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본내 K-뷰티 성공, 현장에서 답을 찾다
원메이크 김영훈 대표
김유진 기자 pic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13 06:00   수정 2025.10.13 06:11

일본에서 K-뷰티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Qoo10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아마존재팬이 영향력을 넓히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은 브랜드 인지도보다 리뷰와 사용 경험을 중시하고, 아마존은 그들의 주요 쇼핑 무대로 떠올랐다.

원메이크 김영훈 대표가 일본 오사카 인텍스 전시장에서 지난달 23~26일 열린 ‘코스메 위크 오사카’의 ‘아마존 재팬’ 특별관을 소개하고 있다. 이 특별관은 원메이크가 운영했다. ©화장품신문 김유진 기자 

일본 오사카 인텍스 전시장에서 지난달 23~26일 열린 ‘코스메위크 오사카’는 K-뷰티와 함께 아마존재팬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행사였다. 행사기간 4홀에 마련된 아마존재팬 특별관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벽면을 가득 채운 브랜드 로고와 넓게 배치된 체험 진열대 앞에는 한국 뷰티 제품을 체험하고 설명을 듣는 일본 바이어와 참관객들로 북적였다.

아마존재팬 특별관은 K-뷰티 유통사인 원메이크가 운영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영훈 대표는 부스를 오가며 제품 설명을 돕고 상담을 이어갔다. 인터뷰 도중에도 카톡과 스마트폰 알림이 수시로 울렸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문의가 온다”면서 “상담 일정이 꽉 찬 상태”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김 대표는 “아마존재팬은 일본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점이 됐다”면서 “브랜드가 일본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아마존을 중심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메이크는 한국 브랜드의 일본 진출 과정에서 통관, 물류, 판매, 마케팅 전반을 지원한다. 단순히 유통 대행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며 브랜드가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한 브랜드는 일본 통관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성분 규제 문제에 부딪혔지만, 원메이크의 대응으로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고 출시를 이어갈 수 있었다. 또 다른 브랜드는 아마존재팬 초반 판매에서 낮은 리뷰 평점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원메이크가 신속히 소비자 대응을 지원한 덕에 평점이 회복되며 매출도 반등했다.

김 대표는 아홉 살 때 부모와 함께 오사카로 이민 와 일본에서 성장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요식업에 뛰어들어 여러 매장을 운영하며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요식업에서 번 자금이 지금의 밑거름입니다. 손님을 직접 상대하며 장사한 경험이 지금도 큰 힘이 됩니다.”

이 경험은 원메이크의 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는 지금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국에선 브랜드 전략을 논의하고 일본에선 판매 현장을 챙긴다.

“책상 앞에만 앉아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직접 부딪히고 소비자를 만날 때 길이 보입니다.”

원메이크는 온라인에 국한되지 않고 일본 주요 도매상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전역에 뷰티 제품을 공급하는 이노그룹(Inno Group) 과의 파트너십이다. 이를 통해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본 내 드럭스토어,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에도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장 상담에서 드러난 일본 소비자들의 특징은 ‘빠른 신제품 주기’와 ‘트렌드 적응력’에 대한 관심이었다. 원메이크는 이러한 흐름을 적극 반영해 브랜드 라인업을 구성한다.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을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노그룹과 같은 도매 채널을 활용해 대중 유통으로 확산시키는 구조다.

향후 전략에 대해 김 대표는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일본 내 옴니채널 유통망 강화다. 아마존, 라쿠텐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도매망을 동시에 확보해 브랜드 확산을 가속화해 나갈 예정이다.

두 번째는 브랜드 공동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다. 단순 유통을 넘어 소비자 체험형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통해 K-뷰티의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해외 시장 확장이다. 일본에서 검증된 성공 모델을 동남아시아, 북미 등으로 수출해 원메이크 자체를 글로벌 뷰티 인큐베이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일본은 여전히 K-뷰티의 최대 격전지지만, 단일 채널 의존만으로는 장기 성장이 어렵다”며 “원메이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도매와 직거래까지 아우르는 입체적 구조를 만들어 한국 화장품을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 시장은 결코 쉽지 않지만, 현장에서 답을 찾으면 반드시 길이 있습니다. 원메이크는 그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오사카=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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