생존할 수 없었을 만큼 진행된 환자가 이제는 최대 27개월까지 생존하며 완치를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면역 기반 치료법은 간암 치료에서 더 활성화될 것이 분명하다.
최신 기술이 접목된 간암 치료제와 치료법이 다수 개발됐다.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이유는.
현재로서 완치를 기대할 방법은 간 이식, 간암 절제술, 혹은 고주파 열치료 정도뿐이다. 간암은 근치적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70%에 달할 만큼 매우 높은 재발률을 보이며, 결국 많은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위암, 대장암을 조기에 치료했을 때 재발률은 2% 채 안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간암은 조기에 치료하더라도 재발률이 60~70%에 이른다. 즉, 간암 치료에서는 재발률을 낮추는 것이 또 다른 핵심이다.
이때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 치료가 효과적이며, 부작용이 거의 없는 지씨셀(GC셀)의 '이뮨셀엘씨주(Immuncell-LC)'가 재발 방지와 치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뮨셀엘씨주 치료를 가장 많이 시행하는 의사 중 한 명으로서, 이 치료법은 재발률을 40% 이상 낮출 수 있는 수술 후 재발 억제제로서 매우 효과적이고 비용 대비 우수하다고 판단된다.
초기 간암 환자와 건강 상태가 양호한 간암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어느 정도 부작용은 치료를 위해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발 방지 치료에서는 부작용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며, 특히 치명적인 부작용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보장된 이뮨셀엘씨주를 간암 치료에서 강조하고 있다.
현재 모든 간암 환자에게 이뮨셀엘씨주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여러 주요 치료 가이드라인과 대한간암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 치료가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데이터가 매우 확고하다. 실사용데이터(Real World Data)뿐만 아니라, 통제된 무작위배정된 임상 데이터 등으로 발표된 논문에서도 이뮨셀엘씨주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 이러한 선택지를 환자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의사로서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뮨셀엘씨주가 아직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높은 치료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간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간암이 재발을 반복하면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뮨셀엘씨주가 간암 재발률을 40% 이상 낮추는 만큼,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이뮨셀엘씨주를 소개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7년 출시된 이뮨셀엘씨주가 시대를 너무 앞서 상용화되면서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의사 등 전문가들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인식과 개념을 따라가는 속도가 더뎠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조적인 반성도 하게 된다.
이는 수십 년간 사용해 온 저분자 치료제(Small molecules) 기반 항암제에 익숙함과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에는 저분자 기반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등과 같은 표적항암제가 다수 출시돼, 면역 및 세포치료제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간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자들과 건강보험 정책당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2010년 이후 CAR-T 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 등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바이오의약품(Biologics)에 대한 의사들의 수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를 점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또한 의료보험 관련 정책 담당자들의 인식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뮨셀엘씨주 효과는 서울대학교 병원을 비롯한 여러 의료기관에서 실사용데이터(RWD)를 지속해서 발표해 왔고, 해당 데이터에서 치료 효과가 반복적으로 증명됐다. 글로벌 학회에서도 이뮨셀엘씨주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뮨셀엘씨주가 신속히 건강보험에 등재돼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현재 새로 개발된 치료법들은 매우 고가다. 특정 세포치료제의 총 치료 비용은 10억원을 웃돌기도 한다. 이뮨셀엘씨주의 연간 치료 비용은 약 8000만원으로, 출시 이후 금액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2007년 출시 당시와 비교해 보면, 현재의 경제 수준에서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최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도 치료제 하나에 수억원의 비용이 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 바이알에 수억원이 드는 치료제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 수가 적더라도 효과가 확실하고 비용이 합리적인 치료제에 대해서는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은 결국 제한된 재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그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 재원을 백신 접종에 사용할 수도 있고, 선천성 심장 질환 관리나 치매 관리에 사용할 수도 있다. 모든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는 점도 이해한다.
그러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을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갑상선암이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은 폐암이다. 간암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폐암은 주로 70대에 많이 발생하지만, 간암은 50대에 많이 발생한다. 저 역시 50대에 속하는데, 50대는 국가, 가정,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나이대다. 따라서 간암이 미치는 매우 방대한 범위를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간암 환자들이 재발을 반복하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고, 경제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는 모든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국가 차원에서 이뮨셀엘씨주 등 간암 치료에 더 적극 나선다면, 환자와 사회,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과거에는 간암이 가장 치료하기 어렵고, 의사들이 쉽게 포기하게 되는 질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새로운 치료법들이 등장하면서, 간암 환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희망이 제시되고 있으며, 실제로 진행된 간암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는 절대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한 때다. 재발이 잦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좋은 치료제들도 많이 존재한다. 경제적인 부담은 건강보험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분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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