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적자일색'보다 '갑질일색'이 더 문제
쿠팡의 갑질, 겉치레, 보여주기 식 벤처캐피탈(VC) 사업 행보
이종운 기자 new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2-15 08:00   
스타트업으로 출발해서 불과 10년 만에 연 매출 13조원을 돌파하는 유통공룡으로 급성장한 쿠팡의 갑질, 겉치레, 보여주기 식 벤처캐피탈(VC) 사업 행보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창업자들이 익명으로 리뷰와 평점을 남기는 국내 VC 평가 사이트 ‘누구머니’에 따르면 15일 기준 쿠팡은 10점 만점에서 3.2점이라는 낮은 평점을 받고 있다.  총 5개의 익명 리뷰가 올라와 있고 이 중 2점 이하라는 부정적인 평점을 부여한 리뷰가 4개에 달하고 있다.

평점 2점을 남긴 익명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쿠팡의 VC 담당자로부터 겪은 투자유치 경험에 대해 “'쿠팡은 도대체 스타트업을 상대로 뭘 하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자에 대한 계획이나 성과, 철학 등도 없고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도 매우 떨어져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쿠팡 VC 담당자가 스타트업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거만했고, 마치 자신이 엑싯(exit)을 여러 번 한 것처럼, 대부분 틀린 이야기를 마치 다 아는 것처럼, 마치 자신이 쿠팡을 일으켜 세운 것처럼 대단하게 이야기를 하는 게 기가 좀 막혔고 다른 유명한 지인 VC나 멘토를 소개해주고 싶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2010년 국내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쿠팡은 창업 10년 만에 연 매출 13조원을 돌파하는 굴지의 이커머스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다.  눈부신 성장가도에 쿠팡은 ‘소싯적 스타트업 시절’을 돌아보는 시선과 자세를 잃은 걸까.  

투자를 유치하는 창업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현재 쿠팡의 모습은 “대기업 마인드, 틀에 박힌 조직문화 스타일, 내가 다 맞는다는 태도 등으로 일관”하며 “기본적으로 예의가 너무 없고 거만한 열등감에 휩싸여 IR 미팅하는 내내 태도와 말투는 매우 오만하고 비난하는 말을 서슴지 않으며 창업자 대표를 깎아 내리고 성공하려면 넌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라는 답까지 정해줬다”는 전형적인 갑질을 일삼고 있었다.

익명의 스타트업 대표는 "창업자가 아니면 전혀 생각할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지식과 경험의 차이는 절대로 무시할 수가 없는 법"이며 "그저 대표와 가까이서 일한 것 만으로는 창업자가 느끼는 고충과 경험, 내공과 문제해결능력, 시장을 보는 직관, 승부사 기질과 판단력, 매 순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창업자들만의 원칙, 선택과 집중, 의사결정 등의 엄청난 부담감과 책임감, 지식과 경험들을 창업자가 아니면 그렇게 쉽게 얻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리콘밸리 코슬라벤처스 대표 비노드 코슬라는 투자심사역들을 모두 3년 이상의 스타트업 경력을 가진 자만 뽑으며, Y Combinator Paul Graham 또한 공동창업자라 할지라도 창업자와는 내공차이가 전혀 다른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물론 VC가 반드시 창업의 경험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쿠팡처럼 스타트업으로 출발해서 전례 없는 성공신화를 현재진행형으로 만들고 있는 기업의 VC 사업 행보에 대한 초기 창업자의 기대치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기대치가 많은 만큼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그는 “자기자랑이나 하려고 수박 겉핥기 식의 지식과 경험으로 창업자들을 창업 경험도 없이 가르치려고만 하는 것이기에 무시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순진한 스타트업 대표들을 꼬드겨서 시간을 빼앗고 홍보나 하고 말도 안 되는 멘토링으로 인생을 건 대표자들의 사업방향이 산으로 가지 않도록 이런 리뷰들을 통해 잘 판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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