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안 모으면, 3강 진입 없다" 한국 AI 신약개발·헬스케어 현실
제약바이오협 김화종 단장·서울AI허브 박찬진 센터장, AI 확산 현실과 해법 제시
원활한 데이터 활용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지원 필요성 강조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11 16:57   수정 2025.09.11 17:02
‘AWS 퍼블릭 섹터 데이 서울 2025’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주제는 ‘공공부문 AI 구현 로드맵: 리더십 관점에서 바라보는 AI 도입과 혁신 그리고 전략 방향 공공기관 AI 도입 성공을 위한 제언’이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국가 AI 전략이 ‘글로벌 3강’을 목표로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민감한 데이터 활용과 스타트업 지원의 한계가 현장에서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케이멜로디사업단 김화종 단장과 서울AI허브 박찬진 센터장은 11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WS 퍼블릭 섹터 데이 서울 2025’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각각 제약·바이오와 스타트업 현장에서 마주한 AI 전환의 현실적 제약과 개선 과제를 강조했다.

행사에는 정부·공공기관, 교육,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00여명이 참석해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기반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올해는 특히 ‘헬스케어 데이터 기반의 미래 의료’ 트랙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교육 및 리서치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의 스마트 캠퍼스’, ‘정부기관·국방·우주항공 디지털 혁신으로 실현하는 지능형 정부’까지 3개 트랙이 운영됐다.

케이멜로디사업단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연합학습 기반 AI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사·병원·연구소 등 30여개 기관이 참여해 민감 데이터를 외부 유출 없이 공동 활용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AI허브는 서울시가 지원하고 서울대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기관이다. 매년 약 400개 기업에 산업 특화형 교육(AI+헬스케어 등)을 제공하며 AI 융합 생태계를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케이멜로디사업단 김화종 단장이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연합학습 없이는 진정한 데이터 활용 불가능”

김 단장은 AI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데이터 공유의 어려움을 꼽았다. 그는 “제약사, 병원, 연구소가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빅데이터의 힘은 서로 다른 데이터가 합쳐질 때 나오는데, 누구도 데이터를 쉽게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실제 데이터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도 마치 한곳에 모은 것처럼 학습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케이멜로디’ 프로젝트가 이런 방식을 기반으로 민감 데이터 협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단장은 “미국은 엔비디아가 병원 데이터를 공동 분석하고, 유럽은 멜로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데, 한국만 진도가 더디다”라며 “정부가 법적·제도적으로 간접적 데이터 활용을 뒷받침해야 세계 3강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그는 데이터 활용의 문제를 신약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정밀의료와 국가 바이오산업 경쟁력 전반으로 확대해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좋은 약을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히 제약회사의 수익 문제가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질과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다”며 “연합학습 같은 신뢰 기반의 데이터 협력 모델을 정착시킨다면 제약·바이오뿐 아니라 의료·지자체·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AI+헬스케어 융합, 스타트업 돌파구”

서울AI허브 박 센터장은 헬스케어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산업 융복합형 AI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AI 4대 전략 방향은 전반적으로 잘 가고 있지만, 특히 산업 융합 영역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센터장은 “정부가 고급 AI 인력 중심으로 인재 양성을 추진한다면, AI허브는 AI와 로봇, AI와 제조, AI와 헬스케어 같은 융복합 코스를 만들어 산업 종사자들이 현장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이 헬스케어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R&D와 AI 적용이 가능하지만, 중소 제약바이오 스타트업은 도메인 특화형 AI 교육과 지원 없이는 산업 전환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센터장은 AI 대형 모델이 기존 스타트업 서비스 영역을 흡수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헬스케어 융합에서 찾았다. 그는 “헬스케어 분야는 데이터 보호와 윤리적 제약이 크지만, 스타트업이 이런 조건 속에서 맞춤형 AI를 설계할 수 있다”며 “산업 AI 전환의 주역은 결국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AWS 정연 어카운트 매니저, 업스테이지 이활석 CTO, 서울 AI허브 박찬진 센터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김화종 단장, 육군교육사령부 김동일 부이사관.©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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