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이 아스트라제네카社 및 옥스퍼드대학에 의해 개발이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또는 ‘COVID-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30일 ‘긴급사용 승인’(approved for emergency supply)을 결정했다.
‘AZD1222’는 이날 첫 투여분의 공급이 이루어짐에 따라 내년 초 접종이 개시될 수 있게 됐다.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긴급사용 승인’을 취득한 것은 화이자社 및 바이오엔테크社의 ‘BNT162b2’(12월 2일)에 이어 ‘AZD1222’가 두 번째이다. 아울러 ‘AZD1222’가 ‘긴급사용 승인’을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社는 MHRA가 ‘AZD1222’를 18세 이상의 성인들에게서 능동면역(active immunisation)을 확립하는 용도로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했다고 공표했다.
승인내용을 보면 MHRA는 ‘AZD1222’를 4~12주의 간격을 두고 2회 접종받도록 권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따르면 4~12주의 간격을 두고 ‘AZD1222’를 2회 접종하는 요법은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고 안전한 데다 중증 감염사례가 관찰되지 않았고, 2회 접종을 마친 후 14일 이상의 기간 동안 입원한 사례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MHRA와 백신접종‧면역력확립 공동위원회(JCVI)가 권고한 내용에 의거해 영국 공공보건원(PHE) 및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E)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이 백신의 영국 내 배정‧공급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영국 정부에 최대 1억 도스 분량을 공급키로 한 합의내용의 일환으로 내년 1/4분기에 수 백만 도스 분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스트라제네카社의 파스칼 소리오트 회장은 “오늘이 이 새로운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수의 영국민들을 위해 중요한 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백신이 효능과 내약성, 간편한 투여 등 여러모로 장점을 내포한 것으로 입증된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는 비영리로 공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 옥스퍼드대학 및 영국 정부 등의 수많은 관계자들 뿐 아니라 다수의 임상시험 피험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국 보건부의 매트 핸콕 장관은 “우리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최초의 치료제를 개발해야 할 책임이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은 영국이 이룩한 혁신을 자축해야 할 순간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백신이 세계 각국에서 가장 궁핍한 지역들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을 이 무시무시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핸콕 장관은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에 몸담고서 이 백신을 개발한 영국 과학자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면서 “그들이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가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에 도출된 영국의 성공 스토리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싶다”면서 “이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감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변함없이 이행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이루어진 ‘옥스퍼드 백신 시험’을 주도한 앤드류 폴라드 교수는 “보건당국이 이 백신을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기념비적인 순간이자 헌신적인 각국의 연구자들과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험자들에 의해 기울여진 각고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기도 하다”면서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지만, 이제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을 앞서가기 시작하면서 보건과 경제를 보호하고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취약한 사람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접종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MHRA의 ‘긴급사용 승인’ 결정은 판데믹 상황과 같이 중대한 공공보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비상승인을 가능토록 한 법 조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AZD1222’는 이 법에 따라 ‘긴급사용 승인’이 이루어진 첫 번째 사례이다.
MHRA는 임상시험 자료에 대한 순차심사(rolling review)를 거쳐 의약품심의위원회(CHM)가 권고한 내용에 근거를 두고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한 것이다.
순차심사 자료 가운데는 옥스퍼드대학이 주도한 임상 3상 시험 프로그램에 대한 중간분석 결과가 포함됐다. 이 중간분석 자료는 의학 학술지 ‘란셋’誌에 지난 8일 ‘SARS-CoV-2에 대응하는 ChAdOx1 nCoV-19 백신(AZD1222)의 효능 및 안전성: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영국에서 진행된 4건의 피험자 무작위 분류 대조시험례들의 중간분석’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 백신은 현재도 진행 중인 임상시험례들로부터 효능‧안전성 자료가 추가로 확보되어 축적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 또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긴급사용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 중인 순차심사 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각국의 보건당국과 협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중‧저소득 국가들에서 ‘AZD1222’가 신속하게 접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 리스트에 이 백신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각국의 제휴기관들과 함께 내년 중 최대 30억 도스 분량의 ‘AZD1222’가 여러 나라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조역량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AZD1222’는 일반적인 냉장온도인 섭씨 2~8도(화씨 36~46도) 조건에서 최소한 6개월 동안 보관, 운송 및 취급이 가능한 데다 현행 의료기관에서 투여될 수 있다는 장점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