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과량복용으로 인한 사망사례들과 처방용 의약품의 오‧남용 문제에 대한 일반의 경각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상당수 환자들이 뇌전증을 치료하고 대상포진으로 인한 신경통을 완화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처방약인 가바펜틴 제제를 오‧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조사결과가 공개되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다시 말해 통증완화를 위해 고단위 아편양 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복약준수도와 불법약물 복용실태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거의 5명당 1명 꼴로 가바펜틴 제제 양성반응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환자들은 의사와 상담을 나누고 처방전을 발급받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눈이 크게 떠지게 했다.
미국 인디애나州 인디애나폴리스에 소재한 진단의학업체 아리아 다이애그노스틱스社(ARIA Diagnostics)의 폴루루 L. 레디 의학이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펜실베이니아州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던 제 68차 미국 임상화학협회(AACC) 연례 학술회의 및 임상시험 장비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레디 박사는 “이처럼 가바펜틴 제제 오‧남용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놀라운 대목이었다”며 “이는 또 처방권자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가 도출된 것은 아무래도 의사들이 아편양 제제 등을 처방한 환자들의 가바펜틴 제제 오‧남용 실태를 항상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없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레디 박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오‧남용 증가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보다 철저한 모니터링 절차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한 약물 오‧남용 실태 조사자료를 인용하면서 지난 2008~2011년 기간 동안 대도시 지역 병원 응급실 내원실태를 분석한 결과 가바펜틴 제제 오‧남용률이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음을 짚고 넘어가기도 했다.
가바펜틴 제제는 단독복용할 경우 오‧남용 가능성이 높지 않은 까닭에 관리대상 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지는 않지만, 아편양 제제나 근육이완제, ‘바리움’(디아제팜) 또는 ‘자낙스’(알프라졸람) 등의 항불안제들과 병용할 경우 오‧남용 위험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레디 박사팀의 조사결과를 보면 가바펜틴 제제를 복용한 환자들 가운데 56%가 아편양 제제와 병용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27%는 아편양 제제 및 근육이완제 또는 항불안제와 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편양 제제나 근육이완제, 항불안제 이외의 약물들과 가바펜틴 제제를 병용한 사례들도 일부 눈에 띄었다.
조사대상 323명의 샘플자료는 인디애나州와 애리조나州, 매사추세츠州에 산재한 통증클리닉 및 재활클리닉에서 확보됐다.
레디 박사는 “의사들이 가바펜틴 제제를 처방할 때 좀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 아니라 약물 오‧남용 전력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환자들도 단독복용할 때 안전한 약물이라고 하더라도 의사와 상담을 거치지 않은 채 다른 약물들과 병용할 경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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