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USA, 세포라 ‘기생’ 전략 통할까
세포라 인근에 뉴욕 단독 매장 오픈, 현지 공략 성공 여부 관심
양혜인 기자 hiyang@beautynury.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1-28 08:43   수정 2019.11.28 09:03

미국에 진출한 이니스프리가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에 기생(寄生)하는 전략을 선택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뷰티누리 화장품신문의 미국 현지 취재 결과 미국 뉴욕의 이니스프리 매장이 현지인들에게 이미 친숙한 뷰티편집매장 세포라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월 기준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이니스프리 브랜드 단독매장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첫 매장은 맨해튼 중심에서 남쪽 방향인 유니온스퀘어에 위치했으며 원월드트레이드 센터(1WTC)의 복합쇼핑몰 그라운드층, 맨해튼의 상징적 쇼핑 플레이스인 블루밍데일스 백화점 본점 맞은편에도 차례로 개장했다.

이니스프리 유니온스퀘어점은 단독매장으로서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맨해튼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동선에 포함되는 곳으로 취재 당시 매장에는 중국을 포함하는 아시아계 소비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매장을 방문한 아시아계 소비자들은 이니스프리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어를 구사하는 20대 여성이 동행한 지인에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매장 직원 못지않은 상세한 설명을 구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유니온스퀘어점은 뉴욕의 다문화, 다인종 그리고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 소비층을 고려한 현지인 매장 직원의 구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코카시안 남성 동성연애 커플이 매장을 방문했고 이들을 응대한 남성 직원도 동성애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묻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뉴요커’로 통칭되는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과 발길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취재 결과 유니온스퀘어점 주변에는 프레쉬 단독매장을 제외하고는 화장품 관련 매장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길 건너편에 위치한 스포츠용품 전문매장 ‘파라곤’에 방문하는 소비자는 화장품과 큰 관련성이 없다.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은 이니스프리 WTC점과 렉싱턴점의 위치를 세포라 인근으로 선택했다. 이니스프리 WTC점은 세포라 매장 맞은편에, 렉싱턴점은 세포라 매장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이는 뉴요커들의 방문이 많은 세포라 인근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매출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세포라에서 쇼핑을 마친 화장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게 되면 실제 매장 방문 및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세포라 매장에 존재하는 아시안 뷰티 브랜드 섹션에서는 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지만 이니스프리와는 겹치지 않는다.

취재 당시 현지인으로 북적거렸던 세포라 매장과는 대조적으로 이니스프리 매장은 아시아계 소비자 몇 명만이 넓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맨해튼 60가, 렉싱턴 애비뉴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의 각축장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이니스프리가 세포라 인근에 위치한 것은 반사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세포라에서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한 현지 소비자들이 곧바로 옆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매장을 방문한다면 아모레퍼시픽 미국법인의 유통전략은 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