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의약정보] 온코크로스, AI 신약개발로 의약품에 '새 생명' 불어넣다
제약바이오 직면한 특허 만료 문제 해결 및 새로운 가치 창출 '에버그리닝 전략' 지원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2-12 06:00   수정 2025.02.12 06:01
이 시리즈 기사는 약업신문이 매월 발간하는 의약학 전문잡지 ‘DI+의약정보’에 선공개 및 개제된다.

 

회사 소개

김이랑 대표이사.©온코크로스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의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온코크로스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전사체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AI 신약 개발 플랫폼 ‘RAPTOR AI(랩터 AI)’를 개발, 이를 통해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장(Indication Expansion)과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전략으로 신약 개발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의약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표현을 현실화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2015년 6월 김이랑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 유성선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2015~2021)과 서울아산병원 중앙내과 전임의(2014~2015)를 역임하며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의약학 전문가다. 

김 대표는 임상 현장에서 의사로서 희귀질환과 난치성 질환 등의 치료 한계를 절감하며, 기존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더 많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AI 기반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김 대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가 발족한 AI신약개발협의회 회장을 맡아 국내 의약학과 AI 기술 융합에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아산병원에서 내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뒤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또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분자영상프로그램과 하버드대학교 웰광의학센터 연구원으로도 활동하며 글로벌 의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김 대표는 “온코크로스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면서 “항암제 키트루다가 약 40개 적응증을 승인받으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 잡은 사례처럼, 온코크로스 AI 신약 개발 기술을 활용해 ‘제2의 키트루다’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I는 기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신약 개발 과정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단계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실패율이 매우 높다. AI는 방대한 생물학적 데이터와 화합물 데이터를 학습해 신약 개발 과정을 단축하고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AI는 단백질과 리간드의 결합 예측, 약물과 질병의 매칭, 적응증 확장 탐색 등, 기존 기술로는 어려웠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딥러닝과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AI 플랫폼은 특정 질병의 RNA 발현 패턴을 분석해 약물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타깃을 식별한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높은 정확도로 후보물질을 선별하고, 후속 연구 실패를 최소화한다.

이러한 기술은 약물 재창출과 적응증 확장에서 특히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약물의 RNA와 단백질 상호작용 데이터를 재분석해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함으로써,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팬데믹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 AI의 신속성과 정확성은 더욱 빛을 발휘한다. 실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발굴 과정에서 AI는 수천 개의 약물 후보 중 가장 유망한 약물을 단기간에 도출하며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온코크로스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적응증 확장 영역을 타깃하고 있다. 이미지는 신약 연구개발 과정 모식도.

온코크로스는 다양한 AI 신약 개발 전략 중에서도 기존 약물의 치료 잠재력을 확장해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하는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이미 임상 단계에 도달한 약물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온코크로스는 자체 AI 플랫폼 RAPTOR AI를 통해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 중이다. 하나는 IP(지식재산권) 권리 없이 서비스만 제공하는 ‘약물평가서비스’, 다른 하나는 IP를 공유하며 진행하는 ‘공동연구개발’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의 적응증 확장은 일반적으로 기존 타깃과 연관된 질환을 대상으로 문헌과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이뤄진다. 반면 온코크로스는 전사체 RNA 정보를 활용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질환과 약물 간의 새로운 관련성을 발견하고,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질환을 제시하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제약사가 인지하지 못한 신규 적응증 가능성을 AI 기술로 추가적으로 발굴하고, 개발 우선순위를 제안함으로써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임상 1상을 완료한 약물은 이미 독성이 검증된 상태이므로 온코크로스의 기술을 활용하면 전임상시험 효력시험만으로도 추가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기존에 평균 7~8년이 소요되던 개발 기간을 단 1년으로 단축하며, 개발 비용도 기존 대비 35%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실제 RAPTOR AI는 뇌 질환 치료제로 임상 2상을 진행하던 약물을 심장병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 빠르게 임상 3상에 진입시킨 사례가 이 기술의 혁신성을 잘 보여준다.

온코크로스의 접근 방식은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으로 제약사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제약사는 심장 질환과 같은 신규 적응증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온코크로스는 이 수익의 일부를 계약 조건으로 확보하면서 양사가 윈윈하는 구조를 형성한다.

RAPTOR AI는 온코크로스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기준, RAPTOR AI는 약 4억1705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23년 매출 약 9152만원 대비 약 4.6배 성장한 수치다. 2022년 RAPTOR AI 매출이 약 957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온코크로스 협업 적응증 확장 모델 예시.

 

적응증 확장 플랫폼 ‘RAPTOR AI’

RAPTOR AI 작동원리 및 경쟁력.

RAPTOR AI(RNA expression-based Anti-symmetrical Pairing Tool for On-demand Response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는 전사체(Transcriptome) 기반의 질병 및 약물 탐색 AI 플랫폼이다. 온코크로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ReDRUG(Restoration using DRug for targeting Unbalanced Genes)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 플랫폼은 약물과 질병이 미치는 영향의 반대칭성(상보성)을 전사체 수준에서 예측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사체는 세포나 조직에서 특정 시점에 발현되는 모든 RNA의 집합을 가리킨다. 유전체가 단백질로 발현되기 위해 전사된 전령 RNA(mRNA), 리보솜 RNA(rRNA), 비암호화 RNA 등이 포함된다. 이는 세포의 기능과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정보원으로, 전사체 분석을 통해 특정 질병과 연관된 유전자 발현 패턴이나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다.

RAPTOR AI는 질병 RNA 데이터를 입력받아 해당 질병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찾아내거나, 반대로 약물 RNA 데이터를 입력해 해당 약물에 적합한 질병이나 적응증을 도출한다. 나아가 이 두 데이터를 결합해 병용투여 시 최적의 효과를 보이는 약물 조합까지도 스크리닝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의 핵심 기술은 차별 발현 유전자군(Differentially Expressed Gene, DEG) 선정이다. DEG는 특정 질병 상태 또는 약물 반응에서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분석의 정밀도와 예측 정확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온코크로스는 3D 스코어링 시스템을 활용해 정상 상태와 질병 상태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비교하고, 상보적인 유전자 발현을 보이는 약물을 탐색한다. 이를 통해 약물의 최적 효능을 예측하며, 기존 신약 개발보다 더 높은 정밀도와 효율성을 제공한다.

또한 RAPTOR AI는 기존 AI 신약 개발 기업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기업들은 논문에서 약물과 질병 간의 연관 정보를 추출해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 의존한다. 반면 RAPTOR AI는 RNA 전사체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해 기존 방식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세밀한 정보를 찾아낸다. 새로운 적응증과 약물을 발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온코크로스가 AI 신약 개발 업계에서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RAPTOR AI의 분석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첫 번째 단계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는 데이터를 정규화하고 분석에 적합한 형태로 정리하는 전처리 과정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의 품질을 보장하고 분석의 정확성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전처리된 데이터를 RAPTOR AI에 입력해 DEG를 선정한 뒤 세포와 조직 간, 약물과 질병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최적의 결과 값을 도출한다.

온코크로스는 현재 700개 이상의 질병 데이터와 17만건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포함한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 2만5000건 이상의 약물 반응 데이터와 예후 데이터가 확보된 23건 이상의 암종 데이터도 확보했다. 또한 온코크로스가 보유한 예후 정보는 8만2000여건에 달해, 이를 바탕으로 약물과 질병 간의 상관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RAPTOR AI 분석 프로세스.

 

RAPTOR AI와 에버그리닝 전략

RAPTOR AI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직면한 특허 만료 문제를 해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에버그리닝 전략은 의약품의 물질 특허 만료 이후에도 제형, 적응증, 투여 방식 등의 개량 특허를 통해 독점 기간을 연장하고 매출 감소를 방어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개발된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 새로운 특허를 확보하며 신시장을 탄생시키는 동시에 시장 지위를 강화했다.

항암제 키트루다도 최초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후 적응증을 40개 이상 확장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에버그리닝 전략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 창출과 브랜드 가치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의약품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RAPTOR AI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외 주요 제약사들과 협력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RAPTOR AI는 대웅제약, 동화약품, JW중외제약, 보령 등 국내 대표 기업뿐 아니라, 프랑스의 4P-Pharma와 스위스의 AlphaMol Science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사용하고 있다.

특히 RAPTOR AI는 2022년 3월 JW중외제약과의 첫 계약을 시작으로, 2024년 4월 후속 계약까지 체결했다. 현재 AI 신약 개발 업계에서 후속 계약은 드문 사례로, 이는 RAPTOR AI의 우수한 기술력과 신뢰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암 진단을 위한 통합 플랫폼 ‘ONCOfind AI’

ONCOfind AI(온코파인드 AI)는 암 환자들이 항암 치료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 중 하나인 원발부위불명암(Cancer of Unknown Primary, CUP)의 원발 부위를 예측하는 AI 플랫폼이다. 온코크로스는 ONCOfind AI를 의료기기로 개발해 주요 수익 모델로 성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원발부위불명암이란 암이 처음 발생한 부위, 즉 원발 부위를 알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전체 암 환자의 약 3~5%에서 발생하며, 진단과 치료 측면에서 현재 의료계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암은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처럼 원발 부위를 기준으로 이름이 붙는다. 예를 들어, 폐에 큰 종양이 발견되면 의사들은 폐암을 의심하고 조직 검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조직 검사 결과 폐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될 수 있다. 이와 함께 CT나 MRI 검사에서도 암이 전이된 원발 부위를 찾지 못하는 경우, 이를 원발부위불명암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상황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

암 치료의 기본 원칙은 원발 부위에 따라 최적화된 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장암이 폐로 전이된 경우 대장암에 특화된 항암제를 사용해야 하며, 췌장암이 폐로 전이된 경우 췌장암에 적합한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원발 부위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광범위한 항암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치료 효과를 제한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낮추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국내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5년 이상 생존하는 반면, 원발부위불명암 환자의 경우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9~12개월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방식으로 원발부위불명암 진단의 정확도가 약 50%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낮은 정확도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의료진 역시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이러한 의료적 한계를 개선하고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ONCOfind AI를 개발했다. ONCOfind AI는 환자의 RNA 전사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원발 부위를 예측한다. RNA 데이터는 암세포의 발현 패턴을 분석하는 데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원발 부위와 연관된 특이적인 분자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협력 병원과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수집된 대규모 R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며, 현재 90% 이상의 높은 진단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기존 방식 대비 40% 이상 개선된 결과로, 원발부위불명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코크로스는 ONCOfind AI를 원발부위불명암 진단을 넘어 암 조기 진단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암 조기 진단은 치료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이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온코크로스는 플랫폼의 기능을 더욱 정교화하고, 제약·바이오 기업 및 의료 기관과 협력해 암 조기 진단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및 임상 연구 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루며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ONCOfind AI 소개 및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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