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KTB네트워크 벤처투자본부 이광희 팀장
국내 제약업계 환경이 급변하면서 제약사간 M&A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 종사자들이 각종 토론회에서 M&A를 언급하는 비중에 비해, 아직까지 성공적인 M&A 사례나 의미 있는 형태의 M&A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우선 ‘폐쇄적인’ 국내 제약업계의 풍토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 풍토와 더불어 M&A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막연한 추측 역시 제약사간 M&A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국내 제약 산업 환경에서 과연 M&A가 필요한가라는 논의도 아직 쟁점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M&A가 필요하다는 가정 하에 성공적인 M&A를 위한 요건들을 정리해 본다. KTB네트워크 벤처투자본부 이광희 팀장으로부터 성공적인 M&A를 위한 요건들에 관해 들어 보았다.
제약환경의 변화… 중소제약사들에게 M&A 압박
KTB네트워크 벤처투자본부 이광희 팀장에게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M&A가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성공적인 M&A를 논의하기에 앞서, 그 필요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M&A에 대한 논의가 아무짝에도 쓸모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중소제약사들의 M&A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국내 제약 산업의 환경은 특히 중소제약사들에게 M&A를 강제할 것입니다.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제약사들의 경우는 좀 더 여건이 성숙돼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매출액 500억 미만의 작은 제약사들은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올 것입니다. 계속해서 제약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업종을 바꿔야할 것인지…. 그리고 제약업을 계속하게 된다면 M&A는 생존과 효율적인 기업경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 팀장이 언급한 중소제약사들 간의 M&A는 ‘가능성’이라는 측면과 ‘필요성’이란 두 측면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가능성’ 측면은 국내 제약환경의 변화가 중소제약사들의 M&A를 강제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중소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한 M&A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필요성’ 측면은 중소제약사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A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M&A를 제약 산업 구조재편 과정에서 망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쯤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와 관련, 이 팀장은 “현재 식약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GMP선진화 방안과 복지부의 포지티브 리스트제도 시행 속도에 따라 중소제약사들의 존폐가 좌우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제약업계에서 M&A를 환경변화에서 도태된 회사를 인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M&A 자체가 불가능하고, 그런 생각으로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성공적인 M&A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팀장은 “그간의 M&A 사례가 대부분 일방적인 인수에 치우쳤던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형태의 M&A가 없었다”며 “정말 의미 있은 M&A가 진행되려면 기본적으로 M&A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효과적인 M&A는 ‘중소제약+중소제약’
이 팀장이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M&A는 바이오업체가 제약사를 인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M&A는 현재 국내 상황으로 비추어볼 때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중소제약+중소제약’의 형태가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M&A 형태라고 조언한다.
“200~300억 매출 규모의 중소제약사 2~3곳이 뭉치면 그것이 가지는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에서 5~6등 하는 학생을 1등 만드는 것보다 꼴찌 하는 학생을 중간 가게 만드는 것이 훨씬 쉽듯이, 200~300억 대 기업을 1,000억 규모로 만들면 그 효과가 금방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이 팀장은 제약업의 특성상, 200~300억 규모의 제약사 몇 개보다 1,000억 대 제약사 한 곳이 훨씬 효율적인 기업 운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제약 산업의 경우 제품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은 반면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면, 두 개의 회사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기존의 영업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판관비가 두 배로 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매출은 두 배가 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계비용 대비 한계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약 산업 각 분야별 강점을 가진 곳들이 모인다면 이러한 효과는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즉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문제는 과거 진행된 M&A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한 쪽에서의 일방적인 사들이기가 아닌 상호보완적이고 건설적인 M&A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지금까지의 M&A 사례를 들여다보면 상호 보완적인 M&A라기 보다는 인수자의 사업영역을 확장한다거나, 첨단 산업인 제약 산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투자 개념의 M&A가 많았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중소제약사들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상호 Win-Win하는 형태의 모범적인 M&A 사례가 나와 줘야 인수합병을 시도한 제약사들도 발전하고 국내 제약 산업도 함께 선진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간 M&A…‘멍석’ 깔아줄 사람이 필요
이 팀장에 따르면, 현재 이 팀장이 근무하고 있는 KTB네트워크에도 몇몇 중소제약사들이 M&A 관련 상담을 받고 있을 정도로 중소제약사들의 M&A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고 한다.
오히려 중소제약사들은 M&A에 대한 필요성에는 상당히 공감하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라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필요성은 다들 공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객관적으로 봐서도 국내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M&A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제약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명분과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즉 명석을 깔아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죠.”
“그 어느 제약사 사장님들도 자기가 설립한 회사를 포기하려는 생각을 안 하십니다. 아무래도 공익적인 측면이 강한 약을 다루다보니 일종의 사명감이나 자부심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 M&A를 할 수 있는 명분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두 회사를 이어줄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죠. 자기 회사를 다른 회사에 팔았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예컨대 자기 회사를 KTB네트워크에 넘겼다는 모양새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이어 이 팀장은 “이렇게 회사와 회사를 이어주는 중간자가 생긴다면 M&A를 원하는 회사는 보다 편하고 효율적으로 M&A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두 회사가 시작한다면 자극제가 되어 M&A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M&A 성공의 핵심 키워드 ‘의지, 신뢰, 보안’
M&A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확고한 거래 의지’, ‘M&A 수행 기관 및 인수 대상자의 신뢰성’, ‘M&A 진행에서의 보안’ 등을 꼽았다.
우선 이 팀장은 ‘확고한 거래 의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회사를 팔 생각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되면 하고 안 되면 말자는 식으로는 결코 M&A가 성사될 수 없습니다. 인수하는 쪽에서도 뚜렷하게 인수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없으면 M&A가 성사되지 않습니다. 그 다음이 어떻게 팔 것인가 인데, 기업의 가치는 팔려는 사람보다는 사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판단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별 볼일 없는 회사처럼 보여도 사려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면, 회사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죠. 만약 두 기업이 서로 격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금융적인 기법으로 격차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팔겠다는 혹은 사겠다는 확고한 의지이죠.”
또한 ‘M&A 수행 기관 및 인수 대상자의 신뢰성’도 중요한 성공요소라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회계 법인이나 투자기관을 선정할 때 성공경험이 많은 신뢰할 만한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인수 대상자를 선정할 때에도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즉 인수 대상자의 신뢰성이 어느 정도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죠. 인수대금 지급 능력이나 제약회사 경영능력뿐만 아니라 인수 대상자의 도덕성 및 사회적 덕망도 중요합니다. 만에 하나 M&A가 잘못됐을 경우 기업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은 여러 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는 인수 대상자와 M&A를 진행해서는 안 되고, 일정한 사회적 덕망이 있는 인수 대상자와 거래를 진행해야 나중에 M&A가 안 되더라도 뒷 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M&A 진행에서의 보안’은 ‘M&A 수행 기관 및 인수 대상자의 신뢰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인수 대상자의 물색 과정에서 공개로 하는 방식과 비공개로 하는 방식이 있는데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하게 된다”며 “공개방식의 경우 M&A가 무산될 경우 부작용이 많고, 비공개 방식의 경우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신뢰성이 높고 경험이 풍부한 기관선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01 | 캐나다 K-뷰티 매출 57% 증가, 판매처 확대... |
| 02 | [기업분석]하이로닉 1Q 매출 96억…전년대비 ... |
| 03 | 미국, 전문의약품 약제비 올해 최초 1조 달... |
| 04 | ‘불협화음’ 마카리 FDA 국장 결국 사임… 트... |
| 05 | AZ 8억달러 배 흔들…‘에네보파라타이드’ 면... |
| 06 | SNS·해외직구 타고 번지는 불법 의약품 유통... |
| 07 | GC녹십자의료재단 ‘1개월 인증취소’ 처분 제... |
| 08 | [약업분석] 파미셀 1Q 바이오케미컬 매출 36... |
| 09 | [스페셜리포트] 파인메딕스, 일본이 장악한 ... |
| 10 | HK이노엔,경증-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