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비타민D 섭취 "이제 국가가 나서야"
70년대 우리나라 혼·분식 장려 캠페인 연상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4-14 16:23   수정 2005.04.15 08:55
들에는 맑은 바람, 뜨거운 햇볕...

1970년대 초 우리나라가 국가적 차원에서 혼식·분식을 장려하기 위해 전파했던 캠페인 송의 가사이다.

그런데 이 같은 성격의 캠페인이 오늘날 대표적인 강소국(强小國)의 하나로 손꼽히는 덴마크에서 착수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덴마크 식품국(DVFA)이 보건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고령층과 유색인종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을 적극 장려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

이와 관련, 북유럽 사람들은 겨출철에 일조량이 급감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비타민D 결핍 상태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D의 상당량이 햇볕에 피부를 노출할 때 체내에서 합성되기 때문.

북유럽 국가들이 최근 2~60세 사이 연령층의 1일 비타민D 권고섭취량을 5㎍(마이크로그램)에서 7.5㎍으로,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경우 1일 10㎍으로 상향조정한 것도 그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북유럽 국가들 가운데 비타민D의 섭취량 확대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권장하고 나선 것은 덴마크가 처음이다.

비타민D 함유량 강화식품을 섭취토록 하기 보다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토록 유도하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도 이번 캠페인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다.

DVFA는 캠페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령자들의 경우 1일 10㎍, 장기요양시설에 입원 중인 이들의 경우 1일 20㎍의 비타민D와 함께 800~1,000㎎의 칼슘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는 홍보전단을 제작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고령자들과 마찬가지로 비타민D 결핍 상태에 빠지기 쉬운 특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유색인종 이민자들을 겨냥한 홍보전단도 각국 언어로 제작해 배포 중이다.

피부색이 짙은 이들은 문화적인 이유로 인해 햇볕에 피부를 노출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양의 비타민D를 체내에서 합성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일조량도 백색들에 비해 많은 편이어서 이번 캠페인의 타깃이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번 캠페인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덴마크 국민들 사이에 비타민D 결핍이 크게 확산되어 있음을 경고한 연구결과가 지난해 발표되었던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고령층 인구의 80% 가량이 비타민D 부족 상태에 있고, 25%는 비타민D 결핍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 당시 연구결과의 요지. 특히 햇볕에 피부를 노출하는 정도가 가장 낮은 편인 데다 운동량도 적은 고령층 가정주부들을 비타민D 섭취 및 체내합성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지목했었다.

이 논문은 그 이유로 "나이가 듦에 따라 피부 속에서 프로비타민의 일종인 칼시디올(calcidiol)의 합성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라 분석한 바 있다.

비타민D는 뼈의 튼튼함을 유지하고 근력(筋力)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미네랄 성분으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로 비타민D가 결핍되면 골다공증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덴마크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비타민D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사용되고 있는 캐치프레이즈가 문득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이제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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