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폐고혈압증에도 효능
칼슘채널 차단제로는 치료에 한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5-25 06:05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실데나필이 폐고혈압증 환자들에게도 괄목할만한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데나필을 정맥내 투여한 결과 폐 혈관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폐 혈관 저항을 감소시키고 심박출량을 증가시켰다는 사실이 예비실험에서 확인된 것.

영국 셰필드大 의대 호흡기의학교실의 톰 E. 시돈스 박사는 23일 美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美 흉부의학 학술모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실데나필은 제 5형 환식 구아노신모노포스페이트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 특히 이번 연구는 당초 경구용 약물을 장기투여할 경우 나타나는 폐 혈역학(pulmonary hemodynamics)과 운동허용능(exercise tolerance)을 입증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었다고 한다.

폐고혈압증은 아직까지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질환. 현재는 프로스타글란딘을 비롯한 칼슘채널 차단제가 널리 쓰여지고 있으나, 이 약물 역시 모든 환자들에게서 효능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돈스 박사팀은 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는데, 이 중 4명이 3개월 동안 실데나필 25㎎을 1일 3회 정맥내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연구에 끝까지 참여했다.

참여자들의 운동허용능은 '셔틀 워킹 테스트'라는 방식을 활용해 측정됐다. 이 방식은 10미터 코스를 미리 정해진 신호시간에 맞춰 걸어서 오르내리게끔 한 것인데, 걷는 속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빨라지도록 고안됐다. 테스트는 환자가 더 이상 걸을 수 없거나 숨이 너무 차오르면 종결되도록 했다.

폐 혈역학은 우심도자법(right heart catheterization)을 진행하는 동안 처음 착수시점과 12주가 경과한 시점에서 측정됐다.

시돈스 박사는 "실데나필을 투여한 결과 심박출량과 운동허용능이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전신성 저혈압증이 나타났다는 징후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데나필은 또 투여환자 전원에게서 좋은 내약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칼슘채널 차단제로 효과를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던 폐고혈압증 환자들에게 실데나필이 매우 유용한 약물로 기대된다"면서 "좀 더 대규모로 후속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흡입용 산화질소를 이용해 진행되었던 유사한 실험에서는 이 같은 효과가 입증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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