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이 간암 급증요인 “이(齒) 쓸 때 잘해”
간담도계 암과 상관성..다른 소화기계 암들은 무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20 13:17   
영국에서 총 46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구강건강과 위장관계 암의 상관관계를 추적조사한 조사결과가 공개되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퀸스대학 벨파스트 캠퍼스 공중보건센터의 하이데 W.T. 조르당 박사 연구팀이 18일 공개한 조사결과가 그것이다.

여기서 언급된 위장관계 암은 간암, 결장암, 직장암 및 췌장암 등을 지칭한 개념이다.

취약한 구강건강은 잇몸 통증 또는 출혈, 구강염 및 흔들리는 치아 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조르당 박사팀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장관계 암과 취약한 구강건강 사이에 괄목할 만한 상관관계는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간담도계 암과 취약한 구강건강은 상당한 상관성을 나타내 주목되게 했다.

조르당 박사는 “취약한 구강건강이 심장병이나 뇌졸중, 당뇨병 등 일부 만성질환들의 위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취약한 구강건강과 특정한 위장관계 암과의 상관성을 일관되게 뒷받침하는 증거자료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총괄한 연구팀은 총 46만9,628명의 조사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6년에 걸친 추적조사를 진행했었다.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기간 동안 총 4,069명에서 위장관계 암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처럼 위장관계 암이 발생한 조사대상자들 가운데 13%에서 구강건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구강건강에 문제가 있었던 이들은 연령대가 낮거나, 여성이거나,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거주하거나, 과일과 채소류를 1일 2회분(portions) 이하로 섭취한 그룹에 속한 이들에게서 훨씬 두드러졌다.

조르당 박사는 “구강건강에 문제가 있는 이들에게서 다른 소화기계 암들보다 간암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도출된 구체적인 생물학적 기전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가지 가능성으로 조르당 박사는 구강과 장(腸) 내부의 미생물군집이 질병 발병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점을 제기했다.

조르당 박사는 “간이 체내에서 세균을 제거하는 과정에 관여하는데, 이 간이 간염이나 간경변 또는 암 등의 질병들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되면 본연의 기능이 감퇴하면서 세균이 보다 오랜 기간 살아남게 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구강 내부에 존재하는 세균의 한 유형으로 조르당 박사는 푸조박테리움 뉴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을 언급했다. 다만 푸조박테리움 뉴클레아툼이 간암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행하는 역할을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생물군집과 간암의 상관관계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취약한 구강건강과 높은 발암률의 상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설로 조르당 박사는 치아결손(missing teeth)으로 식생활 변화가 수반되면서 좀 더 연하고 영양가가 낮은 식품 위주로 섭취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간암 위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간암은 EU 각국에서 매년 60,000명 가까운 이들의 사망원인으로 꼽히면서 6번째 암 사망원인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다빈도 암이다. 아울러 EU 각국의 간암환자 5년 생존률이 11%에 불과하고, 환자 10명당 9명 정도가 55세 이상의 연령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전체 간암 발병사례들의 절반 가량이 예방 가능했던 케이스들이어서 과다체중, 비만, 흡연, 음주 등의 라이프스타일 위험요인들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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