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국은 여전히 가능성의 시장… K-뷰티엔 세심한 전략이 필요
충칭다매다유한공사 전종호 대표
김유진 기자 pic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9 06:00   수정 2025.05.29 06:10
▲충칭다매다 전종호 대표. ⓒ뷰티누리

"중국 시장은 끝난 게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더 정교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5 코스모뷰티서울  전시장에서 28일  만난 충칭다매다유한공사(重庆多买多贸易有限公司) 전종호 대표는, K-뷰티가 다시 중국 시장을 바라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2017년 설립 이후 중국 내 플랫폼 판매, 유통, 인증, 물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해온 충칭다매다는 수많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안정적인 현지 안착을 이끌어왔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가능성의 시장"이라며, 특히 콰징(Cross-Border E-Commerce) 방식과 SNS 기반 플랫폼 활용이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드는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충칭다매다는 어떤 기업인가?

충칭다매다는 중국 내에서 한국 브랜드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유통·통합 컨설팅 기업이다. 타오바오, 더우인, 콰이쇼우, 샤오홍슈 등 중국 주요 플랫폼에 입점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물류 대행과 인증 컨설팅, 통관 지원까지 전 과정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화장품 기업의 중국 진출에 특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중국에서 화장품을 정식으로 유통하려면 NMPA(국가약품감독관리국) 인증이 필수다. 이 절차는 일반 화장품 기준 약 6~8개월, 특수 화장품은 12개월 이상 소요된다.  인증을 위한 문서와 임상 시험 자료, 경내 책임회사 지정 등 요건도 복잡하다.
충칭다매다는 이러한 인증 과정을 권한 이전 계약을 포함한 구조로 체계화해 기업이 보다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어떤 전략이 효과적인가?

처음 중국에 진출하려는 화장품 기업은 현지 법인 설립보다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간접 진출 방식을 추천한다. 초기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 플랫폼 운영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타오바오, 더우인, 콰이쇼우 같은 주요 플랫폼은 한국 법인 명의로도 해외 플래그숍 운영이 가능하며, 인증과 마케팅 전략만 제대로 구성된다면 제품 판매에 무리가 없다. 물류 역시 한국이나 중국 내 지정 보세 창고를 이용해 위탁 발송 방식으로 운영하면 비용과 시간 모두 절약할 수 있다.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인증이 있다면?
판매 방식에 따라 인증 요건이 크게 달라진다. 일반 무역 방식의 경우 NMPA 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며, 임상 자료, 라벨 등록, 포장 심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중국 내 법인을 세우거나 경내 책임회사를 지정해야 하는 등 초기 준비가 어렵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반면, 콰징(CBEC) 방식은 보세구를 이용한 온라인 직구 형태로, 간단한 등록만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인증 없이도 판매할 수 있으며, 일반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에 매우 적합하다. 단, 의약품이나 일부 민감한 품목은 콰징 방식으로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제한은 존재한다.

 

중국 내 물류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은가?

중국은 면적이 넓고 물류 시스템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콰징 방식에선 한국 내 지정된 보세 창고를 통해 미리 중국 보세구에 제품을 보내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현지에서 빠르게 발송하는 구조를 활용한다.

이 방식은 현지 배송 수준인 1~3일 내 배송이 가능하고, 물류비도 절감할 수 있어 운영 효율성이 높다. 특히 세일 기간이나 프로모션 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콰징과 역직구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두 방식 모두 복잡한 인증 없이 중국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은 같지만, 운영 방식과 세금 구조에서 큰 차이가 있다.

역직구는 한국에서 주문이 들어온 후 제품을 개별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방식이다. 국제 배송이기 때문에 배송 기간이 7~14일  소요되며, 물류비가 높고 플랫폼 내 실시간 판매가 어렵다.

콰징은 중국 보세구에 제품을 미리 보내두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빠른 배송과 저렴한 물류비가 장점이다. 또한 플랫폼 상에서 실시간 판매와 마케팅 활동이 가능해,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효과적이다. 세금 측면에서도 콰징세(약 9.1%)가 적용돼, 역직구 방식의 행운세(10~50%)보다 훨씬 유리하다.

 

화장품 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 시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규모가 크지 않은 화장품 기업의 경우, 단독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인증과 마케팅을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정부지원사업을 활용하거나, 전문 유통사와 협력해 공동 브랜드관 입점 및 판매를 위탁하는 것이다.

특히 타오바오, 징둥, 샤오홍슈 등은 중소 브랜드가 진입하기에 충분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입점부터 운영까지 지원하는 전문 대행사를 활용하면 브랜드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

▲충칭다매다 전종호 대표가 2025 코스모뷰티서울에 출품한 더퓨어로터스 부스를 방문해 오유진 대표와 미팅하고 있다.  ⓒ뷰티누리

최근 중국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중국 소비자들은 지금도 K-뷰티 제품에 대한 호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소득 상위 30% 프리미엄 소비층이 핵심 타깃이 되고 있다. 건강, 뷰티,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제품 선택 기준도 고도화되고 있다.

이제는 제품력을 강조하기보다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졌다. 더우인, 콰이쇼우, 샤오홍슈 같은 플랫폼에서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에서 주목해야 할 플랫폼이 있다면?

타오바오는 입점이 비교적 자유롭고, 역직구 판매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더우인은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 KOL·KOC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최적화돼 있다. 최근에는 위챗 기반 스핀하오라는 커머스형 SNS 플랫폼도 부상하고 있어, 커뮤니티 기반 충성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달라져야 할까?

맞다. 이제는 단순히 입점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플랫폼 구조 자체가 폐쇄적이고 복잡하며, 경쟁도 치열해졌다. 하지만 한국에는 중국 유학생과 장기 거주자 등 현지 문화에 밝은 인력 자원이 풍부하다. 이들과 협력해 위챗 기반의 SNS 마케팅이나, 한국 내 사전 반응 확인을 통한 전략적 확산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방식은 비용 부담도 낮고, 플랫폼 진입 전에 브랜드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진출을 고민 중인 K-뷰티 기업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국 시장은 여전히 K-뷰티에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이제는 감에 의존한 진출이 아닌, 시장 분석과 맞춤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 중심의 판매 구조와 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이해, 콰징과 같은 제도적 유연성, 그리고 소비자와의 소통 방식까지 모두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그럴 때, K-뷰티는 다시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와 실질적인 성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올해 코스모뷰티서울은 30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국제전시가  공동주최했다. 

 개회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장관은 “지난해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68억달러를 달성해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규제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민간 협업 방식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51개국 161개사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미주 대형 뷰티 유통사인 예스세일즈(Yes Sales Inc),  영국 드러그스토어 왓슨스그룹의 슈퍼드러그(Superdrug) 등 글로벌 빅바이어를 비롯해 예년의 2배 규모의 바이어들이 참가하고 있다. 

코엑스 A홀과 1층 로비공간 등에 마련된 전시·상담부스에는 K-뷰티기업 총 441개사가 참여했다. ‘루키 오브 더 이어’ 어워즈에서 수상한 14개 우수 뷰티기업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관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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