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있어 전문가들은 안전성·효능성을 갖춰야함은 물론 뉴 노멀 상황에 적용한 임상적 디자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8일 온라인에서 개최된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GBC2020)에서는 새로운 전염병 관련 백신 개발 현황 및 규제기관의 관점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공유됐다.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WHO WPRO) 신진호 박사는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그 앞서 뉴 노멀의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다만 신 박사는 “뉴 노멀의 수립은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무증상 감염, 에어로졸 감염 등 방역 수준과 계절, 기후, 국민의 행동 양태 등의 문화적 요인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국가의 수준, 정책, 지원에 따라 영향이 크다”면서 “그렇다면 백신 개발에 있어서도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고 개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백신 개발에 있어서 많은 장벽들이 있는데 이를 세분화시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기술이 없는 경우는 과학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보건의료체계가 취약하거나, 재원 등이 부족할 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용이 불가능한 경우는 백신이 가져다 줄 치료 혜택보다 비용이 너무 높거나 부작용의 위험이 클 때를 말한다.
신 박사는 “코로나19 백신은 짧은 시간 안에 개발돼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어느 정도 수용가능한 지, 임상시험에 있어 안전성, 효능성 검증이 가능한 지, 효과가 언제 발휘되는 지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는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인 만큼 여러 국가가 모여 협력해야 할 때”라며 “백신 개발과 공평한 조달·배분을 위해 운영 중인 글로벌 협력체 COVAX(코백스)에 참여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고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백신 개발에 있어 안전성·유효성 확보를 위한 고려사항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R&D란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 백신, 면역, 감염, 공중보건 전문학자들이 협력하고 민간기업, 연구소, 보건 및 정부 협의체들과의 파트너십이 잘 이뤄져야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12-18년 동안 개발되던 것을 12-18개월 내 임상을 완료하고 생산을 동시에 준비해야하는 구조에 놓여있다. 최근 여기에 정부가 개입하면서 임상3상을 완료하지 않은 백신들이 긴급승인을 받고 출시를 앞둔 상황.
김 교수는 “매 단계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 특히 항체의존면역증강(ADE)을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신을 맞은 다음 생긴 항체가 체내에서 오히려 바이러스 증식을 도와 질환을 악화시키는 현상이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백신 등을 투여 후 실제 문제가 된 바 있다.
그는 “ADE는 트로이의 목마와 비슷하다. 사스와 코로나는 사촌 간이라 충분히 코로나에서도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문제는 ADE는 언제 나타날지 알 수 없어 접종 후에 나타나는 폐렴 악화 등이 백신 때문인지 질환 자체의 악화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백신은 안전한 백신 개발로 끝나지 않는다”며 “개발-생산-배포-접종의 모든 단계가 중요하다”며 “개발 이후 대량 접종을 위한 대량 생산과 아프리카 등까지 백신을 변질하지 않게 배송하는 콜드 체인(저온배송),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접종 거부 현상 등을 모두 넘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