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당뇨병연맹(IDF)이 추정하는 전 세계 성인 당뇨병 인구는 4억2천5백만 명에 이른다. 당뇨병 환자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해 2045년에는 약 6억2천9백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9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당뇨병 치료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온 노보 노디스크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3월 차세대 초속효성 인슐린 ‘피아스프(성분명: 인슐린 아스파트)’ 출시와 더불어 혈당 기록 연동기기 개발, IBM 왓슨과의 협업 등 당뇨 치료를 위한 다양한 플랫폼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약업신문은 노보 노디스크 한국·일본 지역 수석 부사장이자 일본 노보 노디스크 사장 겸 대표이사인 올레 몰스크브 베크(Ole Mølskov Bech) 수석 부사장<사진>을 만나 식사 인슐린 시장에서의 미충족 수요, 당뇨 근절을 위한 노보 노디스크의 노력 등을 들어봤다.
- 식사 인슐린 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충족 수요(unmet needs)는 존재한다.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미충족 수요는 투약 시간의 제한이다. 건강한 인체의 경우 식사 시 즉각 인슐린이 분비가 되며 혈류 내 작용을 통해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 기존 속효성 인슐린 제품의 경우는 인체에서 본격적으로 작용을 시작하기까지 평균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식전 15분 이내에 미리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번째 미충족 수요는 적정 인슐린 투여량 조절이 어렵다는 점이다. 인슐린 투여량은 환자가 식사시 섭취하는 탄수화물 양과 관련이 있다. 인슐린을 식사 15분 이내에 투약하는 경우에는 탄수화물 섭취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여하는 것이기에 환자가 필요한 인슐린을 정확히 투약하는 것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 이번 피아스프 출시로 인해 기존의 많은 환자들이 노보래피드에서 피아스프로 스위칭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임상 연구 결과를 통해 피아스프가 노보래피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식후 혈당 강하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 그렇기에 혈당 조절에 관심이 많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피아스프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을 것이다. 또 노보래피드를 사용하는 환자의 상당수가 기저 인슐린으로 트레시바를 투약한다. 트레시바는 사용하기 편리한 플렉스터치라는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투약하는데 피아스프도 동일한 디바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디바이스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피아스프로 스위칭 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노보 노디스크가 3월 19일 서울 그리고 3월 20일 부산에서 160명의 당뇨병 전문의를 대상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결과 많은 의료진들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상당한 수의 환자들이 스위칭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 피아스프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 최초로 출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에게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인가
최근 한국은 노보 노디스크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와 더불어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16년 1월에 트레시바 출시에 이어 2017년에 리조덱, 그리고 올해는 피아스프를 출시했다. 추가로 2021년과 2022년에 한국 시장에 새로 소개할 신제품들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에도 더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임상 시험 측면에서도 한국 시장에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난 3년 동안 노보 노디스크는 한국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국내 상륙 초기의 한국 노보 노디스크 직원 수는 약 100명이었는데 지금은 148명으로 거의 50% 증가했다. 또한 노보 노디스크 글로벌은 한국을 임상 연구 개발의 센터 국가로 꼽고 있는데 이러한 국가는 전 세계에 16개국에 불과하다. 이는 임상연구 개발에 있어서 한국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의 반증이다. 제품 출시 같은 경우도 한국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 향후 노보 노디스크가 출시할 제품 파이프라인은 어떤 것들이 있나
일단 한국 시장에서 향후 출시할 제품으로는 트레시바와 빅토자 복합제가 있다. 인슐린과 GLP-1 제재를 복합한 것이다. 보통 인슐린 치료를 진행 중인 환자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체중 증가다. 앞서 말한 이 복합제의 경우에는 체중 증가, 저혈당 발생에 대한 위험이 적다. 당뇨병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시력상실, 심혈관 질환, 심장 질환, 심지어 사지절단과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GLP-1 제재가 심혈관 질환에 있어서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곧 한국 시장에 GLP-1 유사체를 소개할 예정이다. 환자들이 겪는 인슐린 치료의 장벽 중 하나는 바로 주사제이다. 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경구용 인슐린 개발을 진행 중이다. GLP-1 유사체 중 하나인 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제가 2022년 또는 2023년 한국 시장에 소개될 예정이다.
- 성공적인 당뇨 치료를 위해 치료제 개발 외에도 노보 노디스크가 기울이는 노력이 있다면
인슐린 디바이스와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연동시켜 투약 시간, 투약량, 투약 제재 성분 등 환자의 인슐린을 투약 정보 기록이 생성되도록 하여 환자가 병원에 내원할 때 그 기록을 바탕으로 의료진과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또한 혈당측정기기를 개발하는 회사들과도 긴밀한 협업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들에서 나오는 혈당 측정기가 앞서 언급한 연동기기 플랫폼과 함께 구현돼 환자의 혈당 수치, 인슐린 수치 등의 기록이 한 번에 형성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BM에서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IBM 왓슨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다. IBM 왓슨은 환자 기록에 접근하고 이를 분석하여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의사나 환자 본인에게 제안함으로 환자가 최적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앞으로 이러한 당뇨병 치료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발전들이 기대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장기 프로젝트로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하는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일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한국의 당뇨병 환경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당뇨병 유병율 같은 경우에는 연령 증가와 함께 증가한다. 75세 이상의 연령층의 경우에는 10명 중 2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현재 당뇨병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통해 잘 관리가 될 수 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환자로 하여금 스스로 질환을 잘 관리하게 해 심각한 합병증을 피해갈 수 있도록 충분히 격려하고 동기부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관리를 위해 보다 더 나은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뇨병 예방을 위해 한국보건당국을 비롯해 한국 사회가 더 힘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당뇨병 치료제를 판매하는 회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그만큼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4억2천5백여 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고 25년 후에는 6억 5천만까지 그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당뇨병은 전 세계 인류가 함께 싸워 나가야하는 심각하고도 중요한 질환이다. 각 국의 보건 당국, 업계, 환우회, 미디어 등 다양한 기관 단체들이 앞장서서 당뇨병 예방을 위해 힘써야 한다.