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표적치료제 세대 교체, 키워드는 ‘직접 비교’
‘유일한 선호 요법’ 되려면 기존 표적치료제 대비 우월해야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4-09 12:00   수정 2019.04.09 13:48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을 표적해 사멸시키는 표적치료제(target therapy)는 등장과 동시에 각 암종에서 새로운 표준치료제로 자리잡으며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치료 옵션이었던 항암치료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이후 가장 먼저 출시된 1세대 표적치료제의 단점과 내성을 극복하는 차세대 표적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표적치료제 시대의 ‘제 2막’을 알리는 세대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표적치료제의 세대교체는 여러 암종 중에서도 비소세포폐암(NSCLC)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등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과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올해부터 차세대 표적치료제들이 새로운 표준치료제로 자리매김 하는 모양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과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각각 새로운 1차 표준 치료제로 자리잡은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모두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변이별 1차 치료에서 카테고리 1 수준으로 권고되는 치료제 중 ‘유일한 선호(preferred) 요법’이다.


카테고리 1로 권고되는 약제는 양질(high-level)의 근거를 기반으로 평가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약제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선호(preferred) 요법은 다른 카테고리 1 약제들에 비해 임상적 우수성과 안전성, 그리고 경제성 등이 검증된 약제다.

여기에는 두 치료제 모두 실제 임상현장에서 주로 처방되고 있는 표준 치료제와의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이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항암화학요법 대비 개선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면 그만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표적치료제와의 직접비교 연구를 통한 임상적 우월성 확인 여부는 차세대 표적치료제가 새로운 표준치료제로 등극하는 데 중요한 요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알레센자는 글로벌 3상 ALEX 임상연구에서 기존의 1차 표준치료제인 잴코리와의 직접비교를 통해 약 34.8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간값을 보였으며, 중추신경계(CNS)의 질병 진행 또한 잴코리 대비 80% 이상 감소시켰다.

특히 약 3년에 달하는 알레센자의 PFS 중간값은 단순히 지금까지 출시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결과일 뿐 아니라,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이 아닌 표적치료제 잴코리보다 3배 이상 개선된 PFS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또한 알레센자는 아시아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된 3상 ALESIA 임상연구에서도 잴코리를 대조군으로 설정해 직접비교 연구를 진행했으며 ALEX와 일관되게 잴코리 대비 개선된 PFS 연장 및 CNS 전이 조절 효과를 보였다.

타그리소 역시 FLAURA 임상시험에서 기존의 1차 표준치료제인 이레사·타쎄바와의 비교를 통해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타그리소 1차 치료군의 PFS 중간값은 18.9개월로, 이레사 또는 타쎄바 치료를 받은 대조군의 10.2개월 대비 2배 가까운 개선을 보였다.

또 타그리소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은 분석 시점에 중간값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18개월 전체 생존율은 표준 경구제 투여군(71%) 대비 타그리소 투여군(83%)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CNS 질병 진행 위험은 6%로, 대조군의 15% 대비 더 낮게 나타났다.

치열한 표적치료제 경쟁 속 각자의 위치에서 ‘유일한 선호요법’으로 권고되기 위해 기존의 표적치료제와의 직접비교를 거쳐 당당히 우월성을 입증한 이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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