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으로 항생제 손쉽게 제조
폴리케타이드 유전자 포함토록 조작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3-03 06:40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 에리스로마이신을 대장균으로부터 제조해 내는 기술이 가까운 장래에 개발되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리스로마이신은 호흡기 감염질환, 性 감염성 질환, 피부감염증 등 세균성 질환들에 널리 처방되고 있는 항생제.

폴리케타이드(polyketide)라고 불리우는 이 항생제의 주요성분은 토양 속에서 서식하는 세균들에 의해 생성되고 있다. 그런데 이 폴리케타이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지루한 과정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따라 보다 효과적으로 이 물질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많은 학자들에 의해 시도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그러나 美 스탠포드大 카이탄 코슬라 박사팀이 대장균을 이용해 이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기에 이른 것.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사람이나 동물들의 대장 속에서 빈번히 발견되고 있는 세균으로 사람에게서 심각한 질병이나 때로는 사망사례까지 유발하고 있다. 그런데 코슬라 박사팀은 대장균에 유전적 조작을 가해 이 대장균으로 하여금 자연적으로 에리스로마이신 폴리케타이드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포함하도록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코슬라 박사는 2일 발간된 '사이언스'誌에 "유전적 조작을 가한 이 대장균이 폴리케타이드를 성공적으로 생산해 냈다"는 요지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물론 대장균이 효과적으로 항생제를 생산하는 공장(factory)으로 활용되더라도 이것이 세균으로부터 약물을 생산하는 첫 번째 사례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예로 이미 대장균을 이용해 인슐린과 같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응용되고 있다는 것.

코슬라 박사는 "단백질의 치료효과는 지난 세기에도 많은 학자와 의사들이 인정한 것이지만, 유전적 조작을 통해 대장균이 지니는 무서운 생합성 능력을 억제하면 이 단백질을 실제 의약품 생산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장균이 폴리케타이드는 물론이고 항암제나 스타틴계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을 보다 용이하게 제조하는 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