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감염성 질환 예방백신 개발‧발매 전문기업 발네바社(Valneva SE)는 자사의 ‘코로나19’ 전체 바이러스 불활화(inactivated) 백신 ‘VLA2001’과 관련,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도출했던 사전구매 합의(APA)의 개정案을 승인했다고 20일 공표했다.
개정案은 EU 개별 회원국별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 out)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자 당초 합의내용에서 정한 5일의 기간이 경과한 후 각국별 서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전구매 합의 내용의 개정案은 회원국들이 올해 총 125만 도스 분량의 ‘VLA2001’을 구매하고, 연내에 공급받기 위해 같은 분량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 행사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앞서 EU 집행위는 ‘VLA2001’의 올해 사전구매와 내년에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합의와 관련, 종결 의향을 지난 5월 발네바 측에 통보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의 통보는 사전구매 합의를 도출할 당시 ‘VLA2001’이 2022년 4월 30일까지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의 허가를 취득하지 못할 경우 EU 집행위 측에 합의를 종료할 권한을 부여했던 것과 관련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사전구매 합의를 도출할 당시 발네바 측은 EU 집행위가 차후 2년 동안 최대 6,000만 도스 분량의 ‘VLA2001’을 사전구매하고, 이 중 2,700만 도스 분량은 2022년에 구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날 발네바 측은 1차 공급분의 공급이 차후 수 주 이내에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및 불가리아 등 EU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발네바 측은 이와 함께 수요가 증가할 경우 EU 회원국들에 대한 추가공급이 가능케 하기 위한 분량을 보유키로 했다.
아울러 800만~1,000만 도스에 달하는 잔여분량을 기타 세계 각국에 배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발네바 측은 ‘VLA2001’의 유통시한은 최대 24개월이어서 차후 6~12개월 동안 이 같은 분량의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발네바社의 토마 링겔박 대표는 “EU 집행위가 사전구매 합의의 종결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환영해 마지 않지만, 주문분량 측면에서 보면 EU 각국민들이 내보였던 높은 관심도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우리는 개정案을 수용하고 그 동안 기다려 왔던 EU 각국민들에게 우리의 백신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링겔박 대표는 뒤이어 “판데믹 상황이 한풀 꺾였지만, 최근 유럽 각국의 ‘코로나19’ 증가추이를 보면 대체백신을 필요로 하는 니즈가 존재함을 여실히 방증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18세 이상의 전체 EU 각국민 가운데 15%가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데다 우리는 보다 전통적인 백신 기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수의 메시지를 전달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일부 EU 회원국에서 진행된 시장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의 불활화 백신이 유럽에 공급될 경우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공공보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U 회원국들의 주문분량 감소와 관련, 발네바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프로그램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발네바 측은 세계 각국에서 백신 추가공급과 자금수혈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잠재적 고객과 합의에 도달하고 올여름 중으로 필요로 하는 자금을 수혈받는 경우를 전제로 현재 진행 중 또는 2세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개발을 좀 더 심도깊게 진행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발네바 측은 EU 집행위의 주문분량 변화가 즉각 자사의 현금 유동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다.
다만 EU 집행위 및 영국의 공급계약 내용 등을 근거로 2022 회계연도 매출이 당초 공개되었던 내용의 하한선 범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전구매 합의의 개정과 관련, ‘VLA2001’의 제조를 유보하고 ‘코로나19’ 관련 자산에 대한 평가절하(write-down)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발네바 측은 다음달 11일 상반기 경영실적을 공표할 때 보다 상세한 계획과 재무상황에 대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발네바 측은 라임병 백신 후보물질과 치쿤구니야(chikungunya: 모기 매개성 바이러스 감염증의 일종) 백신 후보물질 등 2개 개발 후기단계 자산들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이 중 라임병 백신 후보물질은 화이자社와 제휴해 3/4분기 중으로 임상 3상 시험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1회 접종용 치쿤구니야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하반기 중으로 FDA 허가신청 절차가 개시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