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획기적 '연속정제공정', 아직 '그림의 떡'
효율성 불구 연구어려움에 美 FDA 1건 불과…국내 2개社 연구진행중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9-08 06:00   수정 2020.09.08 07:04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에 따라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해결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다만 현재 유망기술로 기대되는 '연속제조(Continuous Manufacturing)'의 국내 도입은 아직 요원하다고 분석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이슈브리프 '바이오의약품 연속정제공정 도입 현황과 전망(산업기술리서치센터 김성재)'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출 본격화 이후, 제약사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합성의약품의 경우 제네릭 등장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가 하락한 사례가 있는데, 바이오의약품 및 바이오시밀러의 수익성도 경쟁제품 출시에 따라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애브비는 2018년 10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유럽 핵심특허 만료 이후 2년 만에 2020년 2분기 미국 외 지역의 매출이 2018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하락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제약사들은 대형 생산시설 구축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대형 생산시설의 확보 및 유지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자본지출 및 높은 운영비용을 유발할 뿐더러, 바이오의약품의 품질 평가는 배치(Batch) 기반으로 이뤄지며, 대형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경우 품질 유지 관련 리스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속제조 기반의 바이오의약품 정제공정 효율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연속제조(Continuous Manufacturing)'는 재료의 연속투입 및 공정 사이의 휴지기 생략을 통해 제품을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1950년대 정유산업을 시초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합성의약품은 2015년 미국 버텍스(Vertex)社의 낭포성 섬유증 복합치료제 '오캄비'를 시초로 현재 5개 제품이 연속제조 방식으로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보고서는 "연속제조 방식의 바이오의약품 정제공정은 기존 배치 기반의 의약품 정제 공정 보다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공정단계 전・후 대기 절차가 생략되므로 공정시간이 단축돼 변질이 쉬운 바이오의약품의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하다"꼬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공정 가동에 필요한 탱크 부피를 획기적으로 축소해 공정에 사용되는 재료 비용이 크게 감소하며 폐기물 처리부담도 경감한다"며 "일관된 공정제어를 통해 제품 품질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하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일탈 관리 용이하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규제기관의 의약품 허가기준 강화 추세 역시 연속정제공정에 대한 시장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GMP 규정의 강화 및 규제기관의 설계기반 품질 고도화(QbD) 자료 요구 사례가 증가하면서 제약사들은 QbD 기반의 품질관리체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FDA는 연속제조 방식이 QbD에 잘 적용되며, 품질 문제를 개선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는 것.

공정분석기술(Process Analytical Technology, PAT)의 발달로 연속정제공정의 구현이 가시화된다는 점도 언급됐다.

PAT는 공정변수 측정 및 품질분석을 통한 실시간 공정분석・제어기술로, 연속제조 기반 정제공정 관리에는 공정 중 샘플링을 통한 변수 모니터링 및 실시간 출하시험이 필수적이며, PAT는 이를 수행하는 데 핵심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의 연속정제공정 도입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신규 투자비용 부담 및 높은 개발 난이도가 첫번째 허들이다. 생산공정이 이미 확립된 제약사들의 경우,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으며, 제품에 따라서는 연속제조 적용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연속정제공정에 대해 "연구개발 난이도가 높으며, 현재까지 허가받은 제품이 없는 관계로 규제기관과의 소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2020년 7월 기준 연속정제공정을 활용한 FDA 허가심사 단계의 제품은 1건(미국 B社)"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속정제공정 도입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외의 경우 연속정제 관련 장비 제작사 및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연속정제 장비회사는 GE 헬스케어(미국), Pall(미국), 노바셉(프랑스), YMC(일본)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역량을 갖춘 대형・중견 제약사를 중심으로 검토 및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데, 2020년 7월 기준 현재 최소 2개의 국내 제약사에서 연속정제장비 도입해 연구 진행 중"이라며 "연속제조 방식의 문제점을 감안할 때, 일정 규모 이상의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도입이 고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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