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섬유질 식품 스트레스 완화 동물실험서 시사
단쇄지방산 투여 후 스트레스‧불안한 행동 감소해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8-03 16:02   


섬유질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스트레스가 腸과 행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아일랜드 코크대학 APC 미생물군집 연구소 및 티가스크(Teagasc) 식품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영국에서 발간되는 학술저널 ‘생리학誌’(The Journal of Physiology)에 7월 31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의 제목은 ‘단쇄지방산: 미생물에 의한 대사산물이 스트레스로 인해 유도된 뇌-장-축 변화를 완화시키는 데 미친 영향’이다.

이와 관련, 스트레스는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腸과 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로 인해 행동변화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근들어서는 장내(腸內) 세균과 스트레스 관련 장애의 상관관계에 대한 학계의 관심도가 고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서 언급된 “스트레스 관련 장애”란 불안증, 우울증 및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장내 세균은 단쇄지방산(SCFAs)을 생성시키는데, 이것은 체내에 존재하는 세포들에 주요한 영양공급원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질을 다량 함유한 곡물, 콩류 및 채소류 등의 식품들이 단쇄지방산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동연구팀은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단쇄지방산을 투여했을 때 스트레스 수치 뿐 아니라 불안감과 유사한 행동이 줄어들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더욱이 장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경험한 실험동물에서 腸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腸에 구멍이 생기고 누수가 발생하면서 腸 내부와 체내의 다른 부분들을 차단하는 기능의 효율성이 떨어졌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

바꿔 말하면 아직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 알갱이들(particles)과 미생물, 세균 등이 구멍이 생긴 장벽(腸壁)을 통해 혈류 속으로 유입되어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쇄지방산을 투여하면 이 같은 腸 누수를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 같은 연구결과가 장내 세균이 뇌와 행동, 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장내 세균들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보충제를 개발할 경우 각종 스트레스 관련 장애를 개선하는 용도로 각광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수컷 실험용 쥐들에게 장내 세균에 의해 행성된 단쇄지방산을 공급하고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3주 동안 진행됐다. 그 후 행동검사를 진행해 실험용 쥐들에게서 나타난 불안증 및 우울증 유사행동, 스트레스 반응성, 인지기능, 사회성 및 腸內 투과성 등을 평가한 것.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단쇄지방산의 작용을 가능케 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단쇄지방산이 스트레스로 인한 체중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쇄지방산이 어떻게 일부 스트레스 유도성 작용들에 한해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지 규명하는 일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를 총괄한 존 F. 크라이언 교수(해부학‧신경과학)는 “장내 세균의 역할 뿐 아니라 이 세균들이 만들어 낸 물질들이 체내의 생리와 행동을 조절하는 것에 대한 학계의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에게서도 단쇄지방산이 스트레스 관련 장애를 완화할 수 있을지 규명하는 일이 차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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