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고혈압제 복용하면 ‘코로나19’ 위험성 상승?
ACE 저해제ㆍARB 제제 등 코로나 진단ㆍ입원ㆍ합병증 증가와 무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2-31 11:22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항고혈압제들의 복용이 코로나에 감염되거나 합병증이 수반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제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들(ARBs)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서 ‘코로나19’를 진단받거나, 입원하거나, 합병증이 수반될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대규모 분석결과가 공개되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의학 학술지 ‘란셋’誌의 자매지인 ‘란셋 디지털 헬스’에 지난 17일 게재된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제 및 코로나19 민감성: 글로벌 오픈 사이언스 코호트 분석’이 그것이다.

총 110만명 이상의 세계 각국 항고혈압제 복용자들을 대상으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수록된 이 보고서는 글로벌 의료 데이터 컨소시엄 OHDSI(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이 실제 임상례(real-world evidence) 자료는 ‘코로나19’ 위험성 증가와 관련한 우려로 인해 ACE 저해제 또는 ARB 제제들의 복용 중단을 삼가줄 것을 환자들에게 요망하고 있는 최근의 각국 보건당국 및 임상 가이드라인 권고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교신저자로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의과대학의 마크 A. 수처드 교수(생물응용수학‧생물통계학‧인체유전학)는 “고혈압 환자들의 ‘코로나19’ 예후가 좋지 않게 나타나는 사례들이 보고됨에 따라 일부 항고혈압제들이 유해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제시하고자 하는 명확한 답변은 다른 약물들과 비교했을 때 ACE 저해제 및 ARB 제제들이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대동소이한 결론을 제시한 다른 연구 건들도 존재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내용의 경우 지금까지 항고혈압제 복용환자들의 ‘코로나19’ 민감성(susceptivility) 위험도와 관련해 이루어진 가장 포괄적인 연구사례라는 맥락에서 단연 주목할 만한 것이다.

OHDSI 연구팀은 미국 컬럼비아대학 어빙 메디컬센터, 보훈병원 및 스페인 일차의료 연구 정보 시스템 등 3가지 자료출처들을 통해 확보한 전자 의료기록 내용을 대상으로 분석작업을 진행했었다.

ACE 저해제, ARB 제제, 칼슘채널 차단제(CCB) 및 타이자이드 계열 이뇨제(THZ) 등을 복용한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확보된 대규모 자료를 분석‧평가했던 것.

그 결과 연구팀은 ARB 제제를 복용 중인 고혈압 환자들이 ‘코로나19’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ACE 저해제로 전환해야 할 임상적 이유가 없음을 입증하는 등 탄탄하고 재생산할 수 있는(reproducible) 실제 진료현장 임상례 자료를 도출할 수 있었다.

수처드 교수는 “분석결과를 근거로 할 때 설령 위험성의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미미한(marginal) 수준의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제 1저자로 시험에 참여한 영국 던디대학의 다니엘 모랄레스 임상연구원은 “3종의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두가지 방법론을 적용한 가운데 단독복용群 또는 병용群을 포함해 ACE 저해제 및 ARB 제제 복용환자들을 다른 항고혈압제 복용환자들과 비교분석하면서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총 1,280건에 달하는 비교작업을 진행한 결과 고도로 일관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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