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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에 편입되었을 당시 부쩍 익숙해진 경제용어의 하나가 바로 ‘넛 크래커’(nut-cracker)이다.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껍질을 까는 일명 ‘호두까기 인형’ 기계를 일컫는 말인 ‘넛 크래커’는 일본의 고급화와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 사이에서 갈 곳을 잃고 헤매이던 대한민국 산업 현주소의 정곡을 찌른 표현으로 널리 아프게 회자됐다.
미국 외식업계의 고객 소비패턴이 갈수록 양극화하면서 중간급(mid-tier) 외식업소들이 둘 중 어느 한곳에도 부응하지 못하면서 기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에 하는 말이다.
뉴욕에 소재한 데이터 비즈니스 접목 서비스 기업 컨슈머 엣지(Consumer Edge)는 17일 공개한 ‘2026년 레스토랑 연중 중간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외식업계 고객들이 가성비 높은 가치 기반 대안 메뉴를 찾는 저가화(trading down) 패턴과 일부에서 돈을 물쓰듯 펑펑 돈쭐(돈+혼쭐) 내기를 하는 과시적 소비(trading up) 패턴을 내보이는 사이에서 가운데 끼인 중간급 레스토랑들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컨슈머 엣지의 마이클 건터 조사‧맞춤형 정보 담당부사장은 보고서에서 “경제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한가운데서 식비 예산의 지출과 관련한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기에 이르면서 올들어 소비자들의 지출이 양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터 부사장은 “지금 승리를 거두고 있는 외식 브랜드들은 매력적인 묶음메뉴와 신뢰, 가성비 등에 가치를 두면서 고객이 발걸음을 되돌리고 있는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외식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들의 경우 지출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 가격대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묻지 않고 지금 바로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맞춘 메뉴와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 ‘던킨’, ‘더치 브로스’(Dutch Bros) 및 ‘세븐 브루’(7 Brew) 등의 커피‧스낵 체인업체들이 전년대비 6% 가까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가장 발빠른 성장으로 외식업계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식사 한끼를 커피 한잔으로 대체하거나, 가성비 있는 가격으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소소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스낵류로 바꾸는 추세에 올라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반면 보고서는 2026년의 최대 패배자(biggest loser)로 피자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건강을 중시하는 외식고객들이 크기가 있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메뉴로부터 좀 더 가벼운 선택지로 옮겨감에 따라 ‘파파존스’와 ‘피자헛’ 등의 브랜드들이 올들어 지금까지 약화된 흐름 위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해의 중간시점에서 눈에 띄고 있는 핵심적인 추세들로 4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가치에 대한 인식이 고객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는 추세이다.
둘째는, 유가(油價) 인상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고객들과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식 브랜드 모두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나이가 외식의 격차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dining divide)
넷째는, 소비자들이 외식을 하는 방식의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중 첫 번째 추세와 관련, 보고서는 ‘맥도널드’와 ‘버거킹’이 공격적인 가치 기반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다시금 매력적인 외식장소로 부각된 가운데 ‘치폴fp'(Chipotle)가 가성비와 품질을 모두 잡은 매뉴 혁신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례를 상기시켰다.
반면 중간급 외식 브랜드들은 퀵-서비스와 퀄리티 추구의 사이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추세와 관련, 보고서는 ‘하디스’(Hardee’s), ‘골든 코럴’(Golden Corral), ‘아비스’(Arby’s), ‘와플 하우스’(Waffle House) 및 ‘리틀 시저스’(Little Caesar’s) 등과 같이 저소득층과 자동차에 의존하는 고객들에게 주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외식 브랜드들이 유가가 오르고 자유재량 식비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커다란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세 번째 추세와 관련, 보고서는 25~34세 연령대 소비자들의 외식 지출액 증가율이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가장 탄력적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외식예산의 압박이 젊은층 고객들에게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시사했다.
네 번째 추세와 관련, 보고서는 외식 대신 집밥 요리해서 먹기 트렌드와 건강친화적인 메뉴를 원하는 수요의 확대, 스낵류 기반 식사 대체 등의 추세가 단기적인 예산압박의 산물로 나타나는 현상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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