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형간염 감염률 세계 최고
인구 3분의 2가 감염 또는 보균자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8-27 06:21   
중국 남부 광동省의 B형간염 감염률이 세계 최고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동省 질병관리센터의 루오 후이밍 소장은 "내원환자 1,000만명의 혈액샘플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광동省 인구의 75%가 이미 B형간염에 감염되어 있거나 보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후이밍 소장은 "전체 중국인의 3분의 2 정도가 B형간염에 감염되었거나 보균자일 것임을 시사하는 조사결과가 공개되기도 했었다"며 "오늘날 중국의 B형간염 감염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만, 특히 광동省을 비롯한 남부지역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B형간염 감염자 수는 인구 20명당 1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충분히 소독되지 못한 주사바늘의 재 활용, 침술의 보급 등이 B형간염 감염률을 치솟게 하는 주된 원인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중국 예방의학학회의 류 청보 박사는 "중국의 B형간염 환자들은 60% 이상이 청소년기 이전에 예방접종 과정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이미 감염된 산모가 출산이나 수유하는 과정을 통해 아기에게 B형간염을 감염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류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 B형간염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는 매우 낮은 편이어서 임산부들 가운데 B형간염 진단 테스트를 받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가지 심각한 문제점은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차별대우를 우려해 감염사실을 알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류 박사는 "중국에서 B형간염 보균자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대학입학이 거부당하기도 한다"며 "따라서 이 문제는 보건분야에 국한된 현안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B형간염 예방접종을 위해 소요되는 25달러의 비용도 아직까지 상당수 중국인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속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B형간염 예방접종은 또 의료보험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B형간염 감염자들은 대부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일부 급성감염자들의 경우 바이러스가 간을 공격하면서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전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년 30만명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 80%는 B형간염 보균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한편 관영 신화사통신은 같은 날 중국의 심각한 AIDS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중국은 AIDS 바이러스 보균자 수가 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들 중 71%는 주사바늘을 공동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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