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치료, 베타 세포 기능 저하 전 ‘조기’ 시행돼야”
베타 세포 기능 보전 및 예방 필요…VERIFY 연구로 근거 마련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1-27 19:19   수정 2019.11.27 19:23

제 2형 당뇨의 치료 전략으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베타 세포(β-cell)의 기능이 남아있을 때 적절한 약물의 ‘조기 병용 투여’가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27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노바티스 가브스 미디어 클래스’에서 박철영 교수(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는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당뇨병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놓치고 있는 점이 있다. 바로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 세포의 기능을 잘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췌장의 기능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나 베타 세포의 기능을 잘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타 세포 기능의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또 늦추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다수의 만성질환 치료 가이드라인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는 추세다. 당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른바 ‘조기 병용 요법’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당뇨와 관련된 병태생리학적 문제점은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하다. 또 혈당을 단순히 떨어트리는 개념이 아닌, 기전을 표적하는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 당뇨에서의 조기 병용 요법 필요성은 인지돼 왔지만,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뇨 초기 단계에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당뇨 초기 환자 10명 중 7명은 약을 안 먹겠다고 하며, 대신 운동과 식단 조절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이유는 조기 병용 요법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 이 조기 병용 요법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VERIFY 연구가 제시됐다. VERIFY 연구는 당뇨 조기, 당화혈색소(HbA1C) 7% 미만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와 메트포르민 조기 병용 투여의 5년 지속성을 평가한 최초의 연구다.

환자들의 평균 유병기간은 3.3개월, 당화혈색소는 6.7%였다. 연구 결과, 가브스(1일 2회 50mg)와 메트포르민(환자에 따라 1일 1,000mg-2,000mg) 조기 병용 요법은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대비 초기 치료 실패 시점까지의 상대적 위험을 49% 감소시켰다.

더불어 가브스 병용 치료를 받은 모든 환자들은 두 번째 치료 실패를 경험하는 빈도 역시 낮았다. 특히 조기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5년 후 치료실패를 겪게 될 비율을 메트포르민 단독치료 대비 49% 감소시켰다.

박 교수는 “VERIFY 연구는 다양한 사회경제학적 특성의 환자들이 포함돼있어 실제 환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결과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결과”라며 “물론 이 결과로 가이드라인 등이 바뀔 것으로 장담하긴 어렵지만, 환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베타 세포라는 자산을 잃기 전에, 즉 약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기 전에 초기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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