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P-4억제제, NASH치료제로 ‘항염증’반응 확인
에보글립틴과 세니크리비록 비교 결과, 섬유화‧지방증 완화 더 탁월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1-26 06:00   수정 2019.11.26 11:35

DPP-4억제제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대사 조절 뿐 아니라 간의 섬유화와 염증도 개선시켜 치료제로 가능성이 재조명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은 만성질환으로 NASH환자의 약 20%가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같은 대사조절과 함께 간의 염증과 섬유화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까다롭다.

이에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에보글립틴(상품명 슈가논)이 NASH 환자에서 간의 염증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그렇다면 에보글립틴은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대한약리학회 저널 11월호에 개제된 젠 왕 연구팀의 논문에서는 20주간의 고열량 고과당 식이를 진행한 후 경미한 섬유화와 함께 중증 간경화, 염증을 유발시킨 쥐를 대상으로 에보글립틴과 세니크리비록을 각각 투약한 두 그룹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세니크리비록(cenicriviroc)은 현재 임상 3상 진행 중에 있는 NASH 치료제로 CCR2/CCR5라는 염증 관련 수용체에 작용하며 간의 염증/섬유화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세니크리비록은 종양괴사인자(TNF-α) 수치를 줄이고, T세포를 유도하는 인터루킨 6수용체 발현을 증가시켜 항염증 반응을 보였다.

다만, 세니크리비록은 간 수치를 나타내는 ALT와 AST는 대조군에 비교해 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반응은 세니크리비록이 질병 진행 정도가 심각하거나 중증도 이상의 경화 단계에서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에보글립틴은 세니크리비록 보다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고 비알코올성지방간염과 섬유화를 개선시켰다. 무엇보다도 고열량 고과당 섭취로 발생한 간지방증을 뛰어나게 진행이나 유발을 방지했다. 이는 이전 연구들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DPP-4억제제의 항섬유화 요소를 입증했다.

또한 에보글립틴을 복용한 쥐 모델에서 섭취량 혹은 종류를 바꾸지 않아도 약 8%가 체중감량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는 지방으로 유래되는 종양괴사인자 및 염증 수치를 감소시켜 지방간염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관련된 면역 세포와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의 활성화도 일어나 항염증 반응에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빌다글립틴은 장내 미생물군에서 DPP-4 활동을 억제해 지질다당류 생성을 감소시켜 간의 면역반응을 개선했다.

본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로 DPP-4억제제가 NASH치료제로서 염증을 타깃으로 하는 세니크리비록보다도 섬유화, 염증, 대사조절까지 더 나은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토대로 차후 NASH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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