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유통업계 "받을 돈은 못 받고, 줄 돈은 줘야하고"
대형병원, 대금지급 시기 연장 통보...제약업계는 대금결제 기한 연장 안해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3-25 06:00   수정 2024.03.25 08:54
의약품유통업계가 병원들의 대금지급 시기 연장 통보에  받을 돈은 못받고, 제약사에 줄 돈은 줘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아이클릭아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국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시작된 의료대란이 현재까지  계속되는 가운데의약품유통업계도 의료공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은 거래 중인 의약품유통업체에 긴급메일을 보냈다

서울대병원은 이 메일에서 의료공백 상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병원의 자금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이로 인해 대금지급 시기를 변경한다고 고지했다.

병원에 따르면 대금지급 시기는 3개월 이내에서 6개월 이내로 변경한다적용 시점은 오는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지출 예정인 건부터이며적용대상은 의약품진료재료의료기기의료소모품의료비품 등이다

병원은 경영 정상화 후 별도 안내할 때까지 대금지급 시기를 늦추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의 이 같은 조치에 병원과 거래 중인 의약품유통업체들은 대금을 6개월 이후 받게 된다

서울대병원뿐 아니라 다른 대형병원들도 대금결제 시기를 6개월 이내로 연장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의약품유통업체들과 거래하는 제약업체들은 대금지급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따라서 의약품유통업체들은 받을 돈은 못 받고줄 돈은 줘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약업신문

이에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품산업협회에 최근 공문을 보내고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공문에서 최근 의료환경 어려움이 장기화하면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의약품유통업체 대상 대금결제시기를 3개월 연장하겠다는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업계 어려움을 이해하고 고통을 같이 분담하는 차원에서 회원사들의 결제기간 연장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의약품유통업계의 이 같은 요청에 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결제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병원과 제약사 사이에서 의약품유통업체만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병원은 대금결제 시기를 늦추고 제약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상당한 현금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어야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런 유통업체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현금을 융통할 수 있다해도 막대한 이자는 고스란히 유통업체의 몫이라며 자칫 흑자도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흑자도산은 말 그대로 흑자인데 도산하는 것을 말한다이익을 남기고 있는데정작 현금이 없어서 채무를 이행할 수 없어 도산하는 경우다경영에서 현금 흐름 관리가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대금결제 시기를 늦춰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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