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대학의 실무실습은 약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필수 과정이다. 실습은 약국, 병원, 제약사, 연구실 등에서 이뤄진다. 그중 병원에서의 실습은 병원 약사로서 갖춰야 할 지식과 태도를 배우고 개개인의 사고를 높임으로써 약사가 됐을 때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자질을 기르게 된다.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약사로서의 발을 내딛게 될 약학대학 6학년 3명의 실무실습 소감을 전한다. <편집자주>
다음은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김나현 학생의 서울대병원 실무실습 소감문.
![]() |
4년간 약학대학을 다니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에 의해 약 조제가 자동화되면 약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약사는 조제 역할을 빼앗기면 사라질 직업인가?’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불편하게 자리 잡았고, 우리의 직능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약국 실습 중에 한 환자분께서 “요즘 약은 기계가 다 지어주고, 약사들은 돈 쉽게 벌어서 좋겠어요. 약 봉투에 쓰여 있는 것 보고 알려주면 되니까 공부도 별로 안 해도 되죠?”라고 말씀하셨고 그때 그 말이 제 마음에 참 아프게 박혔습니다. 그때 저는 “아, 정말 환자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구나”라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현재 사회가 바라보는 약사 직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환자분의 말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고, 어떻게 하면 환자분들이 약사에게 더 기대를 걸어주실지, 그리고 환자 치유에 꼭 필요한 존재로 바라봐 주실지 스스로 고민해 보았지만,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에서 10주간 선배 약사님들의 모습을 어깨너머로 바라보며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제 자동화는 약사의 직능을 넓혀주는 기회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실습 하며 조제 자동화는 조제에만 쏟던 약사의 시간을 환자에게 돌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병원은 조제 업무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약사 인력이 조제 업무에 많이 치우쳐져 있고, 환자분들을 만나러 병동에 다녀올 인력도 제한적이라 특정 요일을 정해서 회진 및 복약지도를 하고 계신다는 점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한편, 여러 실습사이트의 퇴원 복약지도를 참관하며 환자분들이 다른 의료진에게 미처 묻지 못했던 본인의 상태, 복용하는 약에 대해 궁금했던 점, 피해야 할 음식 등 편하게 질문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약사를 만나는 시간이 환자분들께도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주간 실습하면서 느낀 생각들과 매주 파트장님, 과장님, 약제부장님과의 간담회를 통해 병원에서도 약사들이 환자에게 귀 기울이고, 적절한 전문적인 판단을 내릴 기회가 많아진다면 환자분들께 ‘약사는 의지할 수 있는 믿음직한 전문가’로 인식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조제 자동화로 약사의 조제 업무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다면 이는 약사의 업무를 뺏는 것이 아닌 약사의 직능을 넓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말과 행동이 따뜻한 서울대병원 약사님들
서울대학교 병원 약사님들께 10주간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약사님들의 목소리에는 배려와 따뜻함이 담겨있다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에도 의료진, 환자, 동료 약사님들과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상대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목소리들뿐이었습니다. 과제나 업무 중간마다 약사님들의 배려 담긴 대화가 들릴 때면 마치 의식의 알람같이 “나도 방금 말씀하신 약사님처럼 어려운 상황도 기분 좋게 풀어갈 수 있을까?” 끊임없이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바쁜 와중에 환자분들을 만나실 때도 환자분께서 완전히 이해하실 때까지 친절히 설명해 주시는 약사님들을 보며 ‘나도 내 마음의 여유와 상관없이 항상 말과 행동이 따뜻한 약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약제부 실습 후 생긴 다짐
실습 첫 OT 때 약제부장님께서 10주간 실습을 하며 ‘인술의료’의 의미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실습 초반의 저는 ‘어진 의료’가 무엇인지 와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한 실습 8주 차 어느 날, 무심코 바라본 약제부 입구 배너 속 “인술의료”라는 문구에 말로 형용할 순 없는 따뜻함이 느껴졌고, 이에 오늘도 함께 실습할 동료를 위해, 혹시나 만나게 될 환자분들을 위해 내 마음의 온도를 더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실습하는 동안 선배약사님들의 고민과 노력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동안의 약사의 모습은 ‘묵묵히 환자와 의료진 뒤에서 지원해 주는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앞에서 적극 환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건강한 삶으로 함께 이끌어 주는 동반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모습이 제가 그동안 찾아 헤맸던 답의 퍼즐 조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답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습니다. 비록 아직 배운 것보다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지만, 10주간 실습하며 깨달은 것들을 꼭 잊지 않고 약사가 된 후에도 동료와 환자들께 믿음직하고 따뜻한 약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대병원 약사님들과 훌륭한 동기 실습생들과 함께 10주간 실습하며 어떤 약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좋은 기회 주신 서울대병원 약사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리고 싶고 10주간 서로 믿고 항상 즐겁게 함께해 준 실습 동기들께도 다가올 미래에 꼭 멋진 약사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01 | SCL사이언스,펜타메딕스 인수..개인 맞춤형 ... |
02 | 제이엘케이, AI 뇌경색 회복 예측 연구 결과... |
03 | 파미셀 “줄기세포 치료, 알코올성 간경변 환... |
04 | "데이터 안 모으면, 3강 진입 없다" 한국 AI... |
05 | 셀트리온, 고용노동부 ‘2025 대한민국 일자... |
06 | 에이테크아이엔씨, ISO 13485 인증 획득..해... |
07 | 에피바이오텍, 베이징 노스랜드와 JV 설립 ... |
08 | 문신사법, 법사위 통과 하루 만에 본회의 좌... |
09 | "한국, 세계 3대 AI 강국 유력" AWS '퍼블릭... |
10 | 대한한약사회, 동아대병원 문전약국 소송 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