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작용으로 암세포 항암제 다제내성 “뚝”
칼시트리올ㆍ칼시포트리올, 암세포 내성 획득기전 차단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24 15:17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효과적인 비타민D가 암세포들로 하여금 항암제에 내성을 나타내지 못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주목되고 있다.

비타민D의 대사물질인 칼시트리올(calcitriol)과 이것의 유사체인 칼시포트리올(calcipotriol)이 항암제들에 대해 암세포들이 내성을 얻는 메커니즘의 하나를 차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물내성 세포들을 선택적으로 사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13일 미국 사우스 다코타 주립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과‧생화학과의 수르타지 이람 조교수 연구팀은 미국 약리학‧실험요법제학회(ASPET)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약물대사 및 분해’誌(Drug Metabolism and Disposition)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칼시트리올 및 칼시포트리올이 ABC 운반체의 운반활성을 조절하고 MRP1 과다발현 세포들의 세포독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데 나타낸 효과’이다.

이람 교수팀은 약물의 흡수, 전달 및 체외배출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약물전달 단백질들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연구를 진행했었다.

과다발현된 약물운반 단백질은 암세포들이 내성을 얻는 주요한 메커니즘으로 알려져 있다.

이람 교수는 “몇몇 역학자료 및 전임상 시험결과를 보면 비타민D가 발암 위험성을 낮출 뿐 아니라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왔다”면서 “하지만 비타민D가 약물운반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면서 약물내성 암세포들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대부분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들이 암세포들을 사멸에 이르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결국에는 항암제에 내성을 나타낸 반면 비타민D의 대사물질과 이것의 유사체는 암세포들(naive cancer cells)을 사멸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암세포들이 내성을 나타낼 때 칼시트리올 및 칼시포트리올이 이처럼 내성을 나타낸 암세포들을 사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람 교수는 “다제내성 관련 단백질 1(MRP1) 과다발현 다제내성 암세포들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데 부수적 민감성(collateral sensitivity)라는 개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곳에서 힘을 얻으면 다른 곳은 약화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것.

이에 따라 이람 교수팀은 내성을 얻는 과정에서 약물내성 암세포들이 이용하는 ‘아킬레스의 건’에 초점을 맞췄다.

MRP1은 세포 표면에서 일종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이람 교수는 “어떤 약물이든 이 문지기 부분을 통과할 수 있어야 하는데, MRP1은 폐, 신장 및 소화관 등의 장기 내부에서 독성물질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해한 물질들을 밀어내(pumping out) 세포들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MRP1이 과다발현되면 항암제들을 밀어내게 되고, 이로 인해 암세포들이 보호되면서 다제내성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라고 이람 교수는 언급했다.

MRP1의 과다발현이 폐암, 유방암 및 전립선암 등에서 나타나는 다제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람 교수는 또 “MRP1은 비단 항암제 뿐 아니라 대사계 질환 치료제에서부터 신경계 장애 치료제,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항우울제, 항염증제 및 AIDS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약물들의 효능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같은 약물운반 단백질을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약효향상이라는 성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람 교수는 강조했다.

바꿔 말하면 약물이 밀려나지 않을 것이므로 한결 적은 양의 약물을 복용하거나 투여받고도 동일한 효능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부작용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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