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터지기 전 미리 알 수 없나?
대부분 증상없어...건강검진으로 발견 가능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1-02 06:00   수정 2023.01.02 06:00

▲ 뇌동맥류 이미지. 사진=서울대병원

요즘처럼 추운 겨울이면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뇌동맥류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뇌혈관은 심장에서 대동맥을 거쳐 맨 먼저 혈류가 도달하는 기관으로 매 순간 혈압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뇌세포는 일정한 혈류량 유지를 필요로 해 혈압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장동규 교수는 “추운 겨울에는 실내 외 온도 차에 의해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가 팽창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 변화가 잦을 수 있다”며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제는 대부분 평소엔 이렇다 할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것.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이성호 교수는 “편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우연히 발견된 뇌동맥류와의 연관성을 묻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머릿속 시한폭탄 같은 뇌동맥류를 미리 알 수는 없는 걸까?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검진이다. 전체 수술 환자 중 약 80%가 건강검진으로 미리 발견해 수술을 받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3만147명으로 2011년 1만1005명에 비해 약 2.7배 증가했다. 연령 별로 보면 60대가 32.0%로 가장 많고 50대, 70대, 40대 순이다. 여성환자가 남성환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도 특징이다.
 
뇌동맥류라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뇌동맥류 중에서 비교적 덜 위험한 경우는 크기가 작거나 파열 위험이 낮은 부위에 있는 경우다. 특히 상상돌기 주변이나 경막 외에 있는 동맥류는 파열 위험이 굉장히 낮다.
 
반면 이미 파열이 일어난 동맥류나 증상이 발생한 동맥류는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은 보통 혈관조영술을 통해 뇌동맥류의 자세한 모습을 보고 결정한다. 혈관조영술은 대퇴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뇌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해 혈관의 모습을 직접 관찰하는 방법으로 동맥류의 모양과 주변 혈관의 위치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뇌동맥류는 위치, 모양, 크기, 환자의 혈관 상태 등을 고려해 파열을 막기 위한 치료를 선택적으로 시행한다”며 수술과 시술은 각각 장단점이 있어 두 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두개골을 절개하고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뇌동맥류에 접근한 후 클립으로 묶어주는 수술인 ‘클립결찰술(개두술)’과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뇌동맥류 안으로 삽입한 후 가느다란 백금 코일을 채워 파열을 막는 시술인 ‘코일색전술(혈관내치료)’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는 최근 뇌동맥류 수술 50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인천성모병원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시 환자의 약 절반 정도가 병원 도착 여부와 상관없이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길 만큼 발병만으로도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질환”이라고 전한 뒤 “하지만 파열 전 치료하면 약 90% 이상 정상생활이 가능하고 완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이성호 교수는 “뇌동맥류가 진단되면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들이 동맥류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앞으로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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